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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여행에세이 > 해외여행에세이
· ISBN : 9788994054568
· 쪽수 : 479쪽
· 출판일 : 2014-07-25
책 소개
목차
머리말: 헤세가 들려주는 진정한 여행의 의미
1부 여행과 소풍
1. 여행에 대해
2. 머나먼 푸른 하늘
3. 한낮에 본 유령
4. 겨울 소풍
2부 보덴 호
1. 속물의 땅에서
2. 저녁이 되면
3. 여름을 향하여
4. 한여름
5. 보리수꽃
3부 이탈리아
1. 아네모네
2. 석호 연구
3. 크레모나의 저녁
4. 코모 호숫가 산책
5. 베르가모
4부 인도
1. 밤에, 수에즈 운하에서
2. 아시아의 저녁
3. 드라이브
4. 눈요깃거리
5. 어릿광대
6. 싱가포르에서 꾸는 꿈
7. 도항(渡航)
8. 펠라양
9. 갑판 위의 밤
10. 숲 속의 밤
11. 팔렘방
12. 물의 동화
13. 마라스 호
14. 캔디에서의 산책
15. 캔디에서 쓴 일기장
16. 페드로탈라갈라 산
17. 귀로
18. 아시아에 대한 추억
19. 인도에 대한 추억
20. 인도에서 온 손님
5부 방랑
1. 농가
2. 산길
3. 마을
4. 다리
5. 목사관
6. 농장
7. 나무
8. 비 오는 날
9. 예배당
10. 정오의 휴식
11. 호수, 나무와 산
12. 구름 낀 하늘
13. 빨간 집
6부 테신
1. 남쪽의 여름날
2. 남쪽에서 띄우는 겨울 편지
3. 테신의 여름밤
4. 조그만 길
5. 테신의 성모 마리아 축제
6. 몬타뇰라에서 보낸 40년 세월
7부 뉘른베르크 여행
헤르만 헤세 연보
리뷰
책속에서
현대인이 어떻게 여행해야 하느냐의 문제를 다룬 많은 책과 소책자가 있지만, 내가 알기로 좋은 책은 보지 못했다. 누군가가 유람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먼저 무엇을 할 것인지, 왜 그 여행을 하는지 아는 것이 좋다. 오늘날 도시에 사는 여행자는 그것을 알지 못한다. 도시인이 여행하는 것은 여름에 도시가 너무 덥기 때문이다. 그가 여행하는 것은 공기를 바꾸고, 다른 환경과 사람들을 봄으로써 일에 지친 피로를 풀고 푹 쉴 수 있기를 희망하기 때문이다. 그가 산으로 여행하는 것은 자연과 땅, 식물에 대한 막연한 동경이 이해되지 않는 갈망으로 그를 괴롭히기 때문이다. 그가 로마로 여행하는 것은 그것이 교양 여행에 속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가 여행하는 주된 이유는 그의 모든 사촌과 이웃도 여행을 가는데다, 또 여행을 갔다 와서 그것에 대해 이야기하며 뻐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여행하는 것이 유행이고, 나중에 집에 돌아와서 다시 무척 쾌적하고 안락한 기분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여행의 시학은 일상적인 단조로움, 일과 분노로부터 휴식을 취하는 데에 있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 우연히 함께 하고, 다른 광경을 관찰하는 데에 있다. 여행의 시학은 호기심의 충족에 있는 것도 아니다. 그것은 체험에, 다시 말해 더욱 풍요로워지는 데에, 새로 획득한 것의 유기적인 편입에, 다양성 속의 통일성과 지구와 인류라는 큰 조직에 대한 우리의 이해 증진에, 옛 진리와 법칙을 전적으로 새로운 상황에서 재발견하는 데에 있다.
‘자연’ 가까이에서 자연의 힘과 위안을 맛보기 위해서는 아름다운 장소로 여행하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널리 만연한 오류다. 뜨거운 거리를 피해 달아난 도시인에게 바닷가나 산속의 시원하고 깨끗한 공기가 도움이 된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는 그것으로 만족해한다. 그는 더 신선한 기분을 느끼고, 더 심호흡을 하며, 잠을 더 잘 잔다. 그리고 ‘자연’을 이제 제대로 즐기고 내부에 흡수했다고 생각하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귀향한다. 그런데 그는 그 자연으로부터 가장 피상적인 것, 가장 비본질적인 것만 받아들이고 이해했으며, 가장 좋은 것은 발견하지 못하고 길가에 놓아두었다는 것은 알지 못한다. 그런 자는 보고 찾아내며 여행하는 법을 터득하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