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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신화/종교학 > 신화 이야기
· ISBN : 9788991555792
· 쪽수 : 708쪽
책 소개
목차
00 나무의 삶처럼 길었던 번역 여정을 돌아보며 | 이선 [006]
00'1 숲의 문화사 [Kulturgeschichte des Waldes] [020]
00'2 신화 속의 나무 [Der Baum im Mythos] [082]
02 개암나무 [Der Haselstrauch ; Corylus avellana] [144]
03 너도밤나무 [Der Wacholder ; Fagus sylvatica] [156]
04 노간주나무 [Die Ulme ; Juniperus communis] [182]
05 느릅나무 [Die Ulme ; Ulmus sp.] [202]
06 단풍나무 [Der Ahorn ; Acer sp.] [218]
07 딱총나무 [Der Holunder ; Sambucus sp.] [230]
08 독일가문비 [Die Fichte ; Picea abies] [242]
09 들장미 [Die Heckenrose ; Rosa canina] [260]
10 마가목 [Die Eberesche ; Sorbus aucuparia] [280]
11 무화과나무 [Die Feige ; Ficus carica] [296]
12 물푸레나무 [Die Esche ; Fraxinus excelsior] [318]
13 밤나무 [Die Edelkastanie ; Castanea sativa] [332]
14 배나무 [Der Birnbaum ; Pyrus pyraster] [346]
15 버드나무 [Die Weide ; Salix sp.] [362]
16 벚나무 [Der Kirschbaum ; Prunus avium] [384]
17 사과나무 [Der Apfelbaum ; Malus sylvestris] [398]
18 산사나무 [Der Weissdorn ; Crataegus sp.] [420]
19 서어나무 [Die Hainbuche ; Carpinus betulus] [432]
20 소나무 [Die Kiefer ; Pinus sylvestris ] [442]
21 송악 [Der Efeu ; Hedera helix] [462]
22 오리나무 [Die Erle ; Alnus sp.] [472]
23 올리브나무 [Der Ölbaum ; Olea europaea] [484]
24 월계수 [Der Lorbeer ; Laurus nobilis] [508]
25 은행나무 [Der Ginkgo ; Ginkgo biloba] [518]
26 잎갈나무 [Die Lärche ; Larix decidua] [532]
27 자작나무 [Die Birke ; Betula pendula] [542]
28 전나무 [Die Tanne ; Abies alba] [562]
29 주목 [Die Eibe ; Taxus baccata] [574]
30 참나무 [Die Eiche ; Quercus sp.] [594]
31 포플러 [Die Pappel ; Populus sp.] [624]
32 플라타너스 [Die Platane ; Platanus sp.] [642]
33 피나무 [Die Linde ; Tilia sp.] [652]
34 호두나무 [Der Walnussbaum ; Juglans regia] [672]
35 호랑가시나무 [Die Stechpalme ; Ilex aquifolium] [684]
추천 도서 [698]
역사적 인용문의 출처 [700]
찾아보기(인명) [703]
리뷰
책속에서
숲이 성글어질 때마다 농부들이 목재를 남용하고 마구 써서 그렇다며 비난받았다. 그러나 낭비의 정의는 무엇보다 사회적 맥락에서 형성되며, 그 기준 또한 대단히 애매하다. 시골에서는 마차 3대 정도의 땔감으로 겨울을 버텼지만, 도시의 가정은 8대분을 배당받아 훈훈하게 났다. 목재를 아끼지 않기로는 귀족의 저택이며 성도 있었으니 한 번 지을 때마다 수천 그루 최고급 목재를 집어삼켰다. 그러나 농부들은 제 집을 수리할 목재도 힘겹게 구했다. 오스트리아의 황제 요제프 2세(Joseph II) 재위기인 1784년에 영악한 장관 하나는 절약을 내세워 기이한 발상을 제안했는데, 바로 '재활용 관(Sparsarg)'이다. 무덤에서 하관할 때 관 바닥이 열리며 시신이 구덩이 속으로 떨어진다. 그리고 나면 관만 끄집어올려 다음 장례에 또 쓰는 것이었다.
숲속 정령들은 오늘날 우리에게 전기톱의 굉음이라고는 들리지도 않던 어떤 시대를 떠올리게 한다. 이들은 기독교로 겨우 개종한 '미개인'의 마음을 끊임없이 사로잡았기에, 교회에서는 이들에 대한 변신을 다시금 감행해야 했고, 그렇게 해서 숲속 정령들은 '가련한 망령(armen Seelen)'으로 전락했다. 교회 장로들은 "숲에 귀가 있다(Aures sunt nemoris)"며 엄포를 놓았다. 이 때 그들이 말하는 숲이란, 평범한 숲이 아니라 신성한 숲 '네무스(nemus)'였다. 숲속에 생기를 불어 넣던 정령들이 우리 세계에서 (공식적으로) 사라져 버린 것은 기독교 교회의 극성맞은 선교 탓일까? 그럴 리가 없다. 왜냐하면, 암흑의 존재들을 물리침으로써 그들의 존재는 떳떳이 인정받아 왔기 때문이다. 즉, 오로지 증명할 수 있는 사실만 받아들이려고 하는 오늘날 우리의 과도한 합리주의 사고 방식이 더 큰 원인일 것이다.
게르만족 선조가 거행하던 '봄의 제전'은 원래 5월 1일 저녁부터 시작했으며, 이 때 대지의 어머니가 하늘과 결혼해 풍요를 낳기를 봉축했다. 이것이 '히에로스 가모스(hieros gamos, 성스러운 결혼식)'로 사제 한 쌍이 대행하던 의식이었으나, 기독교 시대에 들어가면서 야만스럽고 광란하는 '발푸르기스의 밤(Walpurgisnacht)'으로 변질되었다. 이 결합이 내려 줄 축복의 힘, 즉 새로 소생하는 생명력을 확신하던 민중은 마을과 들에서 벌어지는 축제에 꼭 참여했다. 이렇듯 게르만족이 하루의 시작을 그 전날 밤부터로 간주했다는 사실은 [타키투스가 『게르마니아』에서 이해하지 못한 채 기록했듯] 오늘날에도 성대한 축제를 할 때면 흔히 전야제를 여는 까닭을 해명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