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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명상에세이
· ISBN : 9788996141211
· 쪽수 : 207쪽
목차
들어가며
첫 번째 묵상, 삶
명예, 의무, 조국 ? 자살하려는 사람들에게
최진실 씨의 자살
“사는 것이 힘들어.......”
태산과 험곡을 넘는 코스에 대한 단상
지금 우는 사람들아
보 리 수
황금빛 석류를 보다.
깊은 슬픔
단풍나무
겨울이 깊어갑니다.
임이여, 들으시나요. 내 손 쳐드는 소리를
지바고의 실수
지바고를 보고
동백꽃
꼬리를 잘라야 하는 시간
진실은 천천히 온다.
부패한 사람이 부패한 사람을 판단할 수 있는가?
횡설수설
훌륭한 여성
엘레오노라 두제를 아십니까
어떤 남성과 결혼할까 -사랑에 대한 여성들의 본성
2차 재판을 받고 나와
메리 크리스마스
바이칼 호수
커피 나누기
구렁이
두 번째 묵상, 믿음
저 풍랑 위로 달려가게 하소서
내 안의 악독惡毒
폭 설
부활절입니다.
나의 하나님
어찌 된 영문인지
불성실
겸손에 대하여
바울은 왜 자기 얘기를 썼을까?
네 가지 경우
금송아지
솔로몬은 지혜가 있었을까 ?
나는 너의 하나님이다.
히틀러 광기의 시대에 독일 기독교인은?
종교와 사상
세 번째 묵상, 사람과 세상
노숙자는 빈대나 벼룩이 아닙니다.
타인의 선의에 의존하는 시스템은 위험하다.
사람, 사람들
마음이 찢어진 사람들
음해를 당하는 사람이 음해에서 벗어날 길은 있는가?
세상에서 ‘분리'하라.
- 분리, 성별聖別 그리고 용서
여호와 하나님께는 시간과 장소가 따로 있다.
(북의 처형장으로 떨어진 22명을 기리며)
Rivers of Babylon; 바빌론 강가에서
백점이어서 지지한 것 아닙니다.
두바이 아닌, 이스라엘을 배우라.
사탄전략의 중대 축은 ‘공평’ 입니다.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저자소개
책속에서
광안리 앞바다에 밤 11시 넘어 아이와 나가 선 적이 있다. 별도 없이 캄캄한 하늘에 달만 동그랗게 높이 떠 나와 아이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5살이 채 안되었던 딸아이는 그저 바닷가에 왔으니 바닷물이 들락날락 하는 근처에서 추우니 들어가진 못하고 노닐고 있었는데, 나는 그 뒷모습을 보며 저 물 속으로 아이를 데리고 걸어 들어가야 하나를 생각하고 또 생각했었다. 하늘 높이 떠 있던 달이 아니었다면 그냥 그 검은 물속으로 들어갔을 지도 모른다.
자살이란 말을 생각하니, 또 한 가지가 떠오른다. 나이 일곱 살일 적의 일일 것이다. 어머니가 약국에 가서 약을 사오라고 이름을 적어주어서 약국으로 갔더니 약사가 쪽지를 보고는 머리를 갸우뚱했다. 누가 사오라 그랬니? 이것은 이렇게 많이는 안 주고 또 너에게는 팔 수 없는 약이다. 대충 그렇게 그 약사는 설명했던 듯 했다. 돌아와 어머니에게 그 말을 전하였더니 아무 말이 더 없으셨다. 그런 엄마를 등 뒤에 하고 밖으로 걸어 나오며 어렴풋이 엄마가 죽으려고 하는 약을 사오라고 시킨 거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중략)
불행히도 노숙자들은 벼룩이 아닙니다. 오히려 남대문 그 말 못하는 무형문화재로서는, 밤에라도 그의 온기를 필요로 하던 노숙인들이 소중하고 가까운 친구와 같았을 지도 모릅니다. 자기가 죽고 난 후에야 숭례문 운운하며 온갖 아첨을 다 발라하는 무리들이 역겨웠을 것입니다.
노숙자는 빈대나 벼룩이 아닙니다. 남대문, 숭례문 이상의 품위를 그들도 가질 필요가, 욕구가, 이유가 충분히 있는 우리와 똑같은 인간입니다. 남대문의 전소를 슬퍼하기 전에 인간을 귀찮아하는 우리 내면의 인간성 없음을 더 슬퍼해야 옳을 것입니다. 노숙인을 귀찮아 하는 그들 마음의 저변에는 자기들은 그런 처지로 떨어지지 않는다는 교만이 들어있으니 패악한 일입니다. _노숙자는 빈대나 벼룩이 아닙니다. 中
우리가 고통을 겪는 시간이 아무리 긴들, 고통은 마치 터널 속을 지나는 일과 같아서 묵묵히 걸어가노라면 터널은 끝나게 되어 있다. 터널 속이 깜깜하다 하여 거기 그대로 주저앉아 퍼지고 울기만 한다면 그에게 터널은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이 터널 속에서 힘들어도 매일매일 단 한 걸음이라도 포기하지 말고 걸어가야 한다는 현실이고, 때로는 하루하루 살아지기만 하는 그런 날들로 이어갈 지라도 그저 이어가기만이라도 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그보다 더욱,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들이 천당에 예수님과 더불어 같이 가야만 하는 존재라는 것이다. 이것만이 성경 말씀대로 온 세상에서 모든 것을 바쳐 반드시 가져야 할 축복, 단 하나의 진주이다.
나는 이제 이해하게 되었다. 어머니가 내게 쏟아 퍼붓던 그 많은 독설이 아니었던들, 어머니는 어쩌면 일찌감치 세상을 포기하고 자살하는 길을 선택하였을 지도 모른다는 것을. 어머니는 그것으로 생의 무게를 견디고 계셨을 뿐이었다. 그리고 그 유산을 내가 나에게서 끝내고 더 이상 내 딸에게 전수하지 않게 되었음은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의외로 많은 부모들이 인생의 암초를 만날 적에 다른 누구도 아닌 자녀들에게 독을 쏟아 붓고 살고 그 자녀들은 또 그 자녀들에게 그리한다. 때때로 그런 상황은 비로써 살부, 살모 라는 극한적인 범죄로만 우리 눈앞에 드러날 뿐이다. 이것을 내 대에서 끝낸다는 것은 그러므로 너무 중요한 일이다. 다른 모든 이들도 나처럼 그럴 수 있기를..........(후략) - 저자 서문 中
일 년 전인가 TV의 모 프로에 황학동 벼룩시장의 어느 좀 어눌한 분의 얘기가 나온 적이 있습니다. 정신이 약간 모자란 사람으로 주위에서 치부하는 이 분은 오백 원짜리 수첩을 리어카에 놓고 파는데, 눈이 오건 비가 오건 하루도 빠짐없이, (아마 설날만 빼고) 나와서 장사가 되건, 아니 되건 변함없이 그 자리를 지킨다고 합니다. 말도 없고....... 그 취재진이 질문을 이것저것 하다가 “왜 이렇게 사십니까?"라고 묻자 그 말에 대한 오직 한 마디 대답, “의무잖아요!"라고 하셨습니다. 그 날 그 분은 저에게 삶을 살아내는 것이 우리의 의무임을 깨우쳐 주셨습니다. 지금 대한민국의 이 곳 저 곳에서 자살을 생각하고 있을 수많은 좌절한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이 이 ‘의무’라는 단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