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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사회운동 > 사회운동 일반
· ISBN : 9788997332113
· 쪽수 : 144쪽
책 소개
목차
추천의 말| 박원순-서울특별시장 4
추천의 말| 이재정-제33대 통일부장관, 성공회대학교 석좌교수 10
여는글| 전호성-강남대학교 교수 16
본문 21
에필로그 120
책속에서
추천의 말 | 박원순 - 서울특별시장
지금 여러분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살고 계신가요,
지금 여러분은 행복하십니까?
장마가 곧 시작될 것 같은 초여름의 문턱에서, 마음을 무겁게 하는 뉴스를 접했습니다. 홀로 사는 칠순 노인이 돌아가셨는데, 일주일이 지나도록 주변에서 몰랐다는 안타까운 기사였습니다. 이른바 ‘고독사’입니다.
우리의 가까운 이웃인 일본에서는 지금 ‘무연 사회’ 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사회적 관계망 속에 살아야 할 인간이 단절돼서 혼자서 사는 것입니다. 아무런 연고가 없이 너무 외로워서 사람이 자살하고 죽어갑니다.
관계를 제대로 맺을 줄 모르는 사람들은 이혼을 합니다. 더 많은 사람들은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저는 인간은 관계망 속에서 살아야 행복을 느낀다고 생각합니다. 행복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안정적인 관계야말로 가장 효과적인 치료제이고 불행을 막는 인류의 가장 오래된 치료제’라는 말을 합니다.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현대인의 삶들은 전부 관계가 끊어진 상태, 무연고 상태에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얘기합니다. ‘혼자 남겨지는 게 가장 두렵다.’ 그런데 천만의 시민이 살고 있는 이 도시 속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길을 오가고 직장생활을 하지만 정작 혼자 외로운 그런 상황에서 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상상을 한번 해 볼까요
‘우리나라가 만일 백 명의 마을이라면’ 어떨까요?
마을에는 행복이 있습니다. 왜? 거기에는 관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은 사회적 동물, 정치적 동물이라고 했습니다. 바로 관계 속에서 살고 있기 때문이지요.
마을은 치유합니다. 직장에서 상처받고, 다른 생존경쟁에서 힘든 삶을 보내고 있는 사람들이 마을 속에서는 인생의 짐을 내려놓고 이웃과 함께 얘기를 나누고 편히 쉴 수 있습니다.
마을은 최고의 복지입니다. 저는 1950년대에 태어났는데, 우리가 어릴 땐 정말 가난했죠. 하지만 거지가 구걸해도 한 명도 그냥 돌려보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잘 살면서 수많은 사람들이 굶어가는 이 현상을 어떻게 설명할까요?
세상은 꿈꾸는 사람의 것입니다. 누군가 꿈을 꾸면 그것은 현실이 됩니다. 꿈조차 꾸지 않기 때문에 절망적인 것입니다. 하지만 언제나 희망은 피어나기 마련입니다.
그런 면에서 이 작은 책 속에서 우리나라를 100명의 마을로 표현한 것은 탁월한 선택입니다. 수천 수백만 중에서 하나는 그저 보잘 것 없는 숫자에 지나지 않을지 모르지만, 백 명이 사는 마을 속에서 한 명은 항상 내 곁에서 함께 살아가며, 언제든 거리에서 마주칠 수 있는 이웃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사회는 우리의 몸의 쓰임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엄지발가락에 생긴 상처가 작다고 해서 내버려두면 반드시 곪게 되고, 움직이는 것이 불편해질 뿐만 아니라, 신경이 온통 상처로 가 결국 아무 일도 할 수 없게 되듯이, 내게 보이지 않고 보잘 것 없다고 소홀히 대했던 곳이 관심과 사랑을 통해 건강해진다면, 사회 전체가 그만큼 건강해질 것이고, 그 사회 속에서 살아가는 바로 나에게 반드시 그 건강해진 만큼의 혜택이 돌아오게 되는 것이 자연스러운 이치입니다. 이것이 바로 나눔과 베풂의 효과입니다.
그리고 나아가 이웃에 대한 사랑이 바탕이 된 공동체의 정신이 회복되어 간다면, 이 도시에서 행복은 저절로 넘쳐흐르게 될 것입니다.
<우리나라가 만일 100명의 마을이라면>은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그 어떤 캐치프레이즈보다 가슴을 울립니다.
