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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프랑스소설
· ISBN : 9791190669764
· 쪽수 : 416쪽
· 출판일 : 2025-07-23
책 소개
목차
1부 • 7
2부 • 87
3부 • 219
4부 • 245
5부 • 347
작품 해설 • 403
책속에서
“환자를 격리해 특별 치료를 해야겠습니다. 내가 병원에 전화를 할 테니 환자를 구급차로 옮기도록 하죠.”
두 시간 후 구급차 속에서 의사와 수위의 아내는 몸을 숙여 환자를 바라보았다. 갈증이 풀린 환자의 입에서 말이 끊기며 나왔다. “쥐새끼들!” 푸르스름한 입술은 촛농 같았고 눈꺼풀은 무겁게 아래로 축 처졌으며 호흡은 밭았고 멍울의 통증 때문에 몸이 갈갈이 찢기는 것처럼 보였다. 수위는 몸 위로 이불을 끌어 올리고 싶어 하는 것인지 아니면 땅속 깊은 곳에서 무엇인가의 부름을 받은 것인지 알 수 없었으나, 이불 속에서 몸을 웅크리고 있었고 보이지 않는 무거운 것에 짓눌려 숨이 막혀오는 것 같았다. 수위의 아내가 눈물을 흘리면서 물었다.
“더 이상 가망이 없는 건가요, 선생님?”
“돌아가셨습니다.” 리외가 말했다.
환자 몇 명만 보고는 전염병이라고 할 수 없으니 예방책만 세우면 된다. 마비, 탈수 증세, 눈의 충혈, 지저분해지는 입술, 두통, 가래, 극도의 갈증, 헛소리, 전신에 돋는 반점, 혼미한 정신, 그리고 마침내…. 그가 알고 있는 이러한 증상들을 이렇게 정리하다가 그 끝에서 한마디 말이 머릿속에서 되살아났다. 그가 읽은 의학 서적에서 이 같은 증세를 열거한 후 결론처럼 끝맺는 말이었다. ‘환자는 맥박이 실낱같이 미약해지고 몸을 약간 움직이고는 숨이 끊어진다.’ 그렇다. 이러한 증상들 다음에 환자는 마치 실에 매달린 것 같은 상태가 되었다. 정확히 환자들 중 4분의 3은 자신의 죽음을 재촉하는 이 희미한 움직임을 하려고 애쓰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