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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일본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88992036924
· 쪽수 : 556쪽
· 출판일 : 2009-07-28
책 소개
목차
첫 번째 이야기. 아즈키아라이 - 7
비 내리는 밤 계곡에서 들려오는 팥 이는 소리의 정체
두 번째 이야기. 하쿠조스 - 73
스님으로 둔갑해 오십 년을 살아온 여우의 최후
세 번째 이야기. 마이쿠비 - 141
싸우다 머리가 잘렸어도 영원히 끝나지 않는 싸움
네 번째 이야기. 시바에몬 너구리 - 209
인간으로 변신해 살아가다 개에게 물려 죽은 너구리 이야기
다섯 번째 이야기. 시오노 초지 - 301
주인에게 잡아먹히고 나서 매일같이 집을 찾는 말의 영혼
여섯 번째 이야기. 야나기온나 - 391
억울한 여인의 울음소리가 그치지 않는 버드나무의 저주
일곱 번째 이야기. 가타비라가쓰지 - 485
옛날, 황후의 시신을 버린 곳에 계속해서 나타나는 썩은 송장
리뷰
책속에서
왜, 시신이 나왔을 때 옷을 뒤집어 입히고 이불 위에 빗자루며 국자를 올려두고 머리맡에는 식칼 같은 걸 두잖아요. 그게 바로 마물 괭이를 막는 방법인 거지요. 예에, 병풍을 거꾸로 세워두는 것도 바로 그거고요. 다 괭이가 죽은 이 곁에 얼씬하지 못하도록 그렇게 하는 거예요. 모르고 계셨나요, 오라버니? 저기 계신 스님은 알고 계실걸요. 예에, 암요. 어머나, 스님은 고양이를 싫어하시나?
네? 왜냐고요? 어째서 괭이가 시신 옆으로 오면 안 되냐, 오라버니는 그렇게 말씀하고 싶은 건가요? 그야 괭이가 시신에 못된 짓을 하기 때문이랍니다. 그렇지요, 스님? 괭이의 혼이 말이죠, 스윽, 하고 빠져나가 시신의 몸속으로 들어가거든요. 괭이의 혼이 들어가면 게으름뱅이도 부지런히 일을 한다잖아요. 죽은 이도 움직이기 시작한다고요. 거짓말이 아니에요. 벌떡 일어나 쿵덕쿵덕 춤을 추거나……. 뭐, 저도 본 것은 아니지만요, 예에. 예? 어머나, 거기 어행사 분은 본 적이 있으신지? 정말로요?
그것 보셔요, 오라버니. 저기, 어행사 나리, 시신은 역시 움직이던가요? 발이 비어져 나와요? 관에서? 추욱 늘어진 발이? 어머나, 무서워라. 으스스해요.
어머나, 세상에. 처음부터 꺼림칙한 이야기를 하고 말았네요.
예, 지금부터 할 이야기는 말이죠, 내가 실제로 보고들은 일이니까 손톱만한 거짓도 하나 없는, 아주 진실한 이야기랍니다.
그게 벌써 이래저래 한 십 년은 된 이야기일까요.
나는 아직 젖내나 나던 계집애였는데, 열셋 남짓이었을 거예요.
나한테는 두 살 터울인 언니가 있었지요.
리쿠라는 이름이었는데, 정말이지 인물이 고왔어요.
동생인 제가 이리 말하는 것도 쑥스럽지만요.
살결이 희면 일곱 가지 결점이 가려진다고들 하지만, 정말로 새하얀 살결이었지요. 음식을 먹으면 목에 고스란히 비쳐 보일 정도……라고 하면야 당연히 과장이지만요. 예? 나도 그렇다고요? 어머나, 세상에. 언니는 나처럼 되다 만 미인이 아니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