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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걸으며

길을 걸으며

자크 라카리에르 (지은이), 문신원 (옮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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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걸으며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길을 걸으며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외국에세이
· ISBN : 9788994054919
· 쪽수 : 332쪽
· 출판일 : 2016-06-15

책 소개

세계 최초의 실크로드 도보 여행자이자 <나는 걷는다>로 널리 알려진 작가 베르나르 올리비에와 <걷기 예찬>과 <느리게 걷는 즐거움>을 쓴 작가 다비드 르 브르통에게 깊은 영감을 주었을 정도로 여행 문학의 고전이 된 책이다.

목차

옮긴이의 말
두 번째 판본에 앞서 여는 글
여는 글
Part 1. 보주에서 알레시아까지
Part 2. 사시
Part 3. 모르방에서 제보당까지
Part 4. 코스에서 코르비에르까지

|후기| 길에 대한 기억

저자소개

자크 라카리에르 (지은이)    정보 더보기
그리스 전문가로서 『그리스에서의 여름』, 『고대 그리스 산책』, 『헤로도토스와 함께 길을 걸으며』 등의 작품을 저술한 작가이자 저명한 비평가 겸 저널리스트였으며 연극계에서 활발하게 활동한 연극인이기도 했다. 그밖에도 초창기 기독교의 그노시스 현상(신앙을 지식적으로 해석하려는 파)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력으로 호평을 받은 『그노시스 파』 등 프랑스 문학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1991년에 아카데미 프랑세즈 그랑프리를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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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신원 (옮긴이)    정보 더보기
이화여자대학교 외국어교육과를 졸업하고 전문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느리게 걷는 즐거움》 《퀸의 리드싱어 프레디 머큐리》 《죽음의 행군》 《단순한 삶》 《마음의 힘》 《빠삐용》 《침묵의 예술》 《당신의 이성을 마비시키는 그럴듯한 착각들》 《왕비의 침실》 《화려함의 역사 베르사유》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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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걷기에 대해 쓴다는 건 터무니없는 일이려나? 글쓰기와 걷기는 서로 다른 활동일 뿐 아니라 대단히 낯설어서, 오래오래 행복하게 어울리는 경우가 드물다. 내 생각에 그 이유는 간단하다. 누구든 아무 때고 즉흥적으로 걸을 수 있지만, 갑자기 작가가 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정상적인 육체를 가진 인간에게 걷기는 선천적으로 자연스러운 활동인 반면 글쓰기는 후천적으로 습득한 활동으로, 언어를 세련되게 구사하는 능력과 세상을 보는 사적인 시선을 전제로 한다는 점을 새삼 일깨울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길을 걸으며』가 초판이 발간된 후 25년 동안 꾸준하게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이유는 분명 내가 글을 쓰는 보행자라서가 아니라 길을 걷는 작가라서 일 것이다. 길은 종이 위에 기록으로 모여 이야기로 들리고 회상되며, 작가의 재능에 따라 가뭇없이 시들어버린 기억들로 이루어지거나 생생하게 되살아나 새로운 삶을 얻기도 한다. 그래서 이 어려운 일에 몰두한 드문 작가들은-예를 들면 루소, 플로베르, 스티븐슨, 소로, 세갈렌, 루가 떠오른다-결코 자신의 두 다리는 언급하지 않고 내면의 여정과 정신의 지평을 이야기한다. 문학은 실제 지나온 먼 거리를 고스란히 되밟지 않기에, 걷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작가의 (잠재적) 재능은 장딴지의 두께나 지구력으로 평가되지 않는다.


나는 모험의 문간에 서서 첫 번째 출발지를 바라본다. 이제부터 보고 겪는 모든 것과 마찬가지로 이곳 또한 영원히 뇌리에 남으리라는 걸 알기 때문이다. 마른 강과 라인 강이 만나는 운하 가장자리에 있는 둥그스름한 낡은 탁자들이 가지런한 카페, 수문, 예인로曳引路, 왼쪽에는 앞마당에 고양이 두 마리가 잠들어 있는 거대한 저택 한 채가 있다. 예전에는 거룻배를 끄는 말들이 지나가도 거뜬했을 만큼 넓은 비포장도로의 끄트머리, 나란히 늘어서서 생기발랄하게 반짝이는 너도밤나무와 전 나무들 끄트머리에서 벌써부터 프랑스의 풍성함 너머로 원초적인 그림 같은 무수한 풍경들이 점점이 늘어선 모습이 보인다. 초원, 산맥, 들판으로 돌아가는 가축 무리, 말똥가리들이 지저귀는 어둑한 강 유역.


나는 너도밤나무 숲의 빛이 좋다. 특히 보주 지역에는 너도밤나무가 많다. 하지만 너도밤나무는 조금씩 사라지고, 소나무와 독일가문비나무처럼 성장이 빠른 수종들이 차츰차츰 그 자리를 대체하고 있다. 숲 한가운데에 자리한 나무들조차 시대의 괴롭힘을 받고 있는 셈이다. 정말이지, 나는 전나무 숲보다 조금 성기지만 명암이 더욱 짙은 너도밤나무 숲의 빛이 좋다. 거대한 줄기들은 하늘을 향해 치솟고, 매끈한 잿빛 껍질에는 햇빛이 가볍게 스친다. 그러면 머릿속에 난쟁이 지신地神들과 정령들, 신관들의 장소인 고대의 숲이 펼쳐진다. 마침 조금 떨어진 곳에, 막 폭이 넓어지는 길모퉁이에 갈로 로망 풍 묘지가 흡사 음산한 나무들에 붙들리기라도 한 듯 둘러싸여 있다. 장밋빛 사암으로 지은 무덤들은 집 모양으로 다듬어져 있고, 몇몇 무덤에는 망자의 초상이나 켈트 족의 십자가 같은 부조물의 흔적이 여전히 남아 있다. 묵직하고 차분한 빛. 묘지 말고는 아무런 흔적도 남아 있지 않은 구시가는 과연 어떤 곳이었을까? 그곳에는 온전한 모습, 무구한 과거가 깃들었으리라. 기독교는 미처 이곳까지 오지 못했다. 잊힌 역사의 나뭇잎 덤불에 묻힌 은밀한 이교 문명이다. 커다란 너도밤나무들 발치, 그 짙은 빛 속에서 무덤들은 난파선의 잔해, 망자들의 도시를 연상시킨다. 무덤의 사암 위로 그려진 망자들의 얼굴은 뜻밖의 난파로 수장되자 놀라서 눈을 커다랗게 뜨고 있는 듯하다. 나는 구시가의 작은 빈터에서 한참을 머무르다 돌과 이끼와 나무들의 신기루에서 차마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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