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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전 한국소설
· ISBN : 9788994353593
· 쪽수 : 396쪽
· 출판일 : 2014-09-22
책 소개
목차
춘원 닮은 나_ 고정욱
유정
무명
꿈
작가 연보
책속에서
“지금 내 가슴속은 끓소. 내 몸은 바짝 여위었소. 그것은 생리학적으로나 심리학적으로나 타는 것이요, 연소하는 것이오. 그래서 다만 내 몸의 지방만이 타는 것이 아니라, 골수까지 타고, 몸이 탈 뿐이 아니라 생명 그 물건이 타고 있는 것이오. 그러면 어찌할까.
지위, 명성, 습관, 시대사조 등등으로 일생에 눌리고 눌렸던 내 자아의 일부분이 혁명을 일으킨 것이오? 한 번도 자유로 권세를 부려보지 못한 본능과 감정들이 내 생명이 끝나기 전에 한번 날뛰어 보려는 것이오. 이것이 선이오? 악이오?”
- 유정
“참 기가 막히오. 어쩌면 그렇게 빤빤스럽게도 거짓말을 꾸며대오? 내가 밥에 모래와 쥐똥, 썩은 콩, 티검불 이런 걸 고르느라 고 젓가락으로 밥을 저었지. 그래 내가 어떻게 보면 저 먹다 남은 찌꺼기를 신상더러 자시라고 할 사람 같어 보여? 앗으우, 앗으우. 그렇게 거짓말을 꾸며대면 혓바닥 잘린다고 했어. 신상, 아예 그 미친 소리 듣지 마시고 잡수시우. 내 말이 거짓말이면 마른하늘에 벼락을 맞겠소!”
하고 할 말 다 했다는 듯이 자리에 눕는다. 정이 맹세하는 것을 듣고 나는 머리가 쭈뼛함을 깨달았다.
- 무명
‘달례 같은 어여쁜 계집이 와서 매달리니 어떻게 뿌리쳐? 누구는 그런 경우에 가만둘까. 평목이 놈이 무리한 소리로 위협을 하니 어떻게 가만두어? 누구는 그놈을 안 죽여버릴 테야?’
이 모양으로 생각하면 조신은 아무 죄도 없는 것 같았다.
‘아뿔싸!’
하고 조신은 흠칫하였다.
‘평목이 놈이 나 없는 틈에 내 딸에게 아니 내 아내에게 무례한 짓을 하려 했기 때문에 그놈을 죽였다고 했다면 그만 아냐? 분해, 분해!’
조신은 제가 대답 잘못한 것을 후회하였다.
‘괜히 모두 불었다. 모례 놈헌테 속았다.’
이렇게 생각한 조신에게는 다시 마음의 평화는 없었다.
- 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