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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예술/대중문화 > 영화/드라마 > 시나리오/시나리오작법
· ISBN : 9788994040981
· 쪽수 : 116쪽
책 소개
목차
작가의 말_정서경
작가의 발_박찬욱
싸이보그지만 괜찮아 각본
책속에서
눈물범벅이 된 영군, 한참 이야기하지만 하도 숨이 넘어갈 듯 울어대는 바람에 알아듣기 어렵다.
일순
(영군의 어깨를 붙잡고 주의 깊게 입 모양을 보며)
“훔쳐....주세요....도저히....못하겠어요”?
(열심히 고개를 끄덕이고 울면서 말하는 영군)
“하얀맨....들을 죽여야 되는데....할머니가....위촉”?
(고개를 흔들며 다시 말하는 영군)
“위독하세요....하얀맨들은 할머니가 물을....”
(고개를 흔드는 영군)
아, “무를....먹는 걸 싫어해요, 그래서 틀니를 못 주게....막는 거예요.
우리 할머니....무를....얼마나 좋아하는데....
몽땅....죽여야 돼요....육실헐 놈들....
제발 동정심 좀....훔쳐가주세요....일순님”?
(맞게 전달이 된 듯 고개를 끄덕이며 남은 울음을 정리하는 영군을 빤히 보며)
나 못 훔쳐.
(다시 떼를 쓰며 울기 시작하는 영군)
사실은 잠깐 최면 거는 거야, 그냥 그런 기분만 들게.
(울면서 웅얼거리는 영군)
“원하는 건 뭐든지 드릴게요.
화요일도 토요일도 다 드릴게요”
난감한 표정의 일순.
잠시 후 -
눈을 감은 영군. 얼굴에 붓으로 녹색 물감을 칠하는 일순. 영군, 가끔 훌쩍여서 눈물이 난다.
- 59. 보일러실 (밤) 중에서
창가 아래에 쪼그리고 앉아 종이컵을 입에 댄 영군.
영군
(일순과 거의 동시에 말하며)
안 다쳤어요?
일순의 얼굴이 밀려들어오면서 분할화면. 두 사람, 종이컵을 귀에 댄 채
상대방의 대답을 기다린다. 컵 속의 바람 소리.
일순
(종이컵을 입에 대고 주머니를 뒤적거리며)
저기, 손 좀 내밀어 봐요.
(창살 너머로 초록과 파랑 양말을 주고받는 일순과 영군)
그거 신고....
(양말을 신는 영군)
팔 벌리고 엎드려서 발을 마주 비비는 거야.
(침대에 엎드려 양팔을 벌리고 발을 마주 비비는 영군)
이게 정전기적 긴장을 만들어내서 몸을 부양시켜 주거든.
....닭고기 안 먹었죠?
....내가 이제 노래를 불러줄게, 떠오르면 몸을 아주 작게 만들어.
요들송을 부르기 시작하는 일순. 영군과 침대, 떠오르면서 작아진다.
영군
(신이 나서 큰 소리로 웃으며)
이야....
거대한 창살로 빠져나가는 영군과 침대.
- 92. 영군과 일순의 안정실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