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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철학 일반 > 교양 철학
· ISBN : 9788996515364
· 쪽수 : 283쪽
책 소개
목차
서문
행복
인식
도덕
미와 예술
자유
법과 정의
뇌와 정신
신과 신앙
논리와 언어
공간과 시간
자아
참고 문헌
찾아보기
리뷰
책속에서
행복을 주는 기계를 상상해보자. 당신은 이 기계에 연결되어 건강, 사랑, 친구, 섹스, 자유, 성공, 부, 명성 등 소망하는 모든 것을 체험할 수 있다. 그러면 당신은 완전히 행복할 것이다! 함정은 당신의 체험이 환상이라는 점이다. 하지만 당신은 그 기계에 연결되자마자 모든 것을 실재하는 것으로 느낀다. 이제 당신은 실재의 삶과 체험될 소망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기계에 연결할 것인가? 그렇다면 얼마 동안이나 그렇게 할 것인가?
당신의 절친한 친구가 절망의 나락에 떨어졌다. 여자 친구가 결별을 고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당신은 괴로워하는 친구를 홀로 남겨두고 계획대로 여행을 떠나도 좋을까? 우리는 이런 도덕적 문제에 직면하면서 살아간다. 이를테면, 병든 어머니를 돌봐야 할까? 위기에 처한 회사를 구해야 할까? 동료를 속여도 될까? 수입의 10퍼센트를 기부해야 할까? 비인간적인 조건에서 만든 옷을 사야 할까? 고기를 먹어야 할까? 국가는 테러 방지를 명목으로 시민의 개인적인 비밀을 캐내도 좋을까? 기형아를 낙태해도 좋을까? 얼마나 자주 휴가를 신청해야 좋을까? 자신을 혹사해도 좋을까? 히틀러를 죽여도 좋을까? 폭탄 테러 용의자에게 자백을 받아 수천 명의 무고한 인명을 구하기 위해, 그의 어린 딸을 고문해도 될까?
책임이란 두 가지 선택지 가운데 하나를 선택할 수 있음을 전제한다. 적어도 그렇게 보인다. 강제되거나 다르게 할 수 없는 사람은 그가 행한 것에 책임을 지지 않는다. 예를 들어, 은행 강도가 총으로 위협해서 은행원이 금고를 연 경우 은행원은 은행 파산에 아무 잘못도 없다. 그는 달리 행동할 수 없었고, 자신의 목숨이 달려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르게 행동할 수 있는 사람만 책임이 있다.”는 원칙은 예외 없이 타당한가? 마피아가 관여된 사고실험은 그 반대를 시사한다. 즉, 당신에게는 어떠한 선택지도 없다. 오로지 살인만 결정할 수 있다. 자신의 충동에서 자유롭게 살인을 결정하든가, 당신 뇌에 심긴 마이크로칩 때문에 마피아에 의해 부자유하게 살인을 결정하게 된다. 당신은 이웃 살해 이외의 다른 것을 할 수 없다. 그럼에도 적어도 첫 번째 경우 사람들은 당신의 살인에 책임을 부과할 수 있다. 그러므로 우리 행위에 책임을 지는 데에 필요한 자유는 우리가 다르게 행동할 수 있는 것을 전제하지 않는다. 양립주의자는 자유도 책임도 모두 다르게 행동할 수 있음을 전제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그 반대편에 선 양립 불가론자는, 자발적으로 살인을 결정했을지라도 이웃 살인에 책임이 없다고 주장할 것이다. 당신이 달리 행동할 수 없다는 단순한 이유만으로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