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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서양철학 > 현대철학 > 현대철학 일반
· ISBN : 9788920055072
· 쪽수 : 376쪽
· 출판일 : 2026-02-09
책 소개
일상에서 타인을 향한 관심과 배려를 실천하는
레비나스의 ‘책임’ 윤리학
프랑스 철학자 에마뉘엘 레비나스에게 철학의 시작은 ‘생각하는 주체’가 아니라 ‘세상 밖의 타자와 맺는 관계’에 있다. 타자와 관계를 맺지 않으면 앎이라는 인식 행위 자체도 성립할 수 없다는 것이다. 관계는 관심에서 시작하고, 관심은 서로 얼굴을 보는 행위에서 생겨난다. 이처럼 ‘보는’ 윤리는 관념이나 이론이 아닌 일상의 현실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 책에서는 ‘타자 중심의 윤리학’이라고 표현되는 레비나스의 윤리학에 저자가 오랫동안 연구해 온 ‘관계 윤리’를 첨가하여, 우리 시대의 윤리적 갈등을 해결하고 관계 회복을 위한 방안을 모색한다. 이기적인 자기중심에서 벗어나 온전한 주체성을 형성하고, 얼굴 보는 행위를 통해 타인을 향한 관심과 책임 의식을 강화하며, 나아가서 주민과 장소를 강조하며 공동체적 정의감 또는 이웃 정의의 실현 가능성을 제시한다. 결국 나 중심이 아닌 타인과 함께하는 삶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윤리적인 길은 멀리 있지 않고 지금 주변에 있는 누군가의 얼굴을 보는 것에 있다.
목차
프롤로그: 이웃의 얼굴을 만나면서 … 4
1장 이기적 나
1. 이기적인 너무나 이기적인 … 22
자기중심과 무관심의 얼굴 | 폭력, 돌이킬 수 없는 | ‘우리’라는 말 | 어둠, 어린 시절 | 불면과 갇힘 | 즐거움, 그리고 살아 있다는 느낌 너머 | 분리의 그림자와 경계 | 내 것은 없다
2. 불안과 ‘나’ 됨 … 49
자폐증 | 불안 | 여기와 지금 | 이기심의 무게 | 집 | 가족이 있다 | 노동의 자기중심성 | 나는 고독이 좋은가 | ‘그저 있지’ 않게
3. 이기심의 관계학 … 78
모르는 사람, 아는 사람 | 혼자 길 걷기 | 관계 맺기의 실패 | ‘주체’ 이야기 | 주체 너머 | 서로주체성 | 개인 자아에서 관계 자아로 | 몸의 겹 구조
2장 나와 너
1. 나와 다른 너 … 115
사람이 너무 많다 | 외면과 대면 | 나를 넘어 | 타인의 발견 | 타인은 나와 어떻게 다른가 | 차이 | 타인의 윤리학으로 | 너와 나 사이에 섬이 있다
2. 만남의 윤리 … 139
‘그저 있음’에서 타자 경험으로 | 타인 우위의 비대칭성 | 손해를 본다는 것 | 윤리는 수동적이다 | 나는 다시 아이가 된다
3. 우리 사이 … 161
타자 이후 | 무관심의 유혹 | 관계 가치 | 이기심, 그 숨어 있는 낙인 | 이기심 직면하기 | 정직 | 공감을 두려워하지 말자 | 간섭하기 | 접촉과 친밀
3장 얼굴
1. 얼굴의 기호학 … 194
얼굴이 말하다 | 스쳐 지나는 얼굴 | 얼굴 보기 | 논쟁: 신의 얼굴 | 퍼스의 얼굴 지표 | 고통의 기호
2. 타인의 얼굴 … 224
얼굴과 복종 | 얼굴의 외부 | 얼굴 회피 | 낯섦의 얼굴 | 그에게 얼굴이 있네 | 네가 있기에 내가 있다 | 타인 지향 | 다시, 고독으로 | 관계 욕망
3. 얼굴의 윤리 … 249
관심과 얼굴 보기 | 윤리적 사건 | 진실 찾기 | 관계의 장소 | 얼굴 붉어짐과 양심 | 너는 나의 미래 | ‘보는’ 윤리학
4장 이웃
1. 책임과 양심 … 278
실존적 책임 | 책임의 수동성 | 동정심에서 윤리적 불면으로 | 양심, 그 위치와 속도 | 공감의 시대 | 실체적 경험 | 희생의 조건
2. 이웃 정의 … 305
방관자가 되지 않으려면 | 레비나스의 ‘제삼자’ | 이웃 정의 | 평등을 넘어 | 공동체의 삶 | 이기심과 이타심의 화해
3, 장소와 윤리 … 331
장소 경험 | 장소와 직접 책임 | 친밀감 | 장소가 되려면 | 멧돼지와 엘리베이터 | 아파트 생활 | 도시 사람 | 시민 | 동네의 재구성 | 주민의 탄생
에필로그 … 365
감사의글 … 370
저자소개
책속에서
우리는 오랫동안 자아가 강해야 한다든지 자의식이 분명하고 주체적이어야 한다는 말을 들어 왔다. 이 말이 물론 잘못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런 의식이 강화된 탓에 지나치게 주관적이 되거나 이기적이 되는 문제가 생긴다. 자기 밖의 모든 세상이 자신을 위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비극적인 존재론에서 벗어나려는 질문이 바로 레비나스의 ‘타인(남)은 누구인가’이다. 타인을 내게 들어오게 하려면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은 잠시 잊고 이 질문에 좀 더 집중해야 한다.
윤리는 사회 규범이나 의무와는 차원이 다르다. 그것은 인간다움의 정수이다. 윤리적 감성은 삶의 장식도 아니고 사치도 아니다. 그저 그렇게 삶을 엮어 내는 힘이다. 이 책에서는 이기적인 자기에서 출발하되 타인의 얼굴을 마주하며 이웃이 될 수 있는 ‘윤리의 힘’을 말하고자 한다. 사람에 싫증이 났다가도 이내 관계라는 희망의 끈을 놓고 싶지 않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이다. 좋은 인간관계는 한곳에 오래 머물면서 사람들과 어울려야 얻을 수 있다. 거기에 더해 온 가족이 식탁에 둘러앉아 얼굴을 마주 보며 함께 저녁을 먹을 수 있다면 그보다 더 좋은 게 없을 것이다.
이기심은 뿌리가 단단해서 사람들의 의식 전체를 지배하고 있다. 윤리학의 모든 전략은 이런 이기심을 어떻게 조절하고 극복할 것인가에 달려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인류 문명사는 이기심 제거의 역사였다. 공동체의 질서, 중용, 관용을 강조했던 아테네, 그리고 로마 시대부터 마키아벨리를 시작으로 하여 홉스나 루소에 이르는 서양 근대에 이르기까지는 이기심 제거, 흔히 말해 욕망 제거의 역사라고 할 것이다. 시야를 동양으로 가져와도 마찬가지이다. 마음을 문제 삼는 싯다르타의 무아(無我), 사욕 제거를 위한 공자의 인(仁)과 예(禮)도 이기심 제거가 일찌감치 시작되었음을 말해 준다. 지금 이 시대의 담론인 정의, 공정, 배려라는 덕목 역시 이기심 제거를 전제로 하듯이 이기심은 윤리학의 가장 오래 묵은 숙제일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