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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예술/대중문화 > 영화/드라마 > 시나리오/시나리오작법
· ISBN : 9791198380982
· 쪽수 : 312쪽
· 출판일 : 2024-06-27
책 소개
목차
_ 용어 해설 5
_ 들어가는 말 9
_ 불쌍한 우리 아기 19
_ 잇는 말 168
_ 대전 일기 171
_ 맺는 말 310
리뷰
책속에서
이런 상상을 해본 적 있다. 나는 무슨 이유에선가 교실 가득한 학생들에게 시나리오를 가르쳐야 한다. 그래야만 이 교실에서 빠져나갈 수 있다. 학생들 역시 무슨 이유에선가 시나리오를 꼭 써야 한다. 그래야 병든 어머니가 낫는다든지, 망하던 가게가 다시 일어선다든지, 억울한 누명을 쓰고 감옥에 있는 동생이 풀려난다든지...... 다들 갖가지 절박한 이유로 시나리오를 써야 하는데, 그중에 딱 한 가지 이유는 없다. 시나리오를 잘 써서 작가로 입봉하고 성공하는 것.
깨끗하게 비워진 머리를 가지고 학교에 돌아왔다. 왠지 부끄러움이 없어진 것 같았다. 그때 꿈을 꾸었다. 나는 시내버스에 타고 있었는데 어떤 아기를 안고 있었다. 어둡고 쭈글쭈글한 피부를 가진 못생긴 아기였지만 내 아기였다. 그 아기를 목욕탕 수건에 대충 감싸 좌석에 앉아 있으니...... 놀랍게도 뿌듯한 기분이 들었다. 무서울 것이 없었다. 꿈을 꾸고 나니 세상을 그렇게 살아야겠다는 기분이 들었다. 그런 시나리오를 쓰자. 못생기고 쭈글쭈글해도 좋으니 내 아기라고 할 만한 것.
어머니에게 나를 낳을 때 이야기를 해달라고 졸랐다. 그때 어머니가 얼마나 고생을 했는지, 얼마나 아팠는지, 얼마나 울었는지 이야기를 듣는 것이 나는 아주 좋다. 배가 고파도 밥을 먹을 수 없고, 자고 싶어도 잠을 잘 수가 없고, 몸이 갈기갈기 찢어지는 것 같아 죽고 싶었지만 어머니는 나를 낳았다고 했다. 나는 조그맣고 쪼글쪼글하고 아주 약한 아기였다고 했다. 그렇지만 어머니는 나를 보자마자 사랑하게 된 것이다. 이 대목에선 언제나 눈물이 글썽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