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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vs. 패션

패션 vs. 패션

박세진 (지은이)
  |  
워크룸프레스(Workroom)
2016-09-01
  |  
1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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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vs. 패션

책 정보

· 제목 : 패션 vs. 패션 
· 분류 : 국내도서 > 예술/대중문화 > 디자인/공예 > 디자인이야기/디자이너/디자인 실기
· ISBN : 9788994207728
· 쪽수 : 256쪽

책 소개

도미노 총서 3권. 패션을 렌즈 삼아 세상을 바라본다. 이 책의 1부는 온전히 패션이 어떻게 무의미해지는지 그 과정을 따라간다. 2부는 사회적 옷 입기, 즉 스타일과 코스프레에 대한 이야기로부터 시작한다.

목차

들어가며
서문: 패션을 바라보는 눈

1부 패션은 어떻게 무의미해지는가
질 샌더 대(對) 질 샌더
알렉산더 맥퀸의 죽음
톰 포드, 사라지는 패션
잉여의 종말

2부 옷은 어떻게 유의미해지는가
스타일과 코스프레
VAN, 복제 착탈식 패션의 프로토타입
패스트 패션의 도래

3부 패션과 옷의 또 다른 길
페티시와 롤리타, 망가진 마음의 힘
패딩 전성시대
케이(K), 패션의 미래가 될 가능성
비싼, 페미니즘

맺으며 어제의 옷, 내일의 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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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박세진 (지은이)    정보 더보기
패션 칼럼니스트. 패션 전문 블로그 『패션붑』(Fashion Boop, fashionboop.com)을 운영하며 패션에 관한 글을 쓰고 번역을 한다. 지은 책으로 『패션 vs. 패션』, 『레플리카』, 『일상복 탐구: 새로운 패션』이, 옮긴 책으로 『빈티지 맨즈웨어』, 『아빠는 오리지널 힙스터』, 『아메토라: 일본은 어떻게 아메리칸 스타일을 구원했는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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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2009년을 기준으로 보자면 그해 가을겨울인 FW부터 2011년까지 매우 이상한 다섯 번의 시즌이 찾아왔다. 온워드 홀딩스의 질 샌더 그룹은 공식적이고 법률적으로 '질 샌더(JIL SANDER)'라는 이름을 사용하며 라프 시몬스가 디자인한 질 샌더를 계속 선보였다. 라프 시몬스는 아마도 질 샌더라는 브랜드가 만들어낼 법한 이미지를 가지고 질 샌더라는 브랜드 로고를 달고 컬렉션을 만들면서 그 이름을 더욱 공고히 한다. 하지만 정작 프라다에서 쫓겨난 진짜 질샌더는 유니클로의 모회사인 패스트 리테일링 소속으로 자신의 작품을 선보인다. (...) 긴 시간이 흐른 후 만약 이 옷들이 발굴된다면 패션사를 연구하는 학자는 과연 어느 쪽을 질 샌더의 옷으로 평가하고 어느 쪽에 '유사 질 샌더'의 딱지를 붙일까.

LVMH를 예로 들면 가방은 루이 비통부터 아래로, 옷은 로로 피아나와 디오르부터 아래로 내려가는 위계질서를 구성한다. (…) 루이 비통 가지고는 에르메스 정도의 고급 느낌이 나지 않기 때문에 LVMH는 서류상으로만 남아 있던 소위 로열 패밀리의 브랜드 모이낫을 사들여 재론칭했고, 이걸로도 약간 모자라다 싶었는지 최고급 캐시미어로 유명한 로로 피아나도 사들여 최상급 의류 라인을 확보했다. 이건 마치 미드필더가 약하니 분데스리가에서 잘나가는 누구를 데려오자거나, 한국에 스카우터를 보내 투수진을 보강하자는 식의 프로스포츠 리그들의 움직임과 다를 게 없기도 하다.

톰 포드는 패션에 흐릿하게 남아 있던 영속성의 불길을 완전히 잠재웠고 패션이 혹시 예술 비슷한 건 아닐까 의심하던 식자들에게 "아니야"라는 10조 원쯤 되는 크기의 목소리로 답을 내놨다. 이건 물론 톰 포드 혼자 만들어낸 시장의 모습은 아니다. 큰 회사에서 괜찮은 연봉을 받으며 안정된 생활을 하던 사람들, 음악 등 대중 예술로 갑자기 거부가 된 스타 등등이 최상류층 흉내내기에 어느 정도 질려가고 있었고 새로운 롤 모델, 스타일 모델을 찾고 있었다. (...) 1900년대 초중반 기나긴 전쟁이 끝나면서 랑방이나 샤넬, 디오르 같은 디자이너들이 최상층을 차지했고, 이제 유한계급의 시대가 저물어가고 후기 자본주의 시대가 도래하면서 톰 포드 같은 디자이너들이 그 자리를 차지했다.

동일한 가처분소득을 가지고 있다면 우선 써야 하는 곳은 당연히 필수품들이다. 스타일에 대해 생각할 여유가 사라지고 실패했을 경우 회복해야 할 기회비용이 더욱 커지면서 사람들은 모험을 두려워하게 된다. 간단히 말해 자기 맘에 드는 A와 회사 다닐 때 입을 B가 있는데 A, B 둘 중 하나밖에 못 산다면 선택은 B다. 그게 싫다고 회사를 떠나면, 특히 21세기 한국 사회라면 다시 정상 루트로 복귀할 길이 묘연하다. 회사도 잡고 A도 가지고 싶다면 극복해야 할 정신적 에너지가 과도해진다. 그러므로 어느새 아예 마음속으로 처음부터 선택지는 B로 세팅된다. 실험적인 디자이너들이 사라진 자리에 남는 것은 기존 레시피를 두고 벌어지는 치열한 경쟁뿐이다.

현재를 과도기 상황으로 인식하고 유니클로 시그널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는 건 유력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즉 유니클로를 입고 있으면 '아, 저는 옷을 입어야 한다니까 입고 있습니다만, 유니클로를 입고 있으니 저 따위로 옷을 입고 있다니 하는 생각은 말아주세요'라는 신호를 보내는 거고 받아들이는 사람도 '아, 쟤는 유니클로를 입고 있으니 코디나 옷 쇼핑에는 별 관심이 없고 다른 재미있는 걸 하고 있겠구나'라고 생각하는 사회적 동의가 성립된다면 모두가 득을 보는 이상적인 균형 상태가 만들어진다. (...) 마지막으로 왜 하필 일제냐 같은 반론이 어딘가에서 있을 수 있는데 이것은 글로벌 규모의 작업이 되어야 하기 때문에 비행기를 타고 어느 나라에 떨어져도 '아, 쟤는 유니클로를 입은 애구나'라는 마찬가지 평을 들을 수 있다면 심지어 세계의 안정에도 작게나마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으로서는 유니클로 정도가 이런 일이 가능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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