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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외국창작동화
· ISBN : 9788994077710
· 쪽수 : 136쪽
· 출판일 : 2014-05-20
책 소개
목차
서문 _스테판 에셀 7
6월 4일 월요일 대단한 저녁 _안느 가엘 발프 11
6월 5일 화요일 소금과 물 _클레망틴 보베 27
7월 4일 수요일 피부색 등급표 _상드린 보 43
8월 9일 목요일 작전 성공 _아녜스 라로슈 57
9월 7일 금요일 썩은 미소 _세브린 비달 73
9월 29일 토요일 끔찍한 토요일 _파니 로뱅 91
10월 7일 일요일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부르는 노래 _아넬리즈 외르티에 105
에필로그 _세브린 비달 123
옮긴이의 말 130
이 책을 만든 사람들 133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오늘 아침부터 아빠는 줄곧 머리가 어떻게 된 사람처럼 이상했다. 특히 저녁이 되자 아빠는 열렬히 응원하는 축구 팀이 결승전에 오른 월드컵 경기를 기다리는 사람마냥 흥분했다.
“여보, 어서 앉아 봐요, 조금 있으면 시작해요!”
아빠가 선거 때문에 이렇게 초조해 하는 모습은 난생처음이었다.
“아빠, 한 바퀴 돌고 와도 돼요?”
“그렇게 해라, 엄마와 나는 여기 꼼짝 않고 있어야 하거든. 십오 분쯤 있으면 선거 결과가 나오니까.”
나는 밖으로 나왔다. 동네 분위기가 정말로 이상했다. 몇 주 전부터 붉은색과 갈색이 뒤섞인 포스터들이 여기저기 벽에 붙어 있었다. ‘자유당’의 포스터였다. 보기에는 꽤 세련된 포스터였다. 부모님은 이 포스터를 보면서 뿌듯해 하곤 했다. 자유, 왠지 멋지게 들렸다. 부모님은 자유당을 지지했지만 나는 초록색이나 푸른색을 내세우는 정당의 포스터가 마음에 들었다. 내가 투표를 할 수 있는 나이였다면 초록색이나 푸른색을 내세우는 정당을 찍었을 것 같다.
거리는 쥐 죽은 듯이 조용했다. 지나가는 차도 없었고, 길에 서서 수다를 떠는 이웃 사람들도 없었다. 개미 한 마리 보이지 않았다. 동네가 텅 빈 느낌이었다.
집집마다 창문에서 흘러나오는 텔레비전의 깜빡이는 불빛만 보일 뿐이었다. 정말 오늘이 대단한 날이기는 한 것 같았다.
“이게 전부 어떻게 된 일이에요?”
시몽이 조그만 소리로 물었다.
아빠는 백미러로 시몽을 바라보았다.
“나도 모르겠다. 무시무시한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밖에는.”
이어 엄마가 거들었다.
“당신도 조심해요. 지난번에는 이민자들이 한 번도 가 보지 않은 고국으로 추방되었죠. 말도 안 되는 규칙들도 지켜야 하고…….”
시몽이 고개를 들었다.
“그런데 사람들이 모두 그냥 가만히 있는 거예요?”
엄마가 고개를 끄덕였다.
“사람들이 조금씩 이 상황에 익숙해지고 있어. 이런 일이 일어날 줄 몰랐어. 우리와는 관계없는 일인 줄 알았어. 그냥 이웃의 일이라 우리도 신경 안 썼지.”
시몽도 이런 일이 일어날 줄 몰랐다. 라디오에서 뉴스가 흘러나왔지만 시몽은 집중하지 못했다. 뉴스 소리가 아득하게 들렸다. 예전이 너무 그리웠다.
시몽이 화난 목소리로 물었다.
“두 분도 그 미친 정치인들을 뽑은 건 아니죠?”
아빠는 분명히 아니라고 말했고, 엄마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엄마는요?”
시몽이 계속 물었다.
엄마가 고개를 돌려 시몽을 바라보았다.
“나는 멋모르고 찍었어. 말만 들어서는 괜찮아 보였거든. 이런 이상한 정당인 줄 알았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