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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영미소설
· ISBN : 9788994353654
· 쪽수 : 292쪽
· 출판일 : 2014-11-05
책 소개
목차
1월
2월
3월
4월
5월
6월
7월
8월
9월
10월
11월
12월
Thnaks to
리뷰
책속에서
말라깽이들로 가득한 1980년대에 이 뚱뚱한 소녀는 작은 마을에 외로이 처박힌 채, 실컷 먹으며 살았다. 내 몸은 매일 온갖 호르몬이 뒤섞여 부글부글 끓어올랐다. 성적인 좌절과 질투, 욕정. 링컨셔에서는 이 모든 게 1990년대 후반까지도 금기시되었던 항목들이라, 나는 그 비밀스런 감정들을 학교에서 슬쩍 해온 공책 세 권에 모조리 던져 넣기로 했다. (…)
펍(pub)에서 베서니 덕분에 남자들을 많이 만났다. 내가 베서니를 좋아하는 이유이기도 한데, 베서니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남자들과 알고 지낸다. 어딜 가든 베서니 주변엔 남자들이 바글바글하다. 암소처럼 멍청한 애이긴 하지만 남자들을 만나려면 베서니를 통하는 게 최고다. 펍에서 나는 해리, 루크랑 거의 시간을 보냈다. 그 둘은 번갈아가며 날 자기네 남학교 애들에게 소개시켜줬다. 해리는 귀엽고 고급스러운 분위기이고 수줍음을 타는 성격이다. 내가 무슨 얘길 하든 거의 웃어주는 편이다. 나랑 있는 게 신경이 곤두서서 그러는 건지 아니면 정말로 재미있어서인지는 모르겠다. 루크는 쥐처럼 깡마른 체격이고, 재수 없게 빈정대는 말투를 쓴다. 나중에 루크는 베서니를 집에 바래다줬다. (그냥 친구로서 바래다준 거다. 루크는 여자친구가 따로 있다.) 그런데 아무도 날 바래다줄 생각은 안 해서 혼자 슬그머니 나왔다. 도중에 브로드 가(街)의 피시앤칩스 가게에 들러 감자튀김을 샀다. 추가로 좀 더 얹어달라는 부탁도 잊지 않았다. 뭐, 그래 봤자 튀김 찌꺼기를 좀 더 줄 뿐이긴 하지만. 지난주에 내가 운동한 양이 수년 동안 해온 것보다 많았으니 이 정도는 먹어도 될 거다.
우린 잡담을 나누고 껴안기도 하고 머리를 서로 콩콩 박기도 해가면서 놀고 있었다. 그러다 해리가 나를 빤히 쳐다보며 물었다. “너 나한테 키스 안 해줄 거야?” “글쎄, 으으으으음. 약간 문제가 있어. 난 키스를 해본 적이 없어.” “그럼 한 번 해봐.” 그리고…… 오 마이 갓!
(이런 표현 정말 싫지만!) 난 그에게 입술을 포갰다.
드디어 남자애랑 키스를 했다.
바로 해리랑!!
내가 “아, 내가 키스 너무 못하지”라고 하자 해리는 “그건 내가 평가하는 거야”라고 받아주었다. 곧 어색한 침묵이 흘렀고 이상한 낌새를 챈 내가 물었다. “해리, 너 혹시 내가 불쌍해서 키스한 거야?” 이 착한 놈은 솔직하게 대답을 했다. “부분적으로는 그래. 네가 날 좋아한단 얘길 들었어.” “그래도 완전히 동정심 때문만은 아니었지?” “그럼! 당연히 아니지. 널 정말 좋아해. 남자여자 꼭 그런 쪽으로는 아니지만.” 솔직하게 답해준 그의 인격을 난 진심으로 존경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