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영미소설
· ISBN : 9788992448192
· 쪽수 : 308쪽
· 출판일 : 2013-06-20
책 소개
목차
내가 샤일로에서 본 것
조지 서스턴
주피터 도크 준장
레사카에서 죽다
한밤의 격투
딕시에서의 나흘
신의 아들
실종자 중 하나
온정의 일격
장교 1, 병사 1
치카마우가
콜터 골짜기의 일전
아울크리크 다리에서 생긴 일
양심에 관한 이야기
어느 소령의 이야기
앵무새
창공의 기수
철학자, 파커 애더슨
어떤 장교
전초지에서 생긴 일
두 목숨의 사나이
두 건의 군대 처형
실패한 매복
또 다른 투숙객들
3+1=1
되찾은 정체성
작가에 대하여
작가 연보
리뷰
책속에서
고독의 한복판에 자리 잡은, 숲 까마귀가 접근하기 쉬운 이 소박한 건물에 ‘실로’ 예배당이라는 기독교식 명칭이 붙었고, 여기서 이번 전투의 명칭도 유래했다. 기독교인에 의해 기독교인이 대량 살육된 현장에 기독교식 명칭이 붙었다는 사실에 대해 여기서 논할 필요는 없다. 그런 일은 인류 역사에 너무도 빈번하게 일어났기에, 차라리 덜 빈번했더라면 품었을 도덕적 관심마저 경감시키고 만다. - 「내가 샤일로에서 본 것」 중에서
아이는 기어가는 형체 중 하나를 골라 뒤에서 잽싸게 올라탔다. 그 남자는 땅에 가슴을 처박았고, 다시 상체를 일으키고는 길들여지지 않은 망아지처럼 아이를 거칠게 내동댕이쳤다. 남자가 아이를 향해 아래턱이 없는 얼굴을 돌렸는데, 윗니부터 목구멍까지 휑하니 벌어진 붉은 틈새에 살점과 부서진 뼛조각들이 너덜거렸다. (…) 무시무시한 무언극을 하듯 무수한 사람들이 깊고 완전한 침묵 속에서 서툰 동작으로 서서히 그리고 고통스럽게 몸을 끌며 경사지를 따라 내려갔다. 마치 커다랗고 시커먼 딱정벌레들이 소리 없이 떼 지어 움직이는 것 같았다. - 「치카마우가」 중에서
암석의 꼭대기로 시선을 옮기던 장교는 충격적인 광경을 보았다. 말을 탄 남자가 계곡 밑으로 똑바로 떨어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남자는 군인처럼 안장에 꼿꼿이 앉아서 너무도 맹렬한 추락의 속도를 줄여 보려는 듯 틀어쥔 고삐를 뒤로 당기고 있었다. 긴 머리칼이 깃털처럼 위로 휘날렸다. 두 손은 말의 솟구친 갈기에 가려 보이지 않았다. 말발굽이 단단한 땅에 닿아 있기라도 한 듯 말의 몸뚱이는 수평을 이루고 있었다. 떨어지는 속도가 대단히 빨랐지만, 장교의 눈에는 정지된 장면처럼 보였다. 말의 네 다리는 도약대에서 뛰어내리듯 모두 앞쪽으로 향해 있었다. 하지만 그곳은 지상이 아니라 허공이었다! - 「창공의 기수」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