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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예술/대중문화 > 영화/드라마 > 시나리오/시나리오작법
· ISBN : 9788994040998
· 쪽수 : 124쪽
· 출판일 : 2016-12-28
책 소개
목차
작가의 말_ 정서경
작가의 말_ 박찬욱
박쥐 각본
리뷰
책속에서
창 열고 들어오는 상현. 깜짝 놀라 비명을 지르려는 태주, 상현이 얼른 입을 막는다.
상현
나는요, 살인은 안 해요.
효성씨만 해도 그래요....원래 배고픈 사람 돕는 걸 좋아했어요, 그분이.
의식만 있었으면 자기가 먼저 피를 가져가라고 했을걸요?
(말이 빨라지면서 횡설수설,
태주 입을 막은 손을 슬그머니 떼고)
태주씨도 그 카스테라 얘기를 들었어야 되는데, 아이 씨....
아니....교통사고 나서 다친 사람을 욕하는 법은 없잖아요.
누가 무슨 병 걸렸다고 비난하지는 않잖아요!
(눈물까지 글썽글썽)
난 좋은 일 하러 거기 갔던 거예요!
(분을 참는 상현, 손에 쥔 세면대 귀퉁이가 빵 떼어지듯 뚝 떨어진다.
눈이 커지며 벌벌 떠는 태주, 문고리를 잡는다.
상현, 태주 손을 간단히 떼어내더니 구석으로 밀어붙이며)
내가 뱀파이어인 게 뭐가 중요해요?
태주씨, 내가 신부라서 날 좋아했어요?
아니잖아요, 거봐요....신부라는 건 그냥 직업이잖아요.
그런 거처럼 뱀파이어인 것두 그냥....
그냥 식성이나....뭐....생활 리듬의 문제 같은 거예요.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 데 그런 게 뭐 중요해요?
아니, 그게 아니고....
내가 뱀파이어라서 싫어요? 응?
내가 뱀파이어가 안 됐으면 태주씨랑 잤을 거 같아요?
내가 그냥 신부였어도 태주씨하구 그랬을까, 신부가? 응?
나랑 같이 가요, 내가 이 지옥에서 데리고 나가줄게요.
(태주를 번쩍 안아 들고, 호소하듯)
나랑 하는 거 좋았죠, 강우랑 재미없잖아요?
- 60. 화장실 (밤) 중에서
가로등 아래 휠체어, 노신부 앞에 무릎 꿇고 앉은 상현.
상현
근데요....호수 바닥에 집이 있는 거예요, 수몰지구지....
(고개 끄덕이는 노신부.
상현, 문득 자기 손을 본다. 끝이 죄 짓무른 손가락들)
그래서 몇 번 물을 먹더니 죽긴 죽은 것 같은데
내가 올라가려고 하면 스르르 떠오르고, 또 자꾸 떠오르고 그래서....
거기 집에 들어가서 벽장에 넣고....
가슴에 큰 돌덩어릴 올려놓고 닫았는데....
꼭 문 열고 나와서 전화라도 할 것 같고....
벽장문 앞에도 돌덩어리 하나 막아놓고 와야 했나 싶기도 하고....
한 번 죽었으면 죽은 거겠죠, 신부님? 죽으면 끝이죠?
(대답을 기다리며, 거의 다 빠져가던 손톱을 아예 뽑아버리는 상현.
억제된 낮은 목소리로)
....보세요, 뱀파이어는 불사의 존재가 아니에요....
그래도 내 피를 원하십니까?
(두려움에 떨면서도 고개를 끄덕이는 노신부)
....그렇게 보고 싶으세요, 이 캄캄한 세상이?
노신부
(벌컥 화를 내며)
너는 남의 피로 연명하면서 네 피 한 방울 나눠 주는 건 아까워하느냐!
상현
(침착하게)
사죄경을 해주시면 드리죠.
- 89. 정원 (밤)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