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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인문 에세이
· ISBN : 9788994963723
· 쪽수 : 628쪽
· 출판일 : 2013-04-24
책 소개
목차
들어가는 말
1부 순전히 미국적인
건국의 아버지들과 하나님: 계몽시대의 미국 | 제퍼슨의 사생활 | 제퍼슨 vs. 이슬람 해적들 | 벤저민 프랭클린: 자유롭고 편안한 | 존 브라운: 노예제도를 끝낸 남자 | 에이브러햄 링컨: 불행이 낳은 아이 | 마크 트웨인: 미국의 급진파 | 업턴 싱클레어: 자본주의 입문 | JFK: 질병에 시달리며 은밀히 | 솔 벨로: 최고의 동화 능력 |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허리케인 롤리타 | 존 업다이크, 1부: 웃기시네 | 존 업다이크, 2부: 친절남 | 미치광이 비달 | 바나나공화국이 된 미국 | 앵글로 세계의 미래 | 정치적 동물 | 이제 죽어도 될 나이 | 전장의 무신론자들을 위한 변호 | 워싱턴 소설을 찾아서
2부 즐거움, 짜증, 실망
여자들은 왜 재미있지 않은가 | 스티그 라르손: 불을 가지고 놀았던 작가 | 애플파이만큼 미국적인 | 남자 화장실은 많은데 시간이 너무 없어 | 신십계명 | 당신의 얼굴 | 세상의 포도주 애호가들이여, 단결하라 | 찰스, 바보들의 왕자
3부 외국 이야기
아프가니스탄의 위험한 도박 | 첫째, 내부 고발자의 입을 막아라 | 틀림없어, 이건 고문이야 | 이란의 시간 끌기 게임 | 민주주의 지진학 만세 | 베나지르 부토: 운명의 딸 | 아보타바드Abbottabad에서 더 나쁜 곳으로 | 분할의 위험 | 알제리: 프랑스의 싸움 | 오리엔탈리즘에 관하여 | 에드워드 사이드: 둘이 꼭 만나야 했던 곳 | 나치 기장과 백향목 | 이라크에서 보낸 휴가 | 튀니지: 사막의 가장자리에서 | 예루살렘의 자살폭탄 | 테러범들은 어떻게 됐나? | 유년 시절의 끝: 아프리카의 악몽 | 베트남 신드롬 | 옛날 옛적에 독일에서 | 《1984년》보다 심해 | 북한: 난쟁이 인종차별주의자들의 나라 | 카스트로 왕조의 브뤼메르 18일 | 두목 우고 | 유로는 파멸할 운명인가? | 유대인 권력 과장하기 | 인도주의적 개입에 관하여
4부 말의 가치
왕이 하나님을 구했을 때 | 돼지 껍질을 먹게 해 | 덴마크를 위해 일어서라! | 금기를 피하라 | 그녀는 근본주의자가 아니야 | 소진 | 부활절 제스처 게임 | 터놓고 말해 | 역사와 수수께끼 | 말은 중요하다 | 이건 약탈이 아니었다 | L로 시작하는 또다른 단어 | ‘당신’의 시대 | 받아들여 | 아주, 아주 더러운 말 | 책꽂이의 포로
감사의 말 | 찾아보기
리뷰
책속에서
제퍼슨의 사생활
그는 자신이 “여기저기 톱니바퀴가 닳아서 더이상 갈 수 없게 된 낡은 시계”라고 말했다. 그는 창조주가 지구를 창조한 데에도 비슷한 법칙이 적용된다고 생각했을까? 그가 이런 의문을 품었던 것 같지는 않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그는 노예들이 증오스러운 처지에 대해 품고 있는 “수많은 기억들”이 두려워 노예해방에 반대한다고 말한 그 입으로, 다시 바로 “그들의 슬픔은 일시적인 것”이라고 가볍게 치부해버릴 수 있는 사람이었다.
