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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93481457
· 쪽수 : 144쪽
· 출판일 : 2010-01-11
목차
1부
구름의 장례식
내 고양이는 지금 어느 골목에 있을까
배꼽
혀를 위한 노래
모과나무 밑
(그 사이)
그 순간,
혀
눈동자에서 새소리가 나요
발톱
그러니까, 모두 갑자기
빗방울 튀김요리
2부
석양
아무도 없는 물가에서 노래를 불렀다
亡者들
숨이 차…
계단에 웅크린 여인
날개가 뜨겁게 달궈지도록
숲 속의 귀
간 자의 그림자
雪魚를 위한 노래
구름무덤
기억
물의 寺院
격렬하게 창을 긁어대는 검은 손톱들
모르는 게 분명해
3부
바닥의 힘
물의 힘
月光
구름이 울 때
몰래,
온몸에 주름을 접는 태아
으으아아, 혹은 너울거리는 뱀?
사흘 밤
뼈를 빻아
구름 냄새
그럴 때 그럴 때
막다른 골목에
물컹한 세계
물결종이
4부
뺨
生
뱀여인
그때는 어떤 노래가 필요했을까
다정하지 않은 밤,
제 노래에 취한 새
밤새, 밤새가 운다
무성합니다
뼈를 위한 노래
통곡
네 어깨 너머,
시끄럽다! 사람아
허공이라는 묵정밭
빗속에서, 두두두
아무 망설임 없이
해설/김정남-우주의 날씨를 그리는 氣象圖
저자소개
책속에서
[배꼽]
가끔 배꼽을 내려다본다
특히 샤워하고 나올 때 약간 물기가 묻은 배꼽을
내 몸이 가진 아주 작은 우물,
샤워할 때 고이는 물, 혹은
몸이 땀을 낼 때 그 땀으로 연명하는,
태어나자마자 얻은 흉터,
이 흉터는 평생 가져가야 한다
살아가면서 갖가지 흉터가 몸에 기록되지만
배꼽은 그 모든 흉터의 원형인 것,
허리를 체조선수같이 구부릴 수가 있다면
혀로 살짝 핥아보고 싶은 배꼽,
사랑하는 여자의 배꼽을 애무할 때면
그 몸의 전체가 서서히 비틀리며 전율하는 것같이
결국 흠씬 땀을 흘리는 것같이
내 혀가 내 배꼽에 닿을 때의 느낌도 그러할까
배꼽에 귀를 대어볼 수 있다면
끊기기 전 모친의 자궁과 연결되었던 탯줄의
가느다란 떨림이 전해질지도 모를 일,
거울을 통해서도 볼 수 있으나
배꼽은 고개를 밑으로 젖히고 보는 게 제격,
평생 메우면서 살아가는 삽질의 달인도
제 작은 배꼽은 메우지 못하고 일생을 마감한다
배꼽을 가끔 들여다보면서 때를 벗겨준다
태어나자마자 얻은 최초의 고통,
그 신성한 흉터의 제단을 말끔하게 청소하는 것이다
그 아주 작은 우물 안에 내 첫 울음이 매장돼 있으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