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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과학 > 지구과학 > 지구
· ISBN : 9788993690569
· 쪽수 : 272쪽
· 출판일 : 2018-09-25
책 소개
목차
저자 서문: 깨어난다는 것
제1장 ‘인류세’라는 균열
지구 역사의 균열 │ 자연의 의지 │ 지구 시스템 과학 │ 그릇된 과학적 해석 │ 에코모더니즘의 허울 │ 이름을 둘러싼 논란
제2장 새로운 인간중심주의
모든 것을 의심할 것 │ 인간중심주의의 귀환 │ 인류세의 이율배반 │ 새로운 인간중심주의 │ 세계를 만드는 존재 │ 신인간중심주의 vs 에코모더니즘 │ 기술을 찬양하며
제3장 친구와 적
다시 부활하는 거대서사 │ 포스트휴머니즘 이후 │ 자연의 이상현상 │ 잘못된 존재론적 전회 │ 우주론적 감각 되살리기?
제4장 행성의 역사
인간의 중요성 │ 역사에는 의미가 있을까? │ 계몽적 우화 │ “정치는 운명이다”
제5장 인간의 흥망성쇠
자유는 자연에 엮여 있다 │ 책임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 유토피아 없이 살아가기
주 │ 찾아보기
리뷰
책속에서
‘인류세’는 오독, 오해, 이념적 포섭에 빠르게 휩싸여 이 개념을 처음 접하는 대다수가 심각하게 오도되기 쉽다. ‘인류세’는 자연경관에 미치는 인간의 영향력이 지속적으로 확산되거나 생태계를 변형시키는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만든 용어가 아니다. 인류세는 ‘지구 시스템 전반의 기능에 생긴 균열’을 설명하는 용어라는 것과 이 균열로 인해 현재 지구가 새로운 지질학적 시대에 접어들었음을 이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인류세를 개탄하거나 두려워할 게 아니라 축복해야 할 사건으로 바라보는 무리 중 가장 눈에 띄는 이들은 주로 미국에 집중되어 있는 자칭 ‘에코모더니스트’(ecomodernist)라고 하는 환경운동가들이다. 이들이야말로 주류 경제·정치 체제의 생각을 가장 명확하게 보여주는 전형이라 할 만하므로, 이들의 세계관을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 재계와 정계의 권력 정점에 있는, 세계경제포럼이 열리는 다보스에서 모일 거라 추정되는 이들이 인류세에 대한 견해를 피력하고자 한다면, 바로 이 에코모더니스트들에게서 힌트를 얻을 것이다.
인류세에서 “우리 공동의 터전은 우리를 안아주기 위해 두 팔을 벌리는 아름다운 어머니에게서 태어나 함께 살아가는 자매와 같다”고 믿는 것은 더 이상 용납될 수 없다. 로마 교황의 회칙처럼 세계를 “남자와 여자들에게 맡긴” 것으로 보는 관점은 홀로세에서는 그럴듯한 작업가설이었다. 그러나 더 이상은 아니다. 오늘날 어머니 지구가 두 팔을 벌린다면, 우리를 안으려는 게 아니라 으스러뜨리기 위해서다. 우리의 목표는 “자연을 구하는” 게 아니라 우리 자신에게서, 그리고 자 연으로부터 우리를 구하는 것이 되어야 한다. 지구 시스템을 교란하는 모든 행위가 우리를 구할 수 있는 가능성을 낮춘다는 사실을 인지하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