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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외국에세이
· ISBN : 9788995828854
· 쪽수 : 320쪽
· 출판일 : 2008-08-07
책 소개
목차
- 머리말
자연채집
온순하지 않은 램
아이스크림
올빼미
프로크루스테스와 문화전쟁
도망자 콜리지
우편물
이사
면으로 된 천 한 장
북극의 쾌락주의자
커피
물속에서
- 참고문헌
- 감사의 말
- 옮긴이의 말
리뷰
책속에서
우리는 한때 살아 숨쉬었던 것들 뿐 아니라 생명을 담고 있던 것들도 전시했다. 버려진 얼룩뱀 가죽, 매미의 외피, 덤불어치 새의 얼룩덜룩한 알, 꾀꼬리의 길게 늘어진 둥지 등……. 치실로 연결해 천장에 대롱거리는 복어는 또 어떻고. 남동쪽 구석으로는 표범, 호랑이, 북극곰, 토끼, 수달, 뉴트리아. 밍크 등 동네 모피 재단사가 코트를 재단하고 남은 털 조각들을 붙여 두었다.
그 옆에는 사람 크기만한 스티로폼 조각이 있었는데, 그 속에는 수백 개의 깃털을 쑤셔 넣어 두었다. 서쪽 벽에는 말린 모래상어를 못질해 둬서 꼭 십자가에 못 박힌 악마처럼 보였다. 선반이며 카드놀이용 탁자에는 다른 것들과 더불어 쥐 박제, 박지 박제, 살모사 해골, 호박벌새 둥지, 보관대에 올려놓은 타조 알, 석화된 커다란 나무 조각, 암모나이트와 유공충 화석,
말린 도롱뇽 몇 마리, 죽은 타란툴라 독거미, 죽은 전갈 세 마리, 향유고래 이빨 한 개, 우리가 아기였을 때 이 한 상자, 백로의 발 하나, 오징어가 든 표본병, 아기문어가 든 표본병, 사람 촌충이 든 표본병 등이 놓여 있었다. 나는 열 번째 생일날 이 촌충을 받고 “내가 정말 갖고 싶었던 거잖아!”라고 비명을 질렀다고 한다.
조류 및 동물 해골도 열두 개쯤 있었는데 도로에서 죽은 것들을 가져다 표백제로 씻어낸 것이었다. 락스에 담가 목욕재개를 기다리는 동안 어머니는 이 시체들을 알루미늄 호일에 싸서 냉동실에 넣어 두는 것을 허락하셨다. 어머니가 저녁거리와 혼동하는 일이 없도록 이름표를 잘 붙여 두라는 조건으로 말이다.-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