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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종교/역학 > 불교 > 불교예술/사찰
· ISBN : 9788993391077
· 쪽수 : 304쪽
· 출판일 : 2011-06-15
책 소개
목차
작가 서문ㅣ21세기 과학시대가 바로 禪의 황금기
중국 강호江湖 선사禪寺 약도
중국 5가7종 선종 법계도와 구산선문 관계도
프롤로그 과학시대에 한국불교는 무엇인가?
남악 형산 南岳衡山 l 남악 회양, 마조 도일, 석두 희천
그대는 지금 어디에서 오는 길인가?
소를 다그쳐야겠는가, 수레를 다그쳐야겠는가?
인연을 말하려고 하니 창자가 끊어지려 한다
도를 모르고서 발을 옮긴들 어찌 길을 알겠는가?
밀인사密印寺 l 위산 영우?山靈祐
깨닫고 나면 깨닫기 전과 같다
바른 안목이 중요할 뿐이니 처신을 묻지 않겠다
나를 낳아준 이는 부모이고, 나를 완성해준 이는 벗이다
석상사石霜寺 l 석상 경저石霜慶諸, 석상 초원石霜楚圓
문으로 들어오는 것은 가보家寶가 아니다
옛사당의 향로같이 정진하여 한 가닥 흰 비단이 되라
서은사栖隱寺(앙산사仰山寺) l 앙산 혜적仰山慧寂
정법을 닦아 부모님 은혜에 보답하리라
일원상을 그린 선사시여, 차 한 잔을 올리오니 흠향하소서
백장사百丈寺 l 백장 회해百丈懷海
부처님 본뜻은 목숨을 내던진 곳에 있다
하루 일하지 않으면 하루 먹지 마라
한 마디 잘못하면 오백생 여우 몸을 받으리라
황벽사黃檗寺 l 황벽 희운黃檗希運
추위가 뼈에 사무치지 않았다면 어찌 매화향기를 얻을 수 있으랴
“도가 무슨 물건이라도 되는 줄 아느냐, 왜 닦으려고 하느냐.”
“세월이 한 번 가면 언제 또 오늘이 오겠느냐.”
보리사菩提寺(동산사洞山寺) l 동산 양개洞山良价
물과 새와 나무숲이 모두 부처님을 생각하네
죽음을 애석히 여기며 슬퍼한들 무슨 이익이 있으랴
보통사普通寺(양기사楊岐寺) l 양기 방회楊岐方會
부처님이 그대들 발꿈치 아래서 법륜을 굴리신다
찬바람에 낙엽이 시들한데 옛친구 돌아오니 기쁘구나!
보봉사寶峰寺 l 마조 도일馬祖道一
평상의 이 마음이 바로 도道다
“이제 그대의 끝없는 무명번뇌는 멀리 날아가 버렸네!”
진여사眞如寺 l 운거 도응雲居道膺
염불하는 이 누구인가
우민사佑民寺 l 마조 도일馬祖道一
“강서의 선맥이 몽땅 동국으로 돌아가는구나!”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돌이켜 보니 몇만 킬로미터가 넘는 대장정의 순례였다. 당송시대의 선승들 같으면 걸망을 메고 수십 년 혹은 한 평생 걸어야 할 거리였지만 나와 순례 일행은 비행기와 자동차를 이용해 1, 2차 순례를 아쉬운 대로 주어진 시간 안에 마쳤다. 이 또한 21세기 과학시대가 준 행운이 아닌가 싶다. 수불 스님의 말씀에 전적으로 동감한다.
“당송시대만 선의 황금기가 아니라 선의 정보와 지식이 넘쳐나는, 조사 선사들이 정진했던 절을 편안하게 찾아 참배할 수 있는 지금이야말로 선의 황금기라고 생각한다. 그런데도 공부를 게을리한다면 그 당시 공부하지 못해서 지옥에 간 분보다 더한 지옥에 가서 고통을 받을 것이다.”
비구름이 비안개로 바뀌어 얼굴을 적신다. 그러나 순례자들은 우산을 펴지 않는다. 허공에서 떨어지는 한 점의 빗방울도 느끼는 자의 것이라 했다. 순례자는 무정無情의 비 한 방울도 인연으로 받아들이기에 법우法雨가 된다. 그렇다. 눈앞에 한가득 펼쳐진 진리도 깨달아 받아들이는 자의 것일 터이다.
마경대磨鏡臺 가는 산길은 물보라 피어오르는 강의 발원지 같다. 비구름이 은빛의 물보라이듯 산길을 그윽하게 채우고 있다. 산길을 거슬러 오르는 순례자들의 걸음걸이는 펄떡이는 물고기처럼 활발발하다. 형산에 올라 남악탑을 참배한 뒤부터 이미 세속의 잡사雜事는 잊어버렸다.
순례자들의 눈은 선정의 고요가 가득하고 입가에는 행복한 미소가 어려 있다. 마치 지금 이 순간만큼은 나한전에서 외출한 아라한들이 형산의 산길을 걷고 있는 것 같다. 눈의 고요와 입가의 미소는 엇비슷하지만 살아온 인생의 빛깔은 다 다르다. 순례자 일행 중 최고령자 여래지 보살은 젊은 시절 여배우로 활동했고, 정진 길에 들어선 삼십 대 보현심 보살은 최연소자다. 스님, 시인, 교수, 학자, 사업가, 가정주부 등 여러 계층이 어우러져 오케스트라 연주자와 같은 자기 개성이 분명한 순례자들이다. 마경대에 먼저 도착한 누군가가 감격스런 목소리로 소리친다.
“마경대가 여기 있습니다!”
순례도 풍류와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든다. 순례 길에는 안개도 끼고 비도 오고 바람도 분다. 순례자는 안개와 비와 바람 속에서 그것이 던지는 상징을 징검다리 삼아 상념에 잠긴다. 순례란 눈 뜨고 다니는 수행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선방의 정적인 정진이 아니라 움직이는 정진이 순례 인 것이다. 아직도 위산?F山 밀인사密印寺로 가는 버스 차창에는 빗방울 이 흐른다. 수불 스님이 저울질하듯 독백하신다. ‘내가 전생에 한 번 주인 을 해 본 산이라면 비가 그칠 것이요, 인연이 없는 산이었다면 비가 계속 내려 위산 밀인사를 잘 보지 못할 것이다.’ 귀가 절로 기울여진다. 스님은 꿈속에서도 늘 그리던 위산이었다고 한다. 그래도 비는 속절없이 계속 내 리고 있을 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