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인문 비평
· ISBN : 9788993166552
· 쪽수 : 284쪽
책 소개
목차
머리말: 기계의 성질과 상호기계성
1. 기계의 존재론
21세기 산만기계
노이즈의 기계와 올바른 노이즈 생활
기억의 기계
액체공포의 근원
맹목적성의 기계: 탄체
마이크 공포증
귀뚜라미의 존재론
2. 기계도시의 풍경
종이라는 기계
왜 나는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쓰지 않는가
감시카메라 사용법, 혹은 한국판 감시의 사회
명박산성, 저열하지만 뜻 깊은 기계
테크노스케이프: 모든 것은 모니터에 나타나기 위해 존재한다
비만 문제에 대한 기계비평적 비판
3. 보고서라는 기계
사진과 그래픽의 경쟁: 과학 기술의 경우
사고조사보고서 읽기: 괌 대한항공 801편 추락 사고의 경우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21세기는 새로운 인간을 낳았다. 기계산책자. 19세기가 만보가, 즉 아무 목적도 없이 유유자적하면서 길거리를 걸으며 문명과 문화를 내려다보는 인간을 낳았다면, 21세기는 기계 자체에 매혹되어 세상 모든 일을 잊고 한참 동안 들여다보며 작동 원리는 무엇일까, 재료는 무엇일까, 나아가 인간은 왜 이런 기계를 만들었을까, 이런 기계를 만든 것이 인간인가 기계인가 궁금해하는 인간을 낳았다. 그는 비평적 욕망을 가진 마니아다. 즉 자신이 애호하는 기계를 비평적으로 해석해보고 싶어 하는 자다.
우리는 우리가 기계를 조종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어쩌면 기계의 조종을 받고 있는지도 모른다. 다만, 우리를 조종하는 기계는 공상과학영화에 나오듯이 어떤 특정한 개별적인 기계가 아니라 사람과 기계가 얽혀 있는 환경의 매트릭스이다.
시골오지 마을에 여행을 간 적이 있는데, 우리가 묵은 민박집의 아이는 한쪽 눈으로는 컴퓨터 게임을 하고, 또 한쪽 눈으로는 텔레비전을 보고 있었다. 그 아이의 시선과 마음은 컴퓨터와 텔레비전이라는 두 개의 매체로 나뉘어 있었다. 입구에는 영기가 가득 서린 큰 성황당 나무가 서 있고 논에는 흰 백로가 노니는 그 마을에서 내가 본 것이 눈의 분열, 혹은 멀티미디어 시대의 산만함의 종말론적 풍경이었다고 하면 그 아이에 대한 지나친 비난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