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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95181966
· 쪽수 : 393쪽
· 출판일 : 2008-11-07
책 소개
목차
미애의 여행
작가 후기 - <미애의 여행>을 다시 출간하면서
<미애의 여행>(1997)의 ‘생성사’/‘수용사’ 자료
저자소개
책속에서
뜨거운 눈물이 콧잔등을 스쳐 뺨을 타고 주르륵 흘러내렸다. 그저 알 수 없이 가슴 미어지게 아련한 슬픔이 사나운 바다 물결처럼 나를 송두리째 삼켜버렸을 뿐이다. 가슴이 미어지듯 저려오는 슬픔을 삼키며 나는 주르륵 흘러내리는 눈물을 지울 생각도 안 했다.
그리워하는 것이 아니라, 부러워하는 것이 아니라, 원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가슴 미어지게 나를 슬프게 하는 저 따뜻한 불빛!
나는 독일에서 ‘원천적’이란 주제에 몰입하여 그 개념과 결부시켜 이런 ‘나의 것’을 풀어보려고 애를 썼었지. 분명 그건, 그리운 어머니나 따뜻한 고향, ‘즐거운 나의 집’과 같은 그런 것들과는 거리가 먼, 어떻든 무언가 전혀 다른……
아, 그것은 바로 ‘나의 불빛’이 아닌가. - 본문 322-333쪽 중에서
정확히 7월 7일, 8일, 9일…… 거의 일주일 미애가 여기 투숙했다는 입증자료를 발견했을 때 금방 미애를 만난 듯 너무나도 반가웠다. 이 세상에 ‘문자’를 제외한 입증이란 게 또 있을 가, 라고 감탄하는 순간 나는 온통 미애(美愛) 찾는 작업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마치 내가 칸트 논문 쓸 때 그랬던 것처럼 ‘미의 목적 없는 합목적성’이라는 주제에 나는 정신없이 몰입했다. - 본문 65쪽 중에서
‘문화권의 차이’라는 단어를 내뱉은 그 불한당 같은 그놈들의 모욕적인 언사 때문에 그녀의 견해를 두둔하는 의견을 개진하지 않을 수 없었지만 어쨌든 내가 그녀의 미관을 지지했던 골자는, (칸트에 의하면) “아름답다는 것은 누군가 그의 마음에 그냥 그저 그렇게 단순히 마음에 드는 그 사람에게서 대상의 존재와 상관없이, 그것을 고려하지 않고 생각하더라도 그 대상을 소유하려고 하는 욕망 같은 그런 유의 것에 대한 관심이 없는 것”이라는 점이다. 그러기에 미애가 이야기한 미의 느낌, 곧 그것의 눈에 보이게 드러난 현상, 즉 크리슈나 이야기에서의 ‘혼절’이야말로 ‘목적 없는 합목적성’을 그 바탕으로 하고 있는 ‘마음에 드는 상태’로서의 미를 가장 완벽하게 드러내주지 않느냐, 라는 나의 주장이었다.
하지만 그 날 세미나에 참석한 학생들 모두가 미애를, 그녀의 미관(美觀)을, 처절하게 공격하지 않았던가. - 본문 67-68쪽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