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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액션/스릴러소설 > 외국 액션/스릴러소설
· ISBN : 9788994686103
· 쪽수 : 768쪽
· 출판일 : 2013-02-18
책 소개
책속에서
“질문은,” 피렌체의 변호사 알베르토 바치가 부드럽게 말문을 열었다. “여전히 아까와 같습니다. 유산을 상속받으시겠습니까?”
부자가 된다는 건 좋은 일일까? 지금까지 그는 너무 가난하지 않으려고만 애써왔다. 돈을 쫓는 사람들을 경멸했었다. 하지만 돈이 있으면 삶은 훨씬 더 쉽고 편해진다. 무일푼이라는 것은 늘 쫓기는 삶을 의미했다.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어떤 일이 마음에 들건 들지 않건 간에 하는 수밖에 없었다.
존은 숨을 한 번 내쉬고 대답했다. “제 대답도 아까와 마찬가지입니다. 예.” 그의 목소리는 담담했다. 알베르토 바치가 미소를 지었다. 그 미소는 따뜻했고, 진심이 느껴졌다.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라고 말하며 그는 파일을 덮었다. 팽팽하던 긴장감이 조금이나마 누그러들자 존은 의자 등받이에 몸을 기댔다. 그는 정말 억만장자가 된 걸까. …(중략)… 바로 그 때, 안락의자에 앉아있던 노인이 조용히 일어섰다.
“매년 미국의 포브스(FORBES)지(紙)는 누가 최고의 부자인지 그 리스트를 발표하는데, 얼마 전까지도 전 세계에서 최고 부자는 미국의 슈퍼마켓 체인기업을 소유한 샘 월튼이었어. 최근에는 마이크로 소프트 사장인 빌 게이츠였고. 500억 달러 정도의 재산이라더군. 그 리스트에 오르지 않는 부자도 있어. 영국의 여왕이나 브루나이의 술탄. 사실은 그 술탄이 제일 큰 부자일 수도 있는데, 그럼에도 공식적으로 발표되는 일은 없지. 600억 달러 정도를 가졌을 거라고들 추정하지. 하지만 그들 백 명의 최고 부자들의 재산을 모두 합친다 해도 1조 달러의 반이 채 안 돼.”
존은 멍하니 그를 바라보았다. “후우, 굉장하네요.” 입이 바짝 말라 옴을 느끼며 그가 겨우 내뱉은 한 마디였다. “그렇게나 많은 돈을 가지고 이제 전 뭘 하죠?”
파드로네는 백발이 성성한 머리를 옆으로 기울였다. “문제의 열쇠는 예외상황에 있다고 봐야 해. 존은 그냥 다른 모든 사람들보다 약간 더 돈을 많이 가진 부자가 아니야. 존은 아무도 따라잡을 수 없이 막대하고 독보적인 경지의 부자인 거야. 이 세상 대부분 국가들보다도 더 돈이 많아. 존은 그냥 부자인 데 머무르는 게 아니라 세계를 주무를 수 있는 권력을 쥐게 되는 거지. 처음부터 바로 그 점을 확실히 알고 있어야 해.”
현기증이 났다. 그의 마지막 말은 소나기의 빗살처럼 그의 머리를 마구 두드리는 언어였다. 그에게는 이 모든 게 너무 버거운 일이었다. “잘 모르겠습니다……. 전…… 제가 그 돈을 페라리를 사는 데 몽땅 다 쓸지 어떻게 아시죠?”
“난 존이 그러지 않으리란 걸 알고 있어.” 노변호사가 대답했다. “그리고 내가 알든 모르든, 아무튼 세상에는 그 돈을 다 쓸 수 있을 정도로 그렇게 많은 페라리가 존재하지도 않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