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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세계의 소설 > 기타 국가 소설
· ISBN : 9788995181973
· 쪽수 : 310쪽
· 출판일 : 2009-02-23
책 소개
목차
하인리히 뵐_통계에 함께 셀 수 없는 애인
요한 페터 헤벨_예기치 않은 재회
볼프강 보르헤르트_세 명의 칠흑처럼 검은 왕들
프란츠 카프카_시(市)의 문장(紋章)
토마스 만_기차 사고
후고 폰 호프만슈탈_672 번째 밤의 동화
마르케스_마꼰도의 비를 관찰한 이사벨의 독백
마르케스_포르베크 부인의 행복한 여름
마르케스_사랑을 넘어서 지속되는 죽음
로더리히 펠데스_옭아매기
로버트 무질_허수(虛數)
헤르만 헤세_대학입학시험
페터 빅셀_어긋난 시대의 어긋난 이야기
페터 빅셀_이 문장들
페터 빅셀_여행 떠나기의 문법
역자후기
페터 빅셀과의 대화 - 작가는 거짓말쟁이지요
번역 텍스트 출처제시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나의 조그만 애인이 이 다리를 건널 때면 ―그녀는 하루에 두 차례 지나간다.― 그때 나의 심장은 멈춰 선다. 지칠 줄 모르는 내 심장 박동은, 그녀가 가로수 길로 접어들어 보이지 않게 될 때까지 그냥 멈춰 작동하지 않는다. 그리고 이 순간에 지나가는 사람들 모두를 나는 그들에게 침묵한다. 이 2분간만은 나에게, 오직 나에게만, 속하는 것이다. 그녀를 나에게서 앗아가지 못하게 할 것이다. […] 만일 그녀가 다른 쪽 보도에서 숫자를 세고 또 세야만 하는 침묵하는 나의 입을 지나가게 되면, 그때도 나의 심장은 다시 멈추어 선다. 그리고 그녀가 더 이상 보이지 않으면, 나는 그때야 비로소 다시 수를 센다. 사랑에 빠진 나의 눈앞에서 몇 분 동안의 행진하게 되는 행운을 얻은 모든 사람들은 통계의 영원성 속으로 들어가지 않는다: 유령 같은 그림자 남자들과 그림자 여자들. 통계의 제2 미래에 함께 행진하게 되지 않은 부재(不在)의 존재들(nichtige Wesen)……. - 본문 8~9쪽, '통계에 함께 셀 수 없는 애인' 중에서
그는 그녀의 아름다움에 사로잡혔지만 그러나 동시에, 그녀를 자신의 팔에 끌어안는다는 것은 그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을 분명히 알았다. 그는 그 하녀의 아름다움이 그로 하여금 동경에 가득 차게 하지만, 그러나 그의 욕망을 채울 수 없다는 것을 잘 알았으며, 그래서 그는 그의 시선을 오랫동안 그녀에게 향하지 않았고, 방 밖으로, 바로 골목길로 나갔으며, 그리고 어떤 기이한 불안에 싸인 채 집들과 정원들 사이로, 협소한 그늘 속에서 계속 걸어갔다. […] 그의 머릿속에서는 자기도 모르는 새에, 마침내는 괴롭히면서, 그의 의지에 반해, 한 시인의 시구(詩句)가 계속 반복되었다: “하늘거리는 카네이션의 줄기에서, 무르익은 곡식알맹이의 방향(芳香) 속에서, 당신은 나의 동경(憧憬)을 자극 했지요; 그러나 내가 찾아 헤맸던 당신을 발견했을 때, 당신은 내가 찾던 그것이 아니라 당신 영혼(靈魂)의 자매였소.” - 본문 58~59쪽, '672 번째 밤의 동화'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