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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러시아소설
· ISBN : 9788997870516
· 쪽수 : 240쪽
· 출판일 : 2021-06-10
책 소개
목차
관리의 죽음
삶에서 하찮은 일
우수
반카
자고 싶다
6호 병동
베짱이
상자 속의 사나이
개를 데리고 다니는 부인
리뷰
책속에서
<자고 싶다>
엄마가 돌아왔다. 성호를 그으며 속삭인다. “밤중에 치료를 했지만 아침에 하늘나라로 가버리셨단다. 거기서 영원한 안식이 있기를……. 너무 늦었대, 조금만 빨랐어도…….”
바르카는 숲으로 들어가 운다. 그런데 갑자기 뒤통수를 세게 얻어맞는 바람에 자작나무에 이마를 처박고 만다. 눈을 들어보니 제화공인 주인이 서 있다. “이런 망할 것이 있나! 아기가 우는데 잠을 자!”
주인은 바르카의 귀를 아프게 잡아당긴다. 바르카는 고개를 흔들고 요람을 움직이며 노래를 흥얼거린다. 초록빛 원, 그리고 바지와 기저귀 그림자가 흔들리며 또다시 금세 정신이 혼미해진다. 시궁창 물이 흥건한 길이 다시 나타난다. 등에 보따리를 진 사람들과 그림자들이 여기저기 누워 깊이 잠들어 있다. 바르카는 못 견디게 자고 싶다. 누울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6호 병동>
“도덕성이니 논리니 하는 건 여기서 아무 의미가 없어요. 모든 것은 우연에 달렸지요. 붙잡힌 사람은 여기 있는 거고, 안 잡힌 사람은 돌아다니는 것뿐입니다. 제가 의사이고 당신이 정신병자라는 데는 도덕성이고 논리고 없이 그저 우연이 작용한 결과입니다.”
(……)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요? 제가 당신이라면 최선은 도망치는 겁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소용없는 짓이죠. 바로 붙잡힐 테니까. 사회가 범죄자, 정신병자, 기타 불편한 존재들로부터 자신을 차단하겠다고 들면 당해낼 수가 없어요. 그럼 남은 건 하나, 여기 있을 수밖에 없다는 걸 마음 편히 받아들이는 겁니다.”
<베짱이>
거의 매일 랴보프스키가 찾아와 그림 실력이 얼마나 나아졌는지 봐주었다. 그림을 꺼내면 화가는 두 손을 주머니 깊숙이 찔러 넣고 입술을 꽉 다문 채 콧소리를 섞어 말했다.
“흐음, 이쪽 구름은 고함을 지르고 있군요. 저녁 빛을 받지 못했어요. 전경은 어딘지 쥐어뜯긴 느낌이고요. 그러니까 뭔가 부족해요……. 이쪽 오두막은 뭐가 불만스럽다는 듯 삐걱거리네요. 여기 구석 부분을 좀 더 어둡게 하면 좋겠어요. 전체적으로 나쁘지 않아요. 잘 했습니다.”
화가가 알아듣지 못하게 말할수록 올가 이바노브나는 이해하기가 더 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