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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쥐 각본

박쥐 각본

박찬욱, 정서경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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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쥐 각본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박쥐 각본 
· 분류 : 국내도서 > 예술/대중문화 > 영화/드라마 > 시나리오/시나리오작법
· ISBN : 9788994040998
· 쪽수 : 124쪽
· 출판일 : 2016-12-28

책 소개

박찬욱 감독의 영화 [박쥐] 각본을 책으로 엮었다. [박쥐]는 박찬욱 감독이 10년 이상 오랜 시간 마음에 품고 있다가 비로소 완성한 작품으로, <박쥐 각본>은 감독의 다양한 경험과 사유를 녹여낸 시나리오로 그 가치가 크다.

목차

작가의 말_ 정서경
작가의 말_ 박찬욱

박쥐 각본

저자소개

박찬욱 (지은이)    정보 더보기
<달은… 해가 꾸는 꿈>을 통해 영화감독으로 데뷔했다. <3인조>, <공동경비구역 JSA>, <복수는 나의 것>, <여섯 개의 시선 : 믿거나 말거나, 찬드라의 경우>, <올드보이>, <쓰리, 몬스터 : 컷>, <친절한 금자씨>, <싸이보그지만 괜찮아>, <박쥐>, <파란만장>, <스토커>, <고진감래>, <A Rose Reborn>, <아가씨>, <격세지감>, <리틀 드러머 걸>, <일장춘몽>, <헤어질 결심>, <동조자> 등의 작품을 만들었다. 지은 책으로 『박찬욱의 몽타주』, 『박찬욱의 오마주』, 『박쥐 각본』, 『아가씨 각본』, 『친절한 금자씨 각본』, 『싸이보그지만 괜찮아 각본』, 『박쥐 각본』, 『각본 비밀은 없다』, 『아가씨 아카입』, 『미쓰 홍당무 각본집』, 『아가씨 가까이』, 『너의 표정』, 『헤어질 결심 각본』, 『전,란 각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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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서경 (지은이)    정보 더보기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을 졸업했다. 2005년 영화 「친절한 금자씨」를 시작으로 2006년 「싸이보그지만 괜찮아」, 2009년 「박쥐」, 2016년 「아가씨」, 2022년 「헤어질 결심」까지 박찬욱 감독과 주로 작업했다. 드라마로는 2018년 「마더」와 2022년 「작은 아씨들」을 썼다. 지은 책으로 『돌봄과 작업』(공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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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창 열고 들어오는 상현. 깜짝 놀라 비명을 지르려는 태주, 상현이 얼른 입을 막는다.

상현
나는요, 살인은 안 해요.
효성씨만 해도 그래요....원래 배고픈 사람 돕는 걸 좋아했어요, 그분이.
의식만 있었으면 자기가 먼저 피를 가져가라고 했을걸요?
(말이 빨라지면서 횡설수설,
태주 입을 막은 손을 슬그머니 떼고)
태주씨도 그 카스테라 얘기를 들었어야 되는데, 아이 씨....
아니....교통사고 나서 다친 사람을 욕하는 법은 없잖아요.
누가 무슨 병 걸렸다고 비난하지는 않잖아요!
(눈물까지 글썽글썽)
난 좋은 일 하러 거기 갔던 거예요!
(분을 참는 상현, 손에 쥔 세면대 귀퉁이가 빵 떼어지듯 뚝 떨어진다.
눈이 커지며 벌벌 떠는 태주, 문고리를 잡는다.
상현, 태주 손을 간단히 떼어내더니 구석으로 밀어붙이며)
내가 뱀파이어인 게 뭐가 중요해요?
태주씨, 내가 신부라서 날 좋아했어요?
아니잖아요, 거봐요....신부라는 건 그냥 직업이잖아요.
그런 거처럼 뱀파이어인 것두 그냥....
그냥 식성이나....뭐....생활 리듬의 문제 같은 거예요.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 데 그런 게 뭐 중요해요?
아니, 그게 아니고....
내가 뱀파이어라서 싫어요? 응?
내가 뱀파이어가 안 됐으면 태주씨랑 잤을 거 같아요?
내가 그냥 신부였어도 태주씨하구 그랬을까, 신부가? 응?
나랑 같이 가요, 내가 이 지옥에서 데리고 나가줄게요.
(태주를 번쩍 안아 들고, 호소하듯)
나랑 하는 거 좋았죠, 강우랑 재미없잖아요?

- 60. 화장실 (밤) 중에서


가로등 아래 휠체어, 노신부 앞에 무릎 꿇고 앉은 상현.

상현
근데요....호수 바닥에 집이 있는 거예요, 수몰지구지....
(고개 끄덕이는 노신부.
상현, 문득 자기 손을 본다. 끝이 죄 짓무른 손가락들)
그래서 몇 번 물을 먹더니 죽긴 죽은 것 같은데
내가 올라가려고 하면 스르르 떠오르고, 또 자꾸 떠오르고 그래서....
거기 집에 들어가서 벽장에 넣고....
가슴에 큰 돌덩어릴 올려놓고 닫았는데....
꼭 문 열고 나와서 전화라도 할 것 같고....
벽장문 앞에도 돌덩어리 하나 막아놓고 와야 했나 싶기도 하고....
한 번 죽었으면 죽은 거겠죠, 신부님? 죽으면 끝이죠?
(대답을 기다리며, 거의 다 빠져가던 손톱을 아예 뽑아버리는 상현.
억제된 낮은 목소리로)
....보세요, 뱀파이어는 불사의 존재가 아니에요....
그래도 내 피를 원하십니까?
(두려움에 떨면서도 고개를 끄덕이는 노신부)
....그렇게 보고 싶으세요, 이 캄캄한 세상이?

노신부
(벌컥 화를 내며)
너는 남의 피로 연명하면서 네 피 한 방울 나눠 주는 건 아까워하느냐!

상현
(침착하게)
사죄경을 해주시면 드리죠.

- 89. 정원 (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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