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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예술/대중문화 > 예술/대중문화의 이해 > 미학/예술이론
· ISBN : 9788994027852
· 쪽수 : 380쪽
· 출판일 : 2018-08-18
책 소개
목차
Ⅰ. 망각의 아키바
망각의 경계 — 15
TV 키트 — 32
바깥에서 불어오는 바람과 역풍 — 37
납땜 퍼포먼스 — 41
DIY 정신 — 58
정크숍 — 62
수상쩍음의 행방 — 72
도시가 도달할 곳 — 83
스튜와 오목밥 — 91
Ⅱ. 손의 사고
기계와 신체 — 105
아트의 탄생일 — 111
손으로 사고한다 — 121
지리적 거리의 종말 — 128
다형성 라디오 — 134
무선적 상상력 — 144
디디 할렉 — 154
슬로라이프 — 163
카피라이트 프리 — 172
파탄만상 — 181
Ⅲ. 손의 여행 일지
그라츠 / 빈 / 베를린 / 뉴캐슬 / 서울 / 리스본 / 래스고 / 라이프치히 — 201
Ⅳ. 실패와 성공 — 예인의 길
런던에서 생긴 일 — 327
후기
부록
다형성의 라디오를 향하여 — 349
라디오아트 선언문 — 365
책속에서
"원래부터 나는 거점을 만들겠다는 의지가 약하다. '아키바를 라디오 아트의 거점으로!'라는 식의 발상을 어렴풋이 가졌으면서도 강한 의지를 갖고 실현해 나갈 노력은 하지 않았다. 결국 노마드인 셈이다. 아니, 아키바를 돌아다니는 동안 나 역시 노마드 아티스트가 되어 버렸다. 아키바에는 인간을 노마드로 만드는 요소가 잠복해 있는 듯하다."
"아시아는 비슷한 성격을 가진 거리가 여러 곳이다. 타이베이의 중화루(中華路)는 아키바와 흡사하다. 싱가포르에서도 전기전자 관련 숍이 모여 있는 건물을 보았다. 서울의 용산전자상가는 '서울의 아키바'라고 불리기도 한다기에 가 봤더니 터무니없는 표현이었다. 아키바의 두 배가 넘는 규모로 전자 부품과 컴퓨터 시장이 형성되어 있었다. 가 본 적은 없지만 베트남에도 그런 곳이 있지 않을까? 밴쿠버의 라디오 수리공 중에 유독 베트남 이민자가 많다는 점을 눈치 챘기 때문이다. 그렇게 본다면 아키바 같은 거리는 아시아 특유의 현상일까? 아시아 문화가 어디선가 연결되고 있다는 뜻일까? 잡다한 공간성은 분명 아시아의 거리나 실내가 지닌 특징이다. 편의점이 좋은 사례다. 결코 넓지 않은 공간에 식품에서 문방구, 책과 잡지, 의류, 콘돔까지 생활에 필요한 것을 자질구레하지만 얼추 갖추어 놓았다. 이러한 유형의 상점은 미국에도 유럽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이러한 상황보다 더 흥미로운 지점은 미국처럼 "어떤 것도 권리다, 특허다"라며 시끄럽게 구는 나라에서 일단 '카피라이트 프리'라는 조건이 주어지면 말도 안 될 정도로 해방적인 사건이 일어난다는 사실이다. 그 차이는 너무나도 대조적이다. 거꾸로 말하면 지금 미국은 지적재산권으로 꼼짝달싹 못하면서 창조성을 훼손당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지만, 잠깐이나마 저작권이 해제되면 엄청나게 창조적인 일이 생겨날 가능성이 생기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미국의 사회 경제 시스템은 이윤과 효율을 한없이 추구함으로써 지금까지의 자본주의와는 이미 다른 것이 되어 버렸다. 따라서 이 상황이 전면적으로 노출되는 현상을 국가가 갖가지 수단으로 억제하는 것이 현재의 모습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