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와 소통

머리글
민변의 짧은 역사
민주정부 10년의 경험으로부터 되돌아보게 되는 것 최장집
시민참여형 통일운동 제안 백낙청
우리는 도대체 어디로 어떻게 가야하는가 한홍구
문명은 충돌하는가 정수일
법의 세계, 상상력은 유효한가 김민웅
대중예술 속에 나타난 법 이영미
섹스로 풀어보는 부부 이야기 오한숙희

여러분의 모임이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인데, 실은 민주주의 문제가 남북 간의 합의에서 한번도 명시된 적이 없습니다. 7.4공동성명에는 자주.평화.민족대단결의 세 원칙만 들어가 있고, 기본합의서에도 상호체제 인정, 존중, 그런 것이지 민주주의에 관한 언급이 없어요. 6.16공동선언도 인도주의사업에 대한 언급은 있지만 민주주의에 대한 언급은 없습니다. 왜 그런가 하는 것은 쉽게 짐작할 수 있는 일이죠.

민주주의의 개념이나 내용에 대한 남북 간의 인식이 너무 차이나기 때문에 민주주의 얘기가 나오면 결국은 현 단계에서 가능한 화해.협력조차 불가능해질 염려가 많으니까 뒤로 미뤄놓은 것이겠지요. 그런데 시민참여형 통일이라는 것은 사실 민주주의적 방식의 통일이라는 의미와 통합니다. 절차적인 민주주의라는 것도 일반 국민이 국정운영에 어떻게 참여하는지 그 절차를 규정해놓고 그것을 준수하는 것을 말하지요.

좀 더 실질적인 민주주의를 말할 때는 여러 가지 내용이 있지만 일반시민들이 자기 삶의 주인으로서 실질적인 권리행사를 얼마나 하느냐, 경제를 포함한 사회의 운영에 대해 얼마나 참여하는가 하는 것이 중요한 기준이 된다고 봅니다. 그런 민주주의 문제가 당국자간의 합의에서는 10.4선언에서도 여전히 빠져 있는 상태입니다. (57~58쪽, '백낭청 시민참여형 통일운동 제안'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