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팔러간 나그네

머리말

제1부 엉거주춤 출타

이른 아침에
엉거주춤 출타
보리밭
님
이리 끌고 저리 끌며
자지구름장
키 작은 홍매화 한 그루
야생화
햇살
아기 산토끼
.
.
.
(중략)

제2부 꿈 팔러간 나그네

회천 앞바다 방파제에서
꿈 팔러간 나그네
빗줄기
바람 없는 아침
민들레 홀씨가 부럽습니다
노을 타듯 붉은 꽃
고무신 한 짝
청다리도요새
흐르는구나
더 크게 울거라
.
.
.
(중략)

제3부 차(茶) 한 잔 하시지요

달 밝은 밤에
떡국
떨어지는 해를 담으며
몰아치는구나
물
바람소리 보았지
배꼽을 후비며
사자가
도랑물
차(茶) 한 잔 하시지요
.
.
.
(중략)

제4부 아이야 네가 있구나

세 번 놀랐네
마지막 인사의 편지
도 배
산길
바람 없는 아침
설거지할 것은 없고
아이야 네가 있구나
아이처녀
아이고 매정한 우리 님
목욕을 하는구나
.
.
.
(중략)

제5부 엄니 젖가슴

고무신에 비친 하늘
청국장 냄새가 좋다
꿈 따라 가신 님
먼 산에
모친(母親)의 허상(虛像)
빈 집에서 핀 접시꽃
엄니 젖가슴
오늘이 기일이구려
산소에 서서
내 어찌 불효라 하지 않으리
오늘 길 떠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