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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국방/군사학 > 군인
· ISBN : 9788997094004
· 쪽수 : 352쪽
· 출판일 : 2011-08-08
책 소개
목차
해병대 후배들을 위하여
Prologue | 대한민국 남자의 선택, 강한 해병
연평도에서 보내는 편지
1부 아, 빨간 명찰
웰컴 투 포항
무섭거나, 혹은 두렵거나
훈련병 되기도 어려워
헤쳐 모여
군인 되기 연습
땅이면 땅, 바다면 바다
고무보트 하나면 태평양도 건넌다
원 샷, 원 킬 One Shot One Kill
공포의 해병대 유격장
극기주, 지옥을 맛보다
고통의 한계를 넘어
생존을 위한 몸부림
천자봉을 향하여
빨간 명찰
내 이름은 김태평
이제 다시 시작이다
2부 바다와 해병
해병대의 두 가지 임무
설렘과 두려움을 안은 채 또다시 낯선 곳으로
해병대에 동반입대한 쌍둥이 형제, 정성우·정성진 이병
정신적·육체적 한계에 도전하다! 정성록 이병
머나먼 섬 백령도
이병 김태평, 신고합니다!
또 다른 나를 찾아서
김태평식 해병 되기
백령도에서 날아온 이야기들
‘해병대의 꽃’ 수색대 신병들, 조건희·최문혁 이병
포기는 없다! 2사단 수색대원 윤사헌 이병
연평도는 내가 지킨다! 포병 김홍순 이병
3부 미래를 위하여
해병대만의 특별한 문화
특별한 문화가 낳은 부작용들
해병을 위한 변명
명예로운 해병만이 선봉에 설 수 있다
Epilogue |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의 경계에서
리뷰
책속에서
<연평도에서 보내는 편지> 중에서
어머니!
저는 지금 제가 그렇게나 오고 싶어 하던 바로 그곳에 와 있습니다. 지난해 11월, 북한군의 포격을 받은 바로 그 섬, 쏟아지는 포탄 속에서도 해병대 선배들이 물러서지 않고 맞서 싸운 그곳, 철모에 불이 붙은 줄도 모른 채 자주포 기지로 달려가 적의 해안에 대응 포격을 가한 용감한 대한민국 해병대 선배들이 지키고 있는 연평도에 말입니다. 제발 그곳만은 가지 말라던 어머니의 간곡한 당부를 뿌리치고 기어이 연평도에 지원하여 포병으로 이곳에 오고야 말았습니다. 어머니, 죄송합니다.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미국 시민권을 뒤로한 채 애틀랜타에서 인천으로, 인천에서 포항으로, 포항에서 장성으로, 장성에서 인천으로, 그리고 다시 인천에서 이곳 연평도로, 참 먼 길을 달려왔습니다. 오직 북한이 도발한 그곳을 내 손으로 지키겠다, 그들이 다시 도발해오면 백 배, 천 배로 갚아주겠다는 그 생각 하나만으로요.(……)
꿈같은 휴가를 마치고 다시 인천으로 와서 배를 타고 연평도로 향했습니다. 멀미를 하는 체질이 아닌데도 배에 있는 동안 내내 속이 불편했습니다. 긴장을 많이 한 탓이었을 겁니다. 포항의 훈련소에 처음 내려가던 날보다 앞이 더 막막하고, 착잡한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렇게나 가고 싶어 하던 섬이었는데, 4박 5일의 휴가를 마치고 막상 배를 타니 내가 왜 연평도를 지원했던가, 후회를 한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그런 두려움과 후회도 잠시, 안개 속에서 연평도의 모습이 눈에 점점 들어오면서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포격을 당해 불에 탄 산과 파괴된 민가를 보면서 내가 왜 지금 여기에 왔는지를 다시 떠올리게 된 것입니다.(……)
이렇게 평화롭고 아름다운 작은 섬에서 조금만 눈을 돌리면 건너가 바로 북한 땅이기 때문에 오늘도 긴장을 늦출 수가 없습니다. 저에게는 대한민국 해병으로서 이 평화롭고 아름다운 작은 섬을 지키겠다는 분명한 목표가 있습니다. 철인소대의 혹독한 훈련도 이겨냈으니 이제 제 걱정은 안 하셔도 돼요.
어머니, 당신의 아들은 이제 자랑스런 대한민국 해병이랍니다.
2011년 6월 11일
연평도에서 아들 홍순이가
김태평 인터뷰 중에서
“잊혀진다고 해도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얼마든지 잊혀질 수 있다고 봅니다. 그건 온전히 제가 감당해야 할 몫이고, 나중에 얼마나 빨리 다시 제자리를 찾느냐가 관건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왕이면 입대 전의 그 자리가 아니라, 뭔가 좀 더 새로운 자리였으면 좋겠고, 군에서의 훈련이나 경험들이 좋은 밑거름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만드느냐 만들지 못하느냐는 제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다고 봅니다. 다른 동기들도 그렇겠지만, 그래서 저에게는 이 1년 9개월이라는 시간이 무척이나 소중합니다. 이 기간 동안 저 자신의 정신적ㆍ육체적 한계점을 알아보고 싶고, 그 한계에 부딪쳐보고 싶습니다.”
쌍둥이 형제 정성우ㆍ정성진 인터뷰 중에서
“꼭 초코파이 때문에 헌혈을 하려 했던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헌혈을 하지 못했고, 초코파이도 먹지 못했습니다. 729명 가운데 저 혼자만 그랬습니다. 입대 후 2주 동안 일어났던 일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고, 초코파이 2개를 혼자 다 먹어 치우는 동생 성진이가 그렇게 얄미울 수가 없었습니다.” - (쌍둥이 가운데 형 정성우 훈련병의 말)
“처음에 저는 형이 헌혈을 하지 못했다는 걸 몰랐습니다. 일란성 쌍둥이인데 저는 되고 형은 안 되는 이유가 뭔지 지금도 이해할 수 없습니다. 저 혼자 초코파이 2개를 다 먹은 건 욕심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정말입니다. 욕심 때문이 아니라, 받은 초코파이는 그 자리에서 즉시 먹어 치우라는 교관님의 명령이 있었기 때문에…….” - (쌍둥이 가운데 동생 정성진 훈련병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