다시 말해, 제퍼슨은 확실히 겸손하고 예의 바른 사람이었지만 화석 기록에 대한 분석 결과를 종합하여 진화론이 나오고 미생물학이 등장하기 이전에 살았던 모든 사람을 괴롭힌 유아론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그는 《버지니아 주에 관한 메모》에서 그 지역 산악 지대 높은 곳에서 조개껍질이 발견되는 이유를 결코 생각해내지 못했다). 제퍼슨은 몬티첼로의 산꼭대기에서 자신만이 우주의 중심이었으며, 그에 따른 미망에서 결코 벗어나지 못했다. 그의 죽음을 설명한 부분이 몹시 인상적으로 보이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제퍼슨은 훌륭하고 품위 있게 종말을 맞이하고 싶어 했으며 자신이 이룩한 가장 자랑스러운 업적을 통해 후손들에게 제대로 기억되기를 바랐지만, 자신 앞에 놓여 있는 것은 소멸밖에 없다고 추측했던 것 같다(그는 존 애덤스에게 ‘희망’도 ‘두려움’도 느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가 임종의 자리에 종교를 막론하고 성직자의 참관을 요청하지 않았던 것만은 확실하다.
JFK: 질병에 시달리며 은밀히
역사가의 임무는 실제로 일어난 일을 기록하고 평가하는 것이라는 점이 케네디와 관련해서는 왜 인정받지 못하는가? 만약 케네디가 죽지 않았다면 반드시 더욱더 격심한 질병에 시달렸을 것이라는 사실을 왜 잊어버리는가? 케네디 추종자들은 대개 비교적 진부하고 평범한 현실에 신비로운 추억의 분위기를 덧씌워서 타협을 시도한다. … 케네디 형제는 한편에서 이처럼 아무런 이득도 없이 히스테리 환자처럼 마구 날뛰었지만, 지극히 대조적으로 진정으로 다급하고 헌법에 따라 반드시 수행해야 하는 책임이었던 인권 문제에 대해서는 마지못해 한 번에 1밀리미터씩 무겁게 발을 움직였다. 도저히 피할 수 없는 문제 앞에서 그들은 해외에서 신파극을 연출하며 보여주었던 화려함을 버리고, 최대한 속도를 늦춘 지구전에 매달렸다. 로버트 케네디는 적어도 신체적으로는 튼튼했으므로, 케네디 정권의 이런 변덕을 각성제와 진통제 탓으로만 돌리는 것은 공평하지 않은 듯하다. 그러나 로버트 달렉이 자신도 모르게 증명하고 있듯이, 이 가설을 완전히 무시하는 것 또한 대단히 신중하지 못한 일이다. 케네디 일파의 평판을 유지해주는 것은 이제 추종자들의 감상적인 의지뿐이다. 그들은 박수를 치면서, 기운이 다해 깜박거리고 있는 팅커벨이 사라지게 내버려두면 안 된다고 입을 모아 외친다. 아이들이 요정을 믿는다고 외치는 것은 용서해줄 수 있지만, 그 앳된 목소리가 노망난 목소리로 바뀌면 조금 불길하다.
이제 죽어도 될 나이
이 나라에서 사형선고를 받는 어른들은 모두 사악한 놈들 아니면 가련한 실패자들 아니면 무고한 낙오자들이다. 그러나 사형선고를 받은 아이들은 동류 중에서도 낙오자들이다. 10년 전 〈미국 정신의학 저널〉에는 네 개 주에서 청소년 사형수들을 조사한 연구 결과가 실렸다. 청소년 사형수는 모두 열네 명이었는데, 그중에 아이큐가 90을 넘는 아이는 두 명뿐이었다. … (혹시 여러분이 궁금해할까봐 하는 말이지만, 여러분 생각대로 이들 중에는 흑인이 유난히 많았다. 조지 스티니의 피해자가 흑인이 아니었던 것처럼, 그도 흑인이 아니었다면 1944년이라 해도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전기의자에 앉았을 것 같지는 않다). … 지난해 4월에 텍사스에서 처형당한 조지프 존 캐넌은 문맹이었으며, 뇌를 다쳤고, 성적으로 상처를 입었으며, 경찰에 붙잡혔을 때 심하게 약에 중독된 상태였다. 겨우 열일곱 살이었는데 말이다. 그는 열다섯 살 때 자살을 시도했으며, 자신을 면담한 사람들에게 좋은 일을 겪었던 기억은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 (약물 주사를 통한 그의 처형은 교황 성하의 반대를 조지 W. 부시 주지사가 묵살한 뒤 이루어졌는데, 주삿바늘이 캐넌의 팔에서 ‘튀어나와’버리는 바람에 증인들은 휘장을 치고 ‘새’ 혈관을 찾는 동안 기다려야 했다). … 변호사와 슬픔 상담가와 영적인 각성 기술자와 화려한 정신과 의사들이 차고 넘치는 이 나라는 앞으로도 계속 요즘 애들이 도대체 뭐가 잘못되었는지 모르겠다며 고민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