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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사진/그림 에세이
· ISBN : 9788993928631
· 쪽수 : 232쪽
· 출판일 : 2013-07-08
책 소개
목차
Prologue
외국의 낯선 도시를 홀로 걸어본 적 있나요? 4 page
Bangkok-Rambuttri Road
붉은색 다이아몬드를 샀다 18 page
Osaka-A letter
이곳에도 진짜 사랑이 있을까요? 32 page
Singapore-Singapore River
거짓말엔 눈이 멀어버리기 마련이다 42 page
Paris-Eiffel Tower of Night
그렇게 우리는 낯설어졌다 64 page
Seoul-Soul City
그래도 ‘연애’라 부를 수 있는 연애들 92 page
Melaka-Chandelier
스물두번째 혹은 스물세번째 당신 102 page
Siem Reap-A diary
관계하지 않아도 괜찮아 118 page
Osaka-Night and Zoo
나를 철창에서 꺼내주세요 128 page
Hong Kong-Strange Travel
섹스와 이륙, 그 남자와 섬의 공통점 148 page
Ottawa-Bunk Bed
나의 아름답고 오래된 이층 침대로 168 page
Munich-about J
그 도시는 전부 너였다 178 page
Praha-The Lovers of Praha
결국 그 사람이 보이는 방향으로 몸을 돌렸다 200 page
Beijing-To You
나는 지금 이렇게 너를 사랑하고 있어 218 page
Epilogue
낯선 곳을 헤매는 상처투성이의 나에게 230 page
리뷰
책속에서
과연 남자는 나를 어디까지를 이해해줄 수 있을지. 내 속 깊이 든 흉측한 내장까지 들어내 보여준대도 여전히 괜찮다고 할지. 항상 이렇게 시작된 사랑은 왜 쥐도 새도 모르게 또 사라져버리는 건지. 이렇게 시작된 사랑도 결국 나중엔 나를 베는 칼날이 되리라. 직장을 그만둘 때 이제는 정말 마음을 단단히 먹고 책에 파묻혀서 글만 쓰겠다고 했던 가족들과의 약속. 그리고 또 스스로와의 약속. 사랑은 텅 빈 상자와 같았다. 조심조심 공을 들여 포장을 뜯어보면 그 속은 늘 텅 비어 있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사랑에 또 한번 속느니, 차라리 내가 사랑을 글로 지어내는 게 확실하겠다.
_ 본문 [스물두번째 혹은 스물세번째 당신](113쪽) 중에서
오후 네시. 무료한 시간을 보내던 주부들은 베란다에 널어둔 빨래를 걷고, 상점 앞 고양이들은 낮잠에 빠져들던 시간. 학생들은 학교 수업을 마치고 거리로 쏟아지고, 바닷가 주변의 싸구려 식당들은 장사 준비로 분주하다. 그들에게는 일상인 이것들이 나에게는 특별한 장소의 배경이 된다는 것이 정말 신기했다. 그러고 보면 내가 일상을 보내던 서울도 누군가에게는 특별한 여행의 장소가 되었던 것이겠지.
_ 본문 [섹스와 이륙, 그 남자와 섬의 공통점](161쪽) 중에서
스물둘인 J가 환하게 피기 직전의 꽃이라면 서른 근처의 나는 이제 지는 꽃이었다. 나는 이미 많은 연애를 해왔기 때문에 이 끝이 어떠하리라는 것쯤은 쉽게 알 수 있었다. 지금 내 옆에 두고 예쁘다, 예쁘다 속삭이며 물을 듬뿍 주다가도 결국 먼저 시들해져버리는 건 J가 될 것이다. 물론 내가 틀릴 수도 있지만, 작은 희망에 나를 내던질 만큼 나는 이미 순수하지 않았다.
_ 본문 [그 도시는 전부 너였다](199쪽)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