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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영미소설
· ISBN : 9788993480580
· 쪽수 : 240쪽
· 출판일 : 2011-01-30
책 소개
리뷰
책속에서
“그런데 과연 이래도…… 그러니까 내 생각엔…… 당신은 그런 직업을 갖고 있으니 말이죠. 그러니까 그 메시아라는 거요. 그러면 당신은 당연히 이 세상을 구원해야 하는 거잖아요, 안 그래요? 나로선 과연 그 메시아라는 것이 그냥 이렇게 시동을 턱 끄고 그만둔다고 해도 되는 건지 잘 모르겠거든요.” 나는 플리트의 높은 엔진 커버 위에 앉은 채, 내 이상한 친구를 유심히 바라보았다. “저기 구-십육짜리 하나만 좀 던져주시겠어요, 돈?”
그는 공구가방 안을 뒤지더니, 렌치를 꺼내 나에게 휙 던졌다. 그날 오전 내내 다른 공구들이 그랬던 것과 마찬가지로, 그가 던진 이 공구도 점차 속도가 느려지더니 결국 내게서 30센티미터쯤 떨어진 곳에 우뚝 멈추었다가 마치 무게가 없는 양 공중에 둥둥 떠서, 천천히 맴돌고 있었다. 하지만 내가 그걸 만진 순간, 공구는 내 손 안에서 다시 무거워지며,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크롬-바나듐제 비행기 엔드렌치가 되었다. 아니, 일상적이라고 할 것까진 없었다. 싸구려 칠-팔짜리가 내 손 안에서 망가진 다음부터, 나는 최대한으로 좋은 공구를 구입하곤 했다……. 이것은 바로 스냅온제품으로, 기계공이라면 누구나 알 만한 결코 일상적으로 쓰는 렌치가 아니었다. 마치 금으로 만든 공구인 양 가격 하나만큼은 비쌌지만, 손 안에 들어오면 기쁨이 따로 없었고, 그걸 갖고 뭘 하든지 간에 결코 망가지는 법이 없을 것 같았다.
“우리는 일종의 자석이에요. 안 그런가요? 아니, 우리는 자석이 아니에요. 우리는 쇠막대에다가 구리철사를 둘둘 감은 전자석 상태예요. 그리고 우리는 자성을 띠고 싶을 때면 얼마든지 그렇게 할 수 있어요. 그 철사 안으로 우리 내부의 전압을 불어넣기만 하면, 우리는 끌어당기고 싶은 것은 무엇이든지 끌어당길 수 있어요.”
당신 삶의 모든 사람들,
또 모든 사건들이 거기 있는 까닭은
당신이 그것들을 그리로 끌고 왔기 때문이다.
당신이 그걸로 뭘 할지는
전적으로 당신에게 달려 있다.
- 본문 ‘메시아 핸드북’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