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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영미소설
· ISBN : 9791186639061
· 쪽수 : 320쪽
· 출판일 : 2015-08-20
책 소개
목차
1990년 1월 두 번째 노트
1991년 1월 세 번재 노트
에필로그
리뷰
책속에서
내가 두 번째 일기장을 세상에 공개하는 이유는 첫 번째 일기장을 공유했던 이유와 같다. 이 일기를 읽고 있으면 웃음이 나고, 십대 때 아무리 정신이 회까닥 돌았어도 인생은 아무 탈 없이 굴러간다는 걸 말해주고 싶어서다. 새로운 이유도 추가됐다. 첫 번째 일기장을 출판한 후, 나처럼 스스로 미쳤다고 여기는 젊은이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 자해를 하고 거울을 보며 절망하는 젊은이들. 사춘기 시절에 내가 나 자신을 얼마나 혐오했는지, 다른 친구들처럼 ‘진짜 여자’가 되고 싶은 마음이 얼마나 간절했는지를 다른 젊은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그리고 첫 번째 일기가 출판된 후, 모든 것을 다 가졌다고 생각했던 내 여자친구들이 실은 당시에 나와 똑같은 고민을 안고 살았다는 편지를 보내줬다! 사춘기는 정말이지 짜증나는 시기다. 누구에게나 십대 시절은 똥 같지만 참고 살다 보면 또 계속 살 만하다.
어쨌든, 1990년.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해피 먼데이즈 밴드가 명곡을 쏟아내고 있다. A레벨 시험이 다가오고 핀의 엉덩이는 역시나 국보급이다. 일기장 맨 끝에 여러분이 궁금해 하는 부분에 대한 답을 적어놓았다. 알고 싶은 사람이 있을 수도 있으니…….
새로운 십 년이 시작됐다! 새해다! 새로운 레이의 탄생이다! 게다가 월요일이기까지 하다. 1990년도는 제 할 일을 이미 알고 있는 걸까. 아니면 80년대가 완전히 엿 같아서 내가 더 들뜨는 걸까.
어젯밤 핀 생각을 멈출 수가 없었다. 미칠 것 같았다. 내가 ‘조금만 더 달라지면’ 나를 여자로 좋아할 것 같은 뉘앙스를 마구마구 풍겼던 것 같다. 그때까지 얼마 안 걸릴 거다. 조금만 더 달라지면 되니까. 걷기 운동을 조금만 더 해도 되지 않을까? 젠장! 핀의 여친이 될 생각만 해도 오르가슴이 폭발한다. 오르가슴 폭발이라는 게 있지도 않은 말이라는 건 알지만 상관없다. 그만큼 내 심정을 표현해주는 말은 없으니까.
저녁에 엄마한테 가서 요즘 무슨 일이 있냐고 물어봤다. 엄마가 말했다. “레이첼, 엄마가 할 말이 있어. 아드난이 영구적으로 여기서 살 수 있게 하려면 우리가 결혼을 해야 돼. (그건 나도 이미 알고 있었다.) 그리고 엄마 엉덩이에다가 아드난 문신을 새겼어.” 그러고는 “유후!” 하면서 바지를 살짝 까 내렸다. 엄마 엉덩이에 빨간 팬티를 입은 시커먼 보디빌더의 그림이 새겨져 있었다.
나는 내일 학교에 가야 하고 초서에 관한 에세이도 써야 한다.
그런 내게 엄마는 물었다. “어때?” 나는 진심으로 솔직히, 완전 끔찍하다고 말해줬다. 그러자 엄마가 말했다. “아, 재미있잖니.” 아뇨, 엄마. 재미는 앨턴 타워 테마파크에 가서 찾아야죠. 꽉 쪼이는 빤스를 입은 남자의 문신을 엉덩이에다가 15센티미터 크기로 새기는 건…… 만약 내가 그랬으면 어땠을 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