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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예술/대중문화 > 건축 > 건축이야기/건축가
· ISBN : 9788994452210
· 쪽수 : 272쪽
· 출판일 : 2013-05-07
책 소개
목차
역자 서문
1장. 건축적 추측과 도시적 고찰
에어로-고딕 시대의 팽창 공간
고의적 피해망상증으로서의 건축
게임은 도시의 축소판이다: 케빈 슬라빈과의 인터뷰
맨해튼의 은밀한 침실
오래된 빛
공간적 측면에서 바라본 거울의 역사
터널의 끝에서
미스 반 데어 로게인이라는 약
더 스트럭처
세계의 불가사의: 메리 비어드와의 인터뷰
2장. 지하 세계
도시의 매듭 이론
지하 도시 런던의 토폴로지
지하 운동 공간으로의 초대
지하 도시의 은밀한 매력, 데린쿠유
광산 탈취범
대테러 전쟁 시대의 지질학
하강
비밀 통로가 존재하는 곳: 패트릭 맥그래스와의 인터뷰
에든버러
대성당들의 묘지
건축물에 대한 범죄 행위
새
슬럼과 극소 불량 국가: 마이크 데이비스와의 인터뷰
암살 박물관
구름
군사적 숭고미: 사이먼 놀포크와의 인터뷰
3장. 하늘을 다시 디자인하다
웨더볼
오로라의 나라, 영국
바람을 삼키는 섬
날씨의 제왕들
기후 전쟁
공상 과학적 지역주의
날씨 박물관
4장. 음악, 소리, 소음
오디오 건축
건축물을 대체하는 사운드트랙
불량 소리 도시: 디제이/럽쳐와의 인터뷰
소리를 증폭하는 주택
소비에트 제국의 수면 실험실
소리로 가꾸는 들녘
조경을 통해 날씨를 음악으로 만들기
지질학을 활용한 사운드 머신
초대형 암초
B-플랫 음을 내는 산맥
경계를 넘어: 레베우스 우즈와의 인터뷰
황금별의 허리케인
정체불명의 생명체
액체 영화와 물 안내판
10마일 스파이럴
5장. 미래의 경관
공상적 지질학
주입된 지형
파라오의 도시
침몰하는 런던
도거랜드
인간이 살지 않는 지구
폐허 공원
지구, 서기 75억 년 후
대지의 조건
미래의 자연
화석으로서의 강
지질 전쟁
항공 재해 모의 실험
중력 사면 이동의 구조
밀턴, 원자력 신봉자
상처 입은 경관: 데이비드 메셀과의 인터뷰
더 읽을거리
감사의 글
책속에서
이 책은 엄중한 이론서가 아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면 블로그에 올렸던 내용들을 책으로 엮어낸 것이다. 그렇다고 ‘블로그’라는 단어에 혹해서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신변잡기적인 이야기들일 것이라고 만만하게 생각한다면 몇 페이지 넘기지 않아 자신의 경솔함에 멋쩍은 웃음을 짓게 될 것이다. 바로 우리가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이 책의 표지 상단에는 “건축적 추측, 도시적 고찰, 미래의 경관”이란 문구가 마치 헤드카피처럼 쓰여 있다. 이는 온라인 빌딩블로그 역시 마찬가지다. 저자인 제프 마노의 주된 관심사가 무엇인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 문구가 가리키고 있듯이 이 책에는 도시의 물리적 환경을 다루는 건축, 도시, 조경을 둘러싼 다양한 이야기들이 가득 차있다. 하지만 여느 대학의 건축, 도시, 조경 관련 강좌에서 들을 수 있는 이야기들이라고 생각하면 그 역시 큰 오산이다.
빌딩블로그는 첫날부터 고고학, 천문학, 지하 도시, 고딕 양식의 대성당들, 켈트족의 흙무덤, 화성, 옥상 녹화, 반투명 콘크리트라는 주제로 가득했다. 공상 과학 소설과 건축 이론 사이의 어디쯤에서 J. G. 발라드가 H. G. 웰스, W. G. 제발트, H. P. 러브크래프트와 조우했다. 런던 대홍수, 지진, 윌리엄 블레이크, 제임스 본드도 등장했다. 폐허, 기후 변화, 세상의 종말, 케이프 커내버럴, 하드리아누스 방벽, 호메로스도 다뤄졌다. 전혀 관련이 없어 보이는 것들도 매우 광범위하고 흥미로운 개념을 통해 건축과 연결시킬 수 있었다. 그렇다면 왜 건축이어야 하는가? 그것은 그야말로 우리가 삶의 거의 모든 순간을 인공 환경에 둘러싸여 살아가기 때문이다. 우리의 모든 경험을 걸러내는 틀이 바로 건축이기 때문이다. 우리 스스로 또는 누군가가 우리 대신 만들어 놓은 이 세계가 계획대로 잘 작동하고 있는지 따져봐야 한다. 건축뿐만 아니라 경관, 도시, 그리고 일상을 디자인하는 방식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것이야 말로 이 세계를 다시 성찰할 수 있는 지름길이며 우리가 가진 건축의 정의를 확장하는 일이다. 건축을 재 정의하기 위해 건축을 발견할 수 있는 곳이 어디이며, 건축의 가능성은 무엇이고, 건축을 만드는 사람들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던져보자. 건축학계에서는 건축이란 비트루비우스나 르코르뷔지에의 드로잉에서 찾을 수 있는 그 무엇이라 할 것이고, 현대 건축 비평가들은 파라메트릭과 자하 하디드 자체가 건축이라고 정의할 것이다. 두 경우 모두 건축에 대한 정의는 빠져나갈 여지가 없는 밀실공포증처럼 다가온다. 건축은 항상 우리를 사방에서 둘러싸고 있다. 우리는 어떤 방식으로든 형태가 부여된 환경 안에서 살아간다. 공항, 쇼핑몰에서 블록버스터 액션 영화에 이르기까지, 혹은 바이오쇼크 같은 게임 환경, 교도소, 거대한 삼나무 수림대에 이르기까지 우리 주변은 모두 구조물과 공간적인 체계들로 온통 가득 차 있다. 심지어 화성 탐사 로봇도 건축적이라 할 수 있다. 로봇 자체가 화성의 경관과 공간을 탐색하기 위한 구조체이기 때문이다. 귀신 들린 집을 다루는 소설도 건축적이다. 에베레스트 산의 등반 기지, 도쿄의 우수관, 구 소련의 폐기된 세균전 실험장, 리비아 모래 언덕의 소리 없는 노래들. 이 모든 것들이 건축적 논의의 주제가 될 수 있다.
건축에 대하여 논하고 싶다면 건축가의 작품을 논해야 한다는 논리가 지배적이다. 프랭크 게리는 건축이고, 윌리엄 버로스나 공기팽창식 장난감, 『오디세이』는 건축이 아니라는 논리다. 현 시점에서 더욱 흥미로운 건축적 사례를 찾아내고 건축 문화를 탐구하면서 분명히 해야 할 점은 단순한 건물 그 이상을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아키그램의 마이크 웹은 다음과 같이 쓰고 있다. “건축적인 난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고자 할 때에는 이 점을 기억하라, 그 해답은 건물이 아닐 수도 있다는 사실을.” 건축은 건물에 한정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