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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92467537
· 쪽수 : 288쪽
· 출판일 : 2011-06-03
책 소개
목차
1. 우리 속에는 그리스도와 붓다가 다 들어 있다
2. 삶은 결국 만남의 연속이다
3. 시대의 불빛이 내 불빛이길 빌면서
4. 역사는 독기와 향기의 변증 관계다
5. 남의 글을 읽는 것은 내 글을 쓰기 위함이다
6. 대학은 개인을 숭상하는 곳이다
7. 우리의 삶은 끊임없는 물음과 대답으로 이어진다
8. 모든 이의 권리가 보장되는 사회를 꿈꾸며
9. 흔들림 없이 뿌리 내리는 나무가 어디 있던가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어느 날 내가 존경하는 선생님으로부터 편지를 받거나 전화를 받았을 때, 그때 그 기쁘고 고맙던 것을 잊을 수가 없다. 그것이 힘이 되어 계속하여 생각하고,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사람을 만나고, 오늘을 살아갈 수 있게 됐다. 그래서 오늘도 또 편지를 쓴다. 어떤 때인가 나는 내가 ‘진리의 편지’가 된다면 참으로 좋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그러기까지 나는 끊임없이 편지를 주고받을 수밖에 없다. 외로워서 그런다. 그렇게 쓰다보면 혹 진리의 말씀 궁극의 소리가 편지지에 묻어 들려오지 않을까? 그래서 그것을 내 운명이요, 삶으로 받아들인다면 그렇게 될 수 있겠지. 이제는 붓이나 펜으로 쓴 편지가 아니라 삶으로 쓰는 편지가 되기를 희망한다.
여러분에게 편지를 쓰려니 매우 막막하네. 아직 수업을 통해 만난 것이 아니고 전체 모임에서만 보았을 뿐이기에 더욱 그러하네. 가만히 내가 대학에 들어갔던 때를 되돌려 생각해보네. 지금으로부터 43년 전의 일이니 빨리 지나가고 달라지는 세상의 속도에 따르면 먼 원시 시대라고 해야 하겠지. 그때 나도 매우 우왕좌왕하고 방황했던 것 같아. 대학은 스스로 공부하는 곳이라는 이야기만 들려주었지 어떻게 스스로 해야 하는지는 일러주지 않았어.
오늘의 대학은 그때보다 더 혼란스러운 것 같아. 이름이 대학이지만 ‘큰 배움’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게 됐어. 깊은 학문을 연구하고 배우지도 못하고 탁월한 전문 기술을 배우는 곳도 아니며 높은 인격을 도야하는 것도 아니야. 바깥 사회가 많이 달라진 것에 비해 대학은 크게 변화하지를 못했어. 스스로 자기 변혁을 하지 못하고 바깥 세계가 변하니 덩달아서 마지못해 변한 꼴이지. 대학 자체가 자기 정체성을 가지지 못하고 있으니, 새롭게 들어오는 학생들에게 비전을 분명히 주지 못하고 어벙벙한 상태로 있는 거 같아.
우리의 삶을 단순히 성공과 실패로 구별하고 규정하는 것은 품위가 떨어지는 천박한 틀이라고 봐요. 우리의 삶은 성공과 실패의 패러다임을 훨씬 뛰어넘는 아주 위대한 것이에요. 그래서 좀 더 통 크게 툴툴 털고 허허 웃으면서 갈 수 있으면 좋겠어요. 중간시험이 끝났으니, 답안을 잘 썼다, 못 썼다는 것을 넘어 깊은 삶의 체험으로 들어가면 좋겠어요. 특히 젊은이들은 일찍 ‘성공-실패’의 틀을 완전히 뒤바꾸어 참신하고 산뜻한 독특한 틀을 만들어보면 좋겠어요. 젊음의 특권을 최대한으로 잘 나타내고 창의력이 발현되도록 애쓰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