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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96084259
· 쪽수 : 333쪽
· 출판일 : 2008-06-17
책 소개
목차
1부 이정표
내 첫사랑은 월화의 전신이다
나는 열다섯 이후로 더 이상 여자를 사랑하지 않았다
어둠의 시작
불수의정
그때 나에게 수리재는 하나의 경계였다
처참했던 그날 아침
잠에서 깬 늦은 오후
수련회
비. 바람. 구름. 아주 가끔 햇볕이 남
바다는 깊고 영혼은 무거웠다
환락시
2부 이정표
행복과 평화의 시소
사십일 Ⅰ
사십일 Ⅱ
사십일 Ⅲ
제삿날
두 번째 약혼식
분노는 항상 주관적이다
하나님 골탕 먹이기
저자소개
책속에서
거절하는 수미를 붙잡았다. 사실은 이상하리만큼 마음이 허전했다. 수미를 보내고 나면 내 영혼이 환락을 좇아 도심으로 날아갈 것만 같았다. 고통을 당할 땐 다시는 입에도 대지 않으리라, 다시는 입에도 댈 수 없으리라 생각했던 술. 또다시 마시고 싶어질 것 같았다. 매일 같이 분주하기만 했던 나. 일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 찼던 머리. 끊임없이 공부하고, 상담하고, 예배드리고, 기도하던 일상. 그러나 율오리에 오고부터 메울 수 없는 공백이, 비어 있는 시간이 너무 많아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곳으로 잡념이, 욕망이, 그리움이, 헛된 망상이, 현란한 네온사인 불빛이 자꾸만 스며들어왔다. 나를 지켜보고 있던 것은 하나님이 아니었다. 교인들. 사람들의 시선이었다. - 1권 본문 201쪽에서
변명인지. 하소연인지. 그도 아니면 당당함인지. 분간이 가질 않았다. 확실한 건 월화의 볼에 눈물이 흐르고 있다는 것이었다. 눈물은 수백 가지의 메타포를 담고 있었다. 그 메타포가 몸속에 흐르고 있는 월화에 대한 기억을 되살리고 마음을 덥혔다. 메타포는 몸이나 마음과 관계된 모든 것들을 녹여냈다. 추잡한 과거와 불행이 예측 되는 미래가 사라졌다. 메타포는 내 앞에선 저 가련한 여자 아이만 바라보게 하는 창문 같은 것이었다. 불쌍하고. 불행하고. 측은하고. 마음 아팠다. 참으로 에쁘고. 참으로 사랑스러웠다. 어떻게 막 피어난 꽃송이 같은 저 아이를 울릴 수가 있단 말인가. - 2권 본문 148쪽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