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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97758241
· 쪽수 : 332쪽
책 소개
목차
#01 집
슬픔과 편안함이 함께 있는 그 공간
시간이 멈춘 집 16/ 최초의 기억 23/사람은 원래 외로운 거야 33/보통의 날들 44/
할머니의 선택 54/기억을 잃은 사람들의 집 58/내 곁에 있어줘 64/비밀의 방 70/
그 집에서는 떠날 때 인사하지 않아 76/미안하다고 말하지 못해서 미안한 사람 86/
달빛 옥상 91
#02 학교
낡은 사진첩의 한 페이지 같은 그 공간
진짜 졸업식 106/단짝친구가 필요한가요? 112/나에게 묻는다: 너는 누구니? 118/
책을 읽는다는 것 123/기억의 조각을 지키기 위한 기록 133
#03 카페
낯선 사람들의 이야기가 공존하는 그 공간
일상으로의 초대 144/사랑하는 사람이 떠난 후에 151/함께 있을 수 있다면 163/
이별이 아름다운 것은 다시는 만나지 말자는 약속 때문이다 179/김밥 가게 아줌마의 철학 185/
엄마손 식당 189
#04 수영장
한숨, 눈물 그리고 내일이라는 서글픈 희망이 담긴 그 공간
새벽 수영 200/수영장에서 만난 뜻밖의 친구 206/춤추는 물고기 214/
깊이 50미터 수영장이 있나요? 221/수영장 눈물 228
#05 길 위
사람은 누구나 여행자라고 속삭이던 그 공간
길 위의 이야기들 236/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기록 241/
길을 잃은 뒤에야 길을 찾게 된다 248/남아 있는 사람과 떠나는 사람에 대한 오해 258/선재아트센터에 갈래? 262/먼 바다, 가까운 바다, 너와 함께라면 270/
추위가 지우지 못할 상처는 없다 282
#06 사람의 마음
우리의 마지막 쉼터
마음 그림 292/아프가니스탄으로 간 친구 294/그리스인 조르바처럼 299/
너에게 보낸 편지 306/코스모피아가 되고 싶은 아이 312/벤자민의 시선 319/
같은 장소지만 다른 추억을 심는다 323
저자소개
책속에서
그 아이가 가고 나면 엄마가 말했어.
아가, 모두들 돌아가야 할 곳이 있는 거란다.
나는 조용히 내 방으로 들어갔어.
조용한 방에 혼자 있으면 오히려 안심이 됐어.
누구를 만나든 언젠가는 떠나보내야 한다고 생각해
함께 있어도 마음껏 누리지 못하다가
헤어지고 난 후에야 조마조마했던 마음이 놓이는 거야.
지금 생각해보니
함께 있을 때 조마조마했던 마음, 그것도 외로움이더라.
외로움, 그것에는 묘한 이중성이 담겨 있었어.
나는 지금 가야 할 곳이 어디인지를 몰라서 헤매는 중이야.
해서 불쑥 외로운 거야.
_〈사람은 원래 외로운거야〉중에서
이렇다 할 큰 사건이 벌어지지 않는 보통의 날이 더욱 많을진대, 우리는 그 무수한 날들보다 몇몇 특별한 일들을 기억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소비한다. 진정으로 우리를 지탱하게 한 것은 너무 평범해 떠올리기 힘든 보통의 날인데도 말이다.
_〈보통의 날들〉중에서
얼마 후 수영장에서 그녀와 마주쳤다. 그녀는 나의 두 손을 꼭 잡고 요즘은 좀 어떠냐며 안부를 물었다. 그리고는 핸드폰에 번호를 저장하려고 보니, 지금껏 내 이름을 모르고 지나쳐서 뭐라 저장해야 될지 몰랐다고 했다. 그녀가 나를 떠올리며 저장한 이름은 ‘수영장 눈물’이었다. 나는 두 단어의 합이 마음에 든다며 좋아했다. 이따금 그녀에게 안부 문자를 넣을 때면 나도 모르게 이렇게 시작한다. “안녕하세요. 저 수영장 눈물이에요!” 불가능의 문은 여전히 견고했지만 그렇다고 시도조차 하지 않는 게 싫어 나는 가끔 엉뚱하거나 대책 없는 선택을 했다. 왜냐하면 나는, 수영장 눈물이니까.
_〈수영장 눈물〉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