이 책을 제가 진심으로 사랑하고 존경하는 우리나라 모든 마을 분들에게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추천의 말 | 이재정 - 제33대 통일부장관, 성공회대학교 석좌교수
사회복지의 이념을 글자 풀이를 통해 설명하는 것을 들은 기억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전통적으로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말을 많이 씁니다.
여기에서 복지의 복福은 부유함富과는 질적으로 다릅니다. 부富는 밭에서 나는 것들을 전부 자기 지붕 밑에만 쌓는다는 뜻인 반면, 복福은 그것을 사회적으로 두루 나눈다는 뜻입니다. 결국 복지의 이념은 사회적 나눔에서 출발하는 것입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나눔의 가치는 최소한 정신적인 면에서 늘 존중되어 왔습니다. 모든 이상주의적 공동체들이 가장 중시했던 것도 바로 나눔의 이상이었습니다. 이는 곧 소유와 독점의 악마적 속성을 극복하려는 노력에 다름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사회복지는 갈수록 고도화되어가는 현대 산업사회라는 상황에서 모든 국민을 위한 나눔의 정신을 제도화하려는 노력이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제도화는 각 국가의 역사적, 사회적 상황에 따라 상이한 형태를 취하였고, 때에 따라 최선이 아닌 차선을 모색하는 한계를 가지고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나눔의 제도화, 구체적으로 모든 국민을 위한 사회안전망을 구성한다는 사회복지의 목표는 왜 필요한 것일까요?
한 편의 동화 같은 이 책은 복잡다단한 우리 사회를 함께 살아가는 백 명의 마을 사람들의 모습을 빌어 알기 쉽게 그 필요성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인간의 생애주기에서 유아기와 학습기, 그리고 노년기는 스스로 살아갈 수 없는 기간입니다. 이런 의존기간이 길다는 것이 모든 생물 중에서 인간이 갖는 독특한 특성입니다. 특히 사회적 화두로 떠오른 고령화는 의존기간이 길어지고 있다는 경향을 대표적으로 보여줍니다.
게다가 이와 함께 고도화 되어가는 현대 산업사회에서는 노동기간 중에서도 오로지 자신의 경제적 능력으로만 해결해나가기에는 불가항력적인 상황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습니다.
점점 심각해져 가는 실업과 각종 사고와 질병, 그리고 자연 재난 및 사회 구조적 불균형 등이 바로 그렇습니다. 이런 태생적인 조건 때문에 우리는 잘 발달된 여러 경제적 조건 외에도 사회적 나눔의 제도를 반드시 필요로 하는 것입니다.
앞서 잠시 언급했습니다만, 이 책은 바로 이 사회적 나눔의 필요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사회적 나눔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이 이 사회를 함께 구성해가는 구성원들 간의 연대의 회복이라고 역설하고 있습니다. 또 그 회복의 중심에는 다른 이에 대한 존중과 사랑이 자리 잡고 있다는 사실을 가슴 속 깊이 일깨워줍니다.
어찌 보면 매우 단순하지만 우리 사회에 이보다 더 필요한 가치를 당장 떠올리기란 매우 힘듭니다.
지금 당신을 스쳐지나가는 한 사람이 그저 같은 물리적인 공간 속에 있을 뿐 아무 의미도 없는 ‘남’이 아니라, 한 ‘마을’에서 더불어 살아가는 ‘이웃’으로 바라보려는 따뜻한 눈빛과 마음이 오늘의 우리 모두에게 절실히 필요한 것 아닐까요.
미래 사회는 개인의 다양성과 창의성을 요구한다고 합니다. 다양성과 창의성은 실패를 용인해주고 다시 일어설 기회가 부여되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하지만 언론에서는 우리의 아이들과 청년들이 차가운 현실에서 실패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꿈에 대한 도전을 포기한 채 경제적 안전만을 추구하려 한다는 우려 섞인 기사들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이를 막연히 잘못됐다 비난할 순 없습니다. 하지만 한 명 예외 없이 모든 사람이 이러한 길만을 추구한다면 그 사회는 머지않아 미래에 대한 희망과 생존 경쟁력조차 잃어버린 사회가 될 것입니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 모두의 작은 관심이, 존중이, 그리고 나눔과 사랑이 젊은 세대들에게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또 실패 속에서도 다시 일어설 용기와 힘이 되어 줄 것입니다. 그래서 연대와 공존의 가치가 풍성해진다면 우리의 미래는 저절로 밝아질 것이라 믿습니다.
이 책을 나눔과 존중, 그리고 사랑 속에서 미래를 꿈꾸고자 하는 모든 이웃, 모든 분들께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