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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이 피다

칼이 피다

권영준 (지은이)
모시는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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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이 피다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칼이 피다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역사소설 > 한국 역사소설
· ISBN : 9788997472055
· 쪽수 : 512쪽
· 출판일 : 2012-05-10

책 소개

독특한 스타일의 연극 연출가이자 극작가인 권영준의 장편소설. 동학농민혁명이 막바지에 처한 1895년 한겨울 산정에 고립된 동학농민군 한 무리가 일본군.관군.민보군 연합군과의 최후의 일전을 앞두고 있는 상황을 통해 시대 상황과 그 시대를 살았던 민초(동학농민군과 연합군)들의 치열한 시대 인식 그리고 비극적으로 스러져가는 동학농민군의 최후를 현장감 넘치는 필치로 그리고 있다.

목차

첫째 마당
둘째 마당
셋째 마당
넷째 마당
다섯째 마당
여섯째 마당
일곱째 마당
여덟째 마당
아홉째 마당
열째 마당

저자소개

권영준 (지은이)    정보 더보기
서울에서 나고 자란 권영준은 학부와 대학원에서 독일 문학과 연극연출을 공부했다. 배우의 훈련과 활용에 관한 연구논문으로 연극학 석사학위를 받았고, 페르난도 아라발의 『기도祈禱』를 재구성한 『아담의 꿈』 · 뻬데리꼬 가르시아 로르까의 『피의 결혼Bodas de sangre』 · 창작극 『독주毒酒』 · 『꽃님 이발관』 등의 연극공연과 2006 광주비엔날레 개막식 주제공연 『열풍 변주곡 : 여로여전如露如電』을 연출했으며, 희곡집 『에께 오모ecce homo』 · 『립笠, 명鳴!』 · 『모심에 가시난 듯』과 장편소설 『칼이 피다』 · 『거기. 그가. 있다.』를 출간했다. 한때 한창 작업에 매진하던 그는 자신의 희곡을 무대에 올리려던 계획이 이런저런 이유로 잇따라 수차례나 무산되자, ‘어쩌면 내가 하고픈 공연은 영영 불가능할지도 모르겠구나.’라는 비관에 사로잡혀서, 함부로 고개 숙이지 못하고 시류에 영합할 줄 모르는 자신의 까다로운 성품을 탓하기만 했었다. 적잖은 시간을 그런 실의에 빠져 허우적거려대는데 ‘그렇다고 언제까지 이렇게 주저앉아있을 수만은 없지 않은가?’라는 생각이 떠올라, 자신의 희곡을 소설과 상상 다큐멘터리로 새롭게 바꿔 쓰고 글쓰기를 업業으로 삼아 끼적대고 있지만, 여전히 연극판 언저리를 맴돌고 있는 미련하고 뾰족한 고집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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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민보군이라는 저 무리들은 우리 동학당東學黨이라면 마치 살부지수殺父之讐를 대하듯이 치를 떠는 자들이라 조정에서도 감이 쉬이 여기지 못한다하니, 비록 적이긴 하나 왜군들이 떠나고 나면 누가 저들을 통제할 수 있겠습니까? 하여 염려스러운 것은 저들의 잔악한 칼부림을 어떻게 피하여야 할지, 그것이 근심일 따름인 것입니다.」겨우 ‘한 호흡’ 짧은 사이를 두고 곧 닥쳐올 형국에 대한 이야기를 끝마친 대정이란 사내의 입술 왼쪽 끄트머리가 어느 순간부터 ‘파르르르…’치켜 올라가져 있는 채로 미세하게 떨어대고 있었다. 비록 저도 모르고 있는 듯 미미하게 떨리고는 있었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더욱 더 사람들의 눈길을 잡아끌었고 보는 이의 마음으로 하여금 불안스런 파랑波浪을 불러일으키고 있었다.


「계절이 바뀌고 시상이 바뀌어 천축天軸지축地軸이 바로 서는 만세일지萬世一之좋은 날이‥, 은제라도 그 좋은 시절이 오게 되면 말이여…. 방울방울 골물들이 한데 몰켜 갖꼬 이 골짝으로“수루루룩~”저 골짝으로 “수루루룩~” 모이고 모여 또 다시 모이고, 그 방울에 저 방울, 열의 열 골, 백의 백 골, 골물에 골물이 한데 어울어져 쌔하얗게 일어서 갖꼬 굽이굽이 여울지어 쩌그 아래짝으로…, 동서남북 사방팔방, 천방지방 시방十方으로‥! 삼수갑산 너머 너머로 넘실넘실 늠실늠실 거칠 것 암껏 읎이 몰개마냥 흐르고 흐를 것이여‥! 넌출져 흐르고 흐르면서 온갖 잡놈의 것들 싹 다 쓸어 버릴 것이여…!」


「우덜은‥, 우덜이 아마 전상(前生)에 하도 죄를 많이 지어 농께 한울님께서‥,‘ 오냐, 너들 한번 디져 봐라.’요런 맴을 먹으시고 시상에 내어놓으신 모양이네‥. 그란디, 그란디말이여‥,‘ 것이그랑께그런갑다. 모다 하눌님의 뜻잉께 얼릉 달게, 냉큼 싸게 그랗게 혀야겄다’ 생각은 허면서도 말이여‥. 속맴으로는 요상시럽게도‥, 나고 봉께 가는 것이 죽기보다 싫으네 그랴‥. 허허‥, 참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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