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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림보 마음

느림보 마음

(시인 문태준 첫 산문집)

문태준 (지은이)
마음의숲
1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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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림보 마음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느림보 마음 (시인 문태준 첫 산문집)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92783194
· 쪽수 : 264쪽
· 출판일 : 2009-07-06

책 소개

시인 문태준의 첫 산문집. 낮은 목소리로 깊은 말을 전하는 시인의 글은 자연, 고향, 가족, 삶, 비움, 느림에 관한 이야기들이다. 고향의 냄새, 아버지와의 추억, 저릿한 어린 시절의 풍경 등이 담겨 있다. 이번 산문집을 통해 느릿느릿 말을 뱉고 멈춰 생각하고 다시 정립된 마음을 긁어모으는 문태준 시인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목차

시작하는 글

1 느린 마음
아름다운 주름 생각
자라와 고니
시원하고 푸른 한 바가지 우물물 같은 휴식
여름의 근면
무언가를 새롭게 기다리는 손
가을 과일이 익는 속도만큼
물고기가 달을 읽는 소리를 듣다
들밥
강아지 대신 거북
따뜻한 마중
움직이고 흘러가는 수레와 배와 물고기
내 아버지의 천만당부
오늘 종일 하늘이 하는 이 무일푼의 일
진흙덩어리 속 진흙게
깊은 강은 소리를 내지 않는다

2 느린 열매
햇배 파는 집
봄비처럼 통통한 호기심
밥상을 차리는 일
한 생각 청정한 마음이 곧 도량
새벽에 홀로 앉아
따뜻한 화로 같은 고향
쓰다듬는 것이 열애입니다
이별에게
한난을 바라보는 시간
이제 오느냐
바닷가 해변과 모래집과 물울타리와
초동일 아침
설날 생각
매병과 연못
마지막 말씀

3 느린 닿음
자연을 밥벌이시킨 타샤 튜더
물새의 깃털보다 부드러운 촉감
차츰, 조용히, 차근차근하게 밝은 쪽으로
젖니 난 아기를 안고
강보처럼 감싸던 달빛
비 오시는 모양을 바라보며
그쵸, 라는 별명의 여덟 살
빛바랜 사진
들꽃과 하얀 컾 잔과 종이 카네이션
청보리밭에 앉아
누나는 나를 업고 나는 별을 업고
삼 년 만에 돌아온 제비
노모
굼뜸과 일곱 살
상여가 지나가는 오전

4 느린 걸음
신발
아, 24일
걸음의 속도
새해 새날 아침에
저 들찔레처럼
대중목욕탕집 가족처럼
당일과 공일
어머니와 시골절
햇빛 텃밭
사랑의 고백
해녀와 함께 바닷가로
가을 편지
아내라는 여인
더듬대고 어슬렁거리고 깡마르게
나의 작은 기도

저자소개

문태준 (옮긴이)    정보 더보기
1994년 《문예중앙》 신인문학상을 통해 등단했다. 시집 《수런거리는 뒤란》 《맨발》 《가재미》 《그늘의 발달》 《먼 곳》 《우리들의 마지막 얼굴》 《내가 사모하는 일에 무슨 끝이 있나요》 《아침은 생각한다》 《풀의 탄생》, 산문집 《느림보 마음》 《바람이 불면 바람이 부는 나무가 되지요》 《나는 첫 문장을 기다렸다》 등이 있다. 노작문학상, 소월시문학상, 목월문학상, 정지용문학상, 박인환상, 무산문화대상 등을 수상했다.
펼치기

책속에서

나는 마루에 앉아 비가 오는 것을 봅니다. 오늘은 더 일을 꾸미지 않기로 합니다. 수고롭게 하지 않습니다. '저절로 그러한 곳'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고요한 쪽에 앉아서 움직이는 쪽을 바라봅니다. 그친 쪽에서 움직이는 쪽까지의 거리, 조용한 쪽에서 소란이 있는 쪽까지의 거리가 그다지 멀지 않습니다.
하늘로부터 비가 내려서 땅을 다 적시고 생명을 다 적신 연후에 흘러나가는 것을 봅니다. 땅과 생명을 다 살려낸 이 빗물은 산석과 섞이면서 '살아 있는' 물이 되어 계곡을 우렁차게 빠져나가기도 할 것입니다. 그러나 나는 지금 비가 이 세상에 오시는 모양과 처음으로 하시는 일을 봅니다. 푸른 잎들을 두들기는 미성과 한 조롱박의 물을 생명에게 공양 올리는 고운 두 손을. - 본문 158쪽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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