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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독일소설
· ISBN : 9791164053353
· 쪽수 : 344쪽
· 출판일 : 2025-07-30
책 소개
목차
두 개의 세계
카인
도둑
베아트리체
새가 알을 깨고 나오다
야곱의 투쟁
에바 부인
시작과 종말
해설 | 전혜린
전통주의적 작가 헤세
『데미안』에 대하여—H. 헤세의 경우
리뷰
책속에서
확실히 나는 밝고 옳은 세계에 속해 있었고, 내 양친의 어린애였다. 그러나 내가 눈과 귀를 향하는 곳은 어디에나 거기에는 다른 세계가 존재했다. 때로 그것은 나에게 낯설고 기분 나빴다. 사람들은 거기서 규칙적으로 양심의 가책과 불안을 얻었지만, 나도 역시 이 다른 세계 속에서 살고 있었다. 때때로 나는 금지된 세계 속에 사는 것을 아주 좋아하기까지 했다. 그리고 가끔 맑은 곳으로 돌아오는 것이—그것은 그렇게 필요하고 좋은 일인지 모른다—틀림없이 좀 더 아름답지 못한, 권태로운, 그리고 황량한 곳으로 돌아오는 것 같았다.
드디어 단지 불안에만 빠져 있던 나도 이야기하는 것을 시작했다. 나는 어마어마한 도둑의 이야기를 꾸며 내고 나를 그 주인공으로 만들었다. 모퉁이 물방앗간 옆에 있는 과수원에서 나는 클래스메이트들과 보통 사과는 없이, 레네트와 황금빛 나는 파르메네 같은 최고의 품종을 훔쳤다고 말했다. 순간적인 위험에서부터 이야기 속으로 나는 도피를 했다. 이야기를 생각하고 말하는 것이 술술 흘러나왔다. 곧 이야기가 끝나고, 혹시 더욱 곤란한 처지가 될까 봐 나는 온갖 노력을 경주했다. 다른 놈이 나무에 올라가 사과를 사방에 던지는 동안 우리 중의 한 놈은 항상 망을 봐야 하며, 그 푸대가 너무 무거워 드디어 그것을 열어 반을 쏟고 반 시간 뒤에 다시 와서 그들까지도 모두 가져갔노라고 이야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