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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고전
· ISBN : 9788994407371
· 쪽수 : 192쪽
· 출판일 : 2015-11-10
책 소개
목차
학교에는 희망이 없다 / 이반 일리치·『학교 없는 사회』― 허성학
스스로 생각하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 바뤼흐 스피노자·『신학정치론』― 노규호
나는 당신을 따라 괴물로 만들어졌습니다 / 메리 셸리·『프랑켄슈타인』― 박정수
나의 몸이여, 내가 언제나 질문하는 사람이 되게 하기를! / 프란츠 파농·『검은 피부, 하얀 가면』― 마지연
배우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 스승이다 / 플라톤·『소크라테스의 변론』― 최진호
고전 및 인용문 출처와 더 읽을거리 / 저자 소개
책속에서
실제로 학교화된 사고방식은 사회 곳곳에 만연해 있습니다. 우리는 한 나라의 교육 여건을 학교 개수로 가늠하고, 가벼운 감기에 걸려도 병원의 처방을 받아야 비로소 안심하며, 경찰 인력이 많아질수록 안전해진다고 생각하는 데 참 익숙합니다. 따라서 우리는 무언가를 스스로 하기보다는 전문가의 말 한마디를 훨씬 신뢰하고, 자신의 경험보다는 전문적인 프로그램에 따라 움직입니다. 이것이 일리치가 말한 학교화된 사회의 모습입니다.
스피노자는 평화를 이루는 데 진정 방해가 되는 사람은 사람들에게서 생각하고 말하는 자유를 빼앗는 사람이라고 말합니다. 자유롭게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이 억압되면 억압될수록 우리는 그만큼 우리의 힘과 욕구, 능력을 발전시키는 것으로부터 멀어지게 될 테니까요. 스피노자에게 공동체란 사람들의 힘과 능력, 기쁨을 증진시키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었습니다. 공동체에서 권력자가 사람들의 생각과 판단하는 힘을 빼앗으려 하는 것은 자신의 권위를 위해 사람들을 복종시키려는 행위입니다.
프랑켄슈타인의 ‘자기 안에 갇힌 생각’과 ‘생각 안에 갇힌 실존’은 이 근대적 자아의 괴물적 형상입니다. 그가 괴물을 창조한 높은 탑과 외딴섬은 그의 사고를 괴물처럼 뒤틀리게 만든 폐쇄적 조건이기도 합니다. 그는 창조된 괴물에게 자신의 염원과 두려움을 털어놓을 생각은 조금도 하지 않고 도망쳐 버렸으며, 괴물을 자기만의 비밀로 만들면서 그의 내면 역시 괴물처럼 비뚤어졌습니다. 그러면서 그의 삶은, 그의 실존은 점점 자기만의 생각 속에 갇혀 버렸습니다. 현실을 생각으로, 실천을 상상으로 대체해 버린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