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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역사소설 > 외국 역사소설
· ISBN : 9788996552468
· 쪽수 : 528쪽
책 소개
리뷰
책속에서
문이 닫히자 창 없는 화물열차 안은 아주 어두웠다. 화물열차에 올라탄 헌병은 회중전등을 비추어 구석에 굳은 모습으로 모여 있는 여자들을 보았다. “움직이지 마!” 총검을 쥔 헌병이 무서운 목소리로 말했다. 이때 처음 순화는 속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아니 그전부터 이상하다고는 생각했지만, 확인할 용기가 없어 지금에 이른 것이었다. 웅성거림이 시작되었다. “조용히 해.” 헌병은 회중전등 빛을 한 명 한 명에게 비추었다. 까마득한 어둠 속에서 회중전등 빛을 받은 순화는 그가 여자들을 죽이지 않을까 겁이 났다. 도망가고 싶었지만 방도가 없었다. “우리는 속은 거야.”
여자들 앞에 궤짝 같은 것이 놓였다. 그 위에 장교 한 명이 올라서더니 모두를 노려보았다. 보병연대의 후방 담당 마쓰모토 다케히코 대위였다. 갈색 군복의 가슴에 훈장을 달았고 허리에는 칼을 차고 있었다. 햇살이 강해서일까, 약간 그을린 얼굴의 절반 정도가 군모의 그늘에 덮여 있었고, 그 속에서 눈이 빛났다. “너희들은, 황공하옵게도”라고, 마쓰모토 다케히코 대위가 차렷 자세를 취하며 말했다. “… …천황폐하의 부르심을 받았다. 너희들 외지인이 내지인과 일체가 된 것이다. 너희들은 천황폐하의 적자가 되어, 일본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황군을 위해 최후까지 분골쇄신으로 충성하지 않으면 안 된다. 너희들은… ….”
온힘으로 저항하는 순화에게 쩔쩔매던 나카이 중위가 그녀의 얼굴을 때렸다. 순화의 코에서 피가 흘렀다. 그래도 새우처럼 둥글게 만 몸을 풀지 않았다. “이년아, 제국의 군인에게 대드는 거냐!” 흥분한 나카이 중위는 순화의 머리카락을 잡고는 침대에서 끌어내렸다. “쿵! ” 하는 소리와 함께 순화는 침대에서 떨어졌다. 떨어진 순화를, 나카이 중위는 때렸고 발로 찼다. 그래도 순화는 책상 다리를 꽉 붙든 채 저항했다. 그때 옆방에서 “꺅” 하는 혜영의 비명 소리가 들렸다. 혜영도 자기처럼 얻어맞고 강간당하는 것이라고 순화는 생각했다. “이년아, 끝까지 대들어봐야 내 손에 죽는다. 조센삐 한둘 죽인들 별 문제 아냐. 너 같은 년 얼마든지 있다고.” 나카이 중위는 발기한 페니스를 순화의 입 속에 쑤셔 넣으며 다른 한 손으로는 그녀의 목을 졸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