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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교육학 > 교육에세이
· ISBN : 9788995641842
· 쪽수 : 231쪽
책 소개
목차
책머리에
제1장 해뜨는 교실
향기로운 선물
딱지 때문에
누야, 우리 선생님은?
평범했던 날의 삽화
매미
우리가 더 재미있어
생쥐 때문에 못살아
이 삼각관계를 어쩌면 좋아
제2장 목마른 아이들
날개 잘린 나비
늦둥이 딸
프리지어 향기
학교 끝났어요
그래, 실컷 울어라
섬집 아기와 클레멘타인
아홉 살의 성탄 선물은
아빠의 무덤
제3장 네가 있어 내가 행복하다면
가을 산책
분홍빛 목소리
사탕과 사랑
예쁜 무덤
봄의 유혹
찔레 열매
선생님 냄새
팬티 이야기
첫 포도를 따면
이런 촌지 어때요?
제4장 미안해, 정말 미안해
수수꽃다리도 이해할 거야
거짓말
휴지통에 버린 그림
슬픈 비밀
남자는 골치 아파
돈을 많이 벌겠습니다
도청도설(道聽塗說) 일지라도
저자소개
책속에서
수업 준비 끝. 곧 장학사님께서 우리 교실에 들르실 게다. 그런데 바람 때문이었던가? 앞부문만 빼고 교실 천장을 둘러싸고 만국기처럼 걸어놓은 그림 한 장이 뜯겨져서 교실 바닥에 팔랑 떨어진다. 교실 옆과 뒤쪽으로는 철사줄을 매어 놓고 아이들이 그린 그림을 만국기처럼 걸어놓았다. 나는 수업을 하다 말고 얼른 그 그림을 주워서 휴지통에 버린다.
(...) 한 녀석이 찰흙 공작을 하다 말고 휴지통 쪽으로 간다. 에그, 눈치도 없는 녀석. 나는 아이에게 빨리 자리로 들어가라고 주의를 준다. 입은 웃고, 목소리는 상냥하지만, 아이를 바라보는 눈에는 힘을 주어 아이에게 위협을 가한다. 아이는 무언가 말할 듯하다 제 자리로 들어간다. 장학사님께서는 10여 분간 우리 교실에서 수업을 참관하고 다른 교실로 가셨다. (...) 한 녀석이 또 휴지통으로 간다. 아까 그 녀석이다.
"넌 왜 자꾸 휴지통으로 가니?" 무엇을 버릴 것도 아니면서."
나는 아이의 빈손을 바라보면서 무심코 묻는다. 아이는 내 물음에 대답도 하지 않는다. 나는 아이가 왜 휴지통으로 가는지 무척 궁금해진다. 아이는 휴지통 속에 손을 집어넣더니 무언가를 찾아낸다. 나는 아이가 무언가를 찾아 무릎 위에 펼쳐 놓고 가만가만 반듯하게 펴고 있는 모습을 눈물을 글썽이며 바라보다가 와락 울음을 터뜨리면서 아이를 껴안아 버린다.
"미안해. 미안해. 선생님이 잘못했어. 선생님이 잘못했어."
아이는 조금 전에 내가 급한 마음으로 구겨서 휴지통에 버린 그 그림을 찾아내서 펴고 있었던 것이다. 자기 그림이었다. - 본문 200~202쪽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