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종교/역학 > 가톨릭 > 가톨릭 인물
· ISBN : 9788997496204
· 쪽수 : 320쪽
· 출판일 : 2013-12-24
책 소개
목차
여는 이야기
1. 전쟁과 가난(1940~1967년)
사회주의자 아버지와 전쟁의 상처
천주교 신앙 입문
농업고등학교 학생 신문지국장
봉화성당 복사, 프랑스 신부 우리말 선생
사제가 되고 싶다
2. 군부독재와 농민운동(1968~1979년)
안동교구 첫 한국인 사제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천주교 안동교구 사목국장, 농민사목의 시작
가톨릭농민회 안동교구연합회 창립
가톨릭농민회에 대한 유신정권의 탄압, 오원춘 납치사건
만남에 신자 비신자 따로 없다
3. 농민사목과 생활공동체(1980~1986년)
인간 구원과 사회 구원의 통합, 생명공동체운동
천주교 전래 200주년 사목회의 ‘농촌’ 의안
나눔과 섬김의 ‘농민’ 공동체
농민교리서
가톨릭농민회의 소몰이 투쟁과 미국농축산물 수입 반대투쟁
천주교민족자주생활공동체운동
공해추방운동
4. 민주주의로 가는 길(1987년)
1987년 6월 민주화운동
직선제 대통령선거와 후보단일화 운동
신자 비신자 가리지 않는 가톨릭농민회
서경원 의원 방북 사건과 생명공동체운동
5. 사제가 농민이 되다(1988~1996년)
만약 귀농을 하게 된다면
봉화 비나리의 농민사제
내 손으로 집짓기
자연 속에서 밥을 생산하고 강아지도 키우며
6. 동양경전 다시 풀이(1997~2005년)
함께 가자, 깨달음의 저 언덕으로
우파니샤드와 장자
7. 미리 쓴 유서(2006~2010년)
전각성경 - 말씀을 새기다
권정생의 죽음과 정호경 신부의 유서
류강하 신부를 위한 고별사
8. 시인이 되어 죽다(2011~2012년)
부록
1. 다시 읽는 정호경 신부의 글
-예수의 민중사목 : <나눔과 섬김의 공동체-농민사목>
-생활공동체운동-인간·사회의 동시적 해방을 위하여 : <밥도 먹고 말도 하고>
2. 추모의 글
-막돌(樸石) 정호경 루도비꼬 신부님을 그리며_ 김시영 신부
-‘영원한 농부사제’ 정호경 신부님을 보내며_ 정재돈
저자소개
책속에서
밤 열 시가 되자, 강당에서는 구수하고 달콤한 냄새가 진동하고, 성탄 퀴즈놀이가 시작되었다. 그날 밤 나왔던 퀴즈문제 가운데 정호경은 이것을 또렷이 기억했다. “아기 예수님이 왜 마구간에서 태어나셨지?”하는 질문이었다. 아이들은 모두 심각한 얼굴이었다, 정호경이 대답했다. “가난한 사람들을 구하시려고 가난하게 태어나신 것입니다.” 아이들은 부러운 눈으로 정호경을 바라보았지만, 정 원장은 정호경을 힐끗 바라 볼 뿐이었다. 그런데 어떤 아이가 대답했다. “그날 밤 예수님의 부모님께서 주무실 방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원장은 그 말이 맞다고 판결해 주었다.
정호경 신부는 특별히 농촌교회 ‘공동체’의 회복을 강조하고 있는데, 교회공동체는 예언자적 외침과 아울러 나눔과 섬김의 공동체적 삶을 통해 생활 속에서 거듭나는 ‘사랑과 해방의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이를 위해 초대교회 공동체를 참고해 공동경영, 공동생산, 공동활용, 공동분배 등의 협업을 고민하면서 고귀한 사랑과 자기 비움의 정신을 요구했다. 구체적인 농민사목 방안으로는 다음 열 가지 원칙을 제시했다
정호경 신부에게는 농민이면 농민이지 신자농민과 비신자 농민이 따로 없었다. 삶의 모습이 복음적인지가 더 중요했다. 정 신부가 농민회 전국지도신부로 있을 때 늘 자리를 지켜 주었던 정성헌 사무국장도 본래 신자가 아니었다. 정 신부의 전임이던 이종창 신부가 교리공부도 하지 않은 정성헌을 속전속결로 세례를 주었으나 정성헌 아오스딩은 그 후로도 교리 배울 생각을 하지 못했다. 농민회 일이 더 급했기 때문이다. 정호경 신부가 아직 안동교구 가톨릭농민회 지도신부 겸 사목국장으로 일할 때였다. 안동 마리스타수도원에서 정호경 신부가 미사를 집전한 적이 있는데, 영성체 시간에 정 신부가 성체를 내밀며 “그리스도의 몸!” 하자, “아멘”이라 답해야 할 순간에 “예!”라고 답했다. 기도 시간에는 정성헌에게 기도를 하라고 해서, 어쩔 줄 모르고 있다가 나름 절실한 마음을 담아 기도하고서 “이상 끝입니다.” 하니, 좌중이 웃음바다가 되었다. 그때 정호경 신부는 “그래, 기도는 그렇게 하는 거야”하고 칭찬해 주었다. 격식보다 중요한 것은 마음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