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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93506259
· 쪽수 : 320쪽
· 출판일 : 2010-12-16
책 소개
목차
발간사 점점 붉고 단맛을 더해 가는 이정아 04
문학강연 결핍의 축복에 대하여 나태주 10
11집 작품평설 재미수필의 아우라를 찾아서 박양근 309
회원 주소록 314
회원 수필
강신용- 40년 전 햄버거 외 2편 17
김 령- 깊어지는 중국 그림자 외 2편 24
김복희- 기적의 생환 외 2편 33
김석연- 고추장 power 외 2편 41
김영애- 사진 외 2편 49
김화진- 작은 그릇 하나 외 2편 60
박신아- 눈물, 그 순수함 68
박유니스- 브리지 게임 외 1편 71
백경희- 눈물 점 외 1편 78
백인호- 해는 저물고 있다 외 1편 87
성민희- 어머니의 자전거 외 2편 94
안진이- 꿈을 좇는 시계 외 2편 104
안창택- 인간은 누구나 오래살고 싶어 한다 외 1편 111
알리샤 홍- 경계(境界)선 허물기 외 1편 117
여준영-돌이 된 나무(PETRIFIED FOREST) 123
오정자- 꿈 외 1편 126
유숙자- 가을 향기 132
이원택- 전화위복(轉禍爲福) 137
이인숙- 살아있어 행복해요 외 1편 142
이정아- 외상장부 외 1편 148
이창규- 미래 기준으로 오늘을 사는 법 154
이현숙- 쌍무지개 뜬 언덕 외 1편 158
이화선- 엄마와 땅콩 외 1편 166
임창현- 여자의 땅 외 2편 172
조만연- 발보아 호수에서 건진 대어 외 1편 180
조옥동- 사랑이 고픈 사람들 외 1편 186
최숙희- 늘보의 뉴욕 행 외 1편 191
하정아- 문학하는 즐거움 197
홍순복- 황금알 하나 외 1편 200
황명숙- 전화기 너머의 인심 외 2편 208
공동제 수필 나의 글쓰기
이원택- 악취미 220
이창규- Memo장 속에서 캐 낸 나의 글 224
조만연- 수필은 겨울나무 228
지희선- 나의 글쓰기 230
하정아- 나의 글쓰기 습관 233
테마수필 여행/음악/시
박신아- 시애틀은 안개에 젖어 있고 242
박유니스- 백 시트 드라이버 245
백경희- 오페라‘오르페오’의 밤 247
백인호- 젊어진다는 나이아가라 폭포 251
안창택- 수녀의 눈물 255
알리샤 홍- 그림, 나의 DNA 258
여준영- 자린고비 여름 여행 261
유숙자- 빌리 엘리어트 266
이정호- 유럽여행을 다녀와서 272
이현숙- 어릿광대의 장례식 279
조옥동- 조옥동의 시조산책 282
지희선- 내 마음의 시 285
최숙희- 남편의 휴가 289
신인상 당선작
이영희 - 느림의 미학(美學) 295
헤레나 배 - 나는 누구인가? 299
손문식 - 세 발로 뛰는 인생 303
저자소개
책속에서
신문기자였던 아버지는 술을 하루도 거르지 않고 드셨다. 나중에 우리가 커서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을 가졌을 때, 엄마는 첫 월급을 탄 기념으로 아버지의 내의 대신 소주 한 박스를 사오라고 하셨다. 동생들도 그 전통대로 하였다고 들었다. 소주 한 박스를 받은 아버지의 파안대소가 생각난다. 아주 흐뭇한 얼굴이었다. 선생 노릇을 해서 첫 월급을 탄 딸이 대견했는지 소주 한 박스가 더 대견했는지는 모를 일이다. 후에 신문사에서 직위가 올라도 아버지의 술은 그저 두꺼비가 그려진 그 술이었다.
그 옛날 신촌 로터리에서 연세대학 솔밭 길을 지나 고개를 넘어 연희동 집으로 걸어오시곤 했다. 추운 겨울엔 목도리를 보자기처럼 머리에 쓰고, 연세대학 앞의 하바나 빵집에서 대팻밥으로 포장한 찐빵과 만두를 사서 품에 안고 오셨다. 술이 거나한 아버지가 노래를 부르면서 마을 어귀에 들어서면 동네 개들이 컹컹 짖기 시작하고, 우리는 내복 바람으로 “아버지다. 아버지다!”하고 뛰어나갔다. 아버지보단 그 빵을 더 기다렸던 시절이다.
무교동이나 청진동의 단골 선술집을 들르지 않고 오시는 날은 시인 친구들을 몰고 집으로 오셨다. 집에서 기르던 닭을 잡고 소주를 밤새워 마시던 가난한 시인 아저씨들이 생각난다. 아버지의 시에도 술이 야기가 많은 걸 보면 밥보단 술을 더 좋아하셨던가 싶다.
-이정아 ‘외상 장부’ 중에서
문학은 나의 생존방식이다. 문학 힘으로 깊은 서정과 흔들리지 않는 순수를 경험할 수 있다고 믿는다. 선을 향한 의지를 굳게 하고 고통 속에서도 오히려 충만한 의식을 유지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세상사로 흐려진 생각을 가라앉혀 맑고 깊은 물로 떠올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문학론을 가슴에 품고 산다. “문학의 궁극적인 목적은 사람들로 더욱 멀리 꿈꾸게 하는 것이다. 종이의 이면을 꿈꾸게 하는 것, 죽음의 이면을 꿈꾸게 하는 것이 작가의 유일한 목표가 되어야 한다.” 사람들로 하여금 더욱 멀리 꿈꾸게 하는 것. 이 화두는 나의 문학이 걸어야 할 방향을 알려주는 나침반이 되었다. 나의 글쓰기는 나만의 삶을 위한 것이 아닌 문학의 정체성을 밝힐 수 있는 사명으로 이어져야 하는 것이다. 쓰는 작가 자신과 읽는 독자를 성장시키고 마침내 함께 구제되어야 하는 것이다.
-하정아 ‘문학하는 즐거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