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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사회학 > 사회학 일반
· ISBN : 9788994025858
· 쪽수 : 396쪽
· 출판일 : 2022-02-03
책 소개
목차
Prologue
추천사
1. 살아주셔서 감사합니다
2. I '적폐' You
3. 거기도 다 사람 사는 데야
4. 공짜는 없다
5. 국민이 미개하니 국가가 미개하다
6. 그걸 왜 몰라요? 의사가
7. 그게 C8 니 돈이냐?
8. 니들이 다 이렇게 망쳐놨어
9. 복수는 해야 한다잉~
10. 이 또한 지나가리라
11. 以夷制夷
12. 쫄면과 수술
13. 환자분, 이거 뗄까요, 말까요?
14. 우리는 대체 무슨 죄를 지은 것일까
의사들의 목소리
저자소개
책속에서
언제였던가 한 번은 전신 상태가 매우 나쁜 환자의 수술을 내게 부탁한 적이 있었다.
“어휴... 부장님, 이 환자를 어떻게 수술해요? 이렇게 general condition(전신 상태)이 나쁜데... 마취과장이 마취나 걸어 주겠어요?”
“이 환자는 수술을 안 하고서는 좋아질 가능성이 없어요.
과장님, 무리라는 것은 알지만 수술 좀 해 주세요.”
“그냥 큰 병원에 보내시는 게 낫지 않을까요?”
“이렇게 상태가 나쁜 환자를 어디서 받아주겠어요? 과장님이라면 제가 수술을 믿고 맡길 수 있어요. 좀 부탁드릴게요.”
“수술한다 해도 살아날 가능성이 적을 수도 있어요, 워낙 전신 상태가 안 좋은 환자라...”
그 다음에 돌아온 이 말 한 마디에 난 더 이상 말을 하지 못했다.
......
“괜찮아요. 그냥 살려서만 수술방 밖으로 내보내세요. 그 다음엔 제가 살릴게요...”
......
(개 멋진 새끼...)
“이 환자 돈도 별로 없다면서요...”
“휴... 그럼 과장님이 투약 사유서를 써 주세요.
심평원에 내 볼게요...”
“에휴... 알았어요. 제가 쓸게요.”
환자에게 반드시 필요한 처방인데도 왜 이걸 공무원에게 사유서까지 써 가면서 허락을 받아야 하는 건지...
사유서를 쓴다고 해도 인정되지 않을 가능성이 99%인데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사유서를 썼다.
......
이후로도 몇 장의 사유서를 더 써야만 했다.
그러나 그까짓 게 뭐 대수냐...
백 장, 천 장이라도 쓸 테니 환자만 깨어나준다면야...
반응이 없는 환자의 손을 잡고 속삭였다.
‘깨어나준다면야 깨어나만 주시면 다 감당하겠습니다.’
“보호자가 포기하면 환자는 50% 사망하지만,
의사가 포기하면 환자는 100% 죽는다.”
외과 의사인 것이 뿌듯했다.
......
환자가 퇴원하고 한 달쯤 지났을까...
보험부장으로부터의 전화...
“과장님, 지난 번 퇴원한 sepsis(패혈증) 환자요...”
“예.”
“그 환자 수술하실 때 쓰신
EEA(End-to-End Anastomosis device)랑 GIA(Gastro-Intestinal Anastomosis device)요...”
“예.”
“삭감되었어요. 사유서 좀 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