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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외국에세이
· ISBN : 9788998241162
· 쪽수 : 280쪽
· 출판일 : 2013-04-10
책 소개
목차
들어가며
1장 일부는 소녀, 일부는 기계
2장 챔피언 되기
3장 제일 잘 달린다고 해도 도망칠 수는 없어
4장 기회를 향한 도약
5장 언제까지나 트라이애슬론
6장 이무아
7장 어메이징 레이스
8장 끝나지 않은 사업
나가며
사라 라이너첸이 출전한 대회 목록
감사의 말
책속에서
효과가 있었다. 고리를 지나 다음 고리로 그리고 그다음 고리로 몸을 옮기는 식으로 조금씩 올라갔다. 남은 레이스 기간에도 이 방법을 썼다. 잠시 환각에 빠져 스스로에게 격려하는 말을 함으로써 무슨 도전이든지 감당할 수 있도록 힘을 모으는 방법 말이다.
30분이 지나 땀과 눈물로 범벅이 되고 모든 근육이 비명을 지를 때쯤 만리장성 꼭대기에 올라섰다. 한 카메라맨이 내 옆으로 다가서면서 다시 말했다.
“이 쇼의 매 시즌마다 찍었지만 지금까지 경험한 것 중에 이 순간이 가장 멋졌어요. 절대로 잊지 못할 겁니다.”
나는 아픈 다리가 사람들에게 어떻게 보일지, 특히 발의 길이가 다른 것에 대해서는 신경 쓰지 않았다. 하지만 공중에 매달린 것 같은, 발이 달랑달랑하는 괴상한 다리를 보면 이상한 기분을 느꼈다. 그럴 때마다 정상인 남은 다리 하나를 바라보면서 작은 다리를 자라게 하는 방법이 없을까를 궁리하며 시간을 보내곤 했다. 비정상인 다리가 기괴하고 추한 걸 알았지만 몸의 일부였기에 싫어할 수도 없었다. 수수께끼였다. 비정상인 그 다리가 몸의 일부라는 이유로 그걸 받아들이면서도, 추하다는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기도 한 것이다.
그래서 ‘다르다는 건 별 문제가 아니야. 나는 내가 알고 있는 누구와도 다르고 독특하며 희귀한 소녀일 뿐이야!’라며 스스로를 다독이고 긍정적인 측면에서 나를 바라보려고 노력했다. ‘이건 나를 독특하게 해 주는 건데 왜 싫어해야 하지?’라고 진지하게 생각하기도 했다.
‘독특해지는 게 좋지 않나?’
사람들은 항상 나를 주시하였다. 10대가 되자 힐끔거리며 쳐다보는 일이 유난히 신경을 거슬렀다. 그걸 극복하기 위해 또는 미치지 않기 위해 선禪을 수행해야 할 정도였다. 엄마는 사람들 대부분이 의미를 두고 보는 게 아니라 호기심에 나를 응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엄마 말이 옳았지만 받아들이는 것이 쉽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