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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종교/역학 > 기독교(개신교) > 기독교(개신교) 신앙생활 > 간증/영적성장
· ISBN : 9788998454517
· 쪽수 : 256쪽
· 출판일 : 2016-11-20
책 소개
목차
1부 사랑은 세상을 거스른다
01 우유로 안부를 묻다
02 세상과 통하는 길
03 꾹꾹 참았던 눈물
04 하늘나라 청문회
05 네 떡을 물 위에 던져라
06 세상을 바꾸는 나눔
2부 하늘의 긍휼을 아는 마음
07 우리가 어떤 민족입니까?
08 황금빛 서울의 달
09 고생 끝에 낙이라도 왔으면
10 사람의 마음을 얻는 마음
11 연단과 인도하심
12 삶 나누기 연습
13 날마다 죽어야 사네
3부 하늘에 보화 쌓기
14 무엇을 잊어버렸느냐?
15 교회 재정을 아끼는 태도
16 가난의 마음을 살펴라
17 이웃 사랑의 보상
18 옥수동에서 꾸는 꿈
19 우리가 거저 받았으므로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머리말
옥수중앙교회 옆에 ‘옥수마을마당’이라는 쌈지공원이 있습니다. 정자 하나와 벤치 몇 개, 운동기구 서너 개가 단출하게 자리 잡은 작은 공원입니다. 몇 년 전 동네 주민들이 그 공원 곳곳에 꽃나무 묘목과 모종을 심었습니다. 쓰레기를 줍고 땅을 파고 천여 개가 넘는 모종을 옮겨 심느라 주민들은 그날 제법 땀을 흘렸습니다. 그날 이후 공원은 동네 주민들이 즐겨찾는 사랑방이자 정원이 되었습니다. 봄이면 철쭉이, 여름이면 비비추가 공원을 물들였고, 사람들은 꽃을 보며 저마다 마음이 푸근해졌습니다.
세상이 부유해지면서 꽃은 가난해졌습니다. 어릴 적 집 앞이며, 동네곳곳에 지천이던 꽃들은 어느덧 아스팔트와 콘크리트에 덮여 시들고 자취를 감췄습니다. 그제야 사람들은 꽃이 귀한 줄을 알았고, 콘크리트 틈속 이름 모를 들꽃 한 송이가 예쁜 줄을 알았습니다.
옥수중앙교회가 그동안 해온 일은 작은 꽃모종을 심는 일이었습니다. 꽃 한 송이 귀한 줄 알아 길가며, 공원이며, 이웃집 앞에 모종을 심고 물을 주었습니다.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몸이 고단할 때도 있었고, 늦은 저녁 발길 뜸한 골목 안쪽에 쪼그리고 앉아 땅을 고를 때는 적막감에 마음이 헛헛하기도 했습니다.
우리 교회가 꽃을 심자 곳곳에서 돕는 손길들이 찾아왔습니다. 성경 속 사마리아인이 강도 만나 죽어가는 나그네를 살린 것처럼, 그들은 저마다 팔을 걷어붙이고 우리와 함께 땀을 흘렸습니다. 우리 교회야 우리 동네일이니 그렇다손 쳐도, 그들은 아무 상관없는 옥수동을 위해 착한 사마리아인이 되었습니다.
우리가 심은 꽃은 실은 우리 마음속에서 꺼낸 것이었습니다. 오래 전 아무 수고 없이 우리는 꽃을 받았고, 그 꽃은 우리에게 손과 발이 있는 이유를 알게 했습니다. 따지고 보면 우리는 받은 대로 행한 것뿐입니다. 거저 받은 꽃을 거저 나눠주었을 뿐입니다.
이 책은 옥수중앙교회가 그동안 심어온 꽃의 이야기이고, 정성스레 모종을 옮겨 심은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처음 책 집필을 권유받았을 때 마다하는 마음이 컸습니다. 유별난 이야기도 아니고, 유별나서도 안 될 이야기였기 때문입니다. 그저 알고 배운 대로 행한 것뿐인데 그게 무슨 이야깃거리가 될까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책 쓰기를 주저했던 또 하나의 이유는 염려 때문이었습니다. 책을 쓰다보면 자연 내가 주인공으로 비취기 십상입니다. 나는 내 몫의 모종을 심었을 뿐인데 모든 꽃이 내 손을 거친 것인 양 보일까 염려됐습니다. 그런 부담감 속에서도 책을 쓰게 된 것은 꽃을 만드신 분을 향한 고마움 때문이었습니다. 꽃을 피게 하시고, 때에 맞게 햇빛을 주시고 비를 주시는 분이 없었다면 우리가 심은 꽃들은 시들고 말았을 겁니다. 그분께 향한 감사를 이야기로 담아내고 싶었습니다.
책을 쓰면서 개인적으로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지금까지 걸어온 한 자락 한 자락을 되짚어 보며, 나의 부족함과 연약함을 새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나에게 용기를 주고 손잡아 일으켜 준 많은 얼굴을 떠올려 보았습니다. 두고두고 그립고 고마운 얼굴들입니다. 책을 통해서나마 그 분들께 고마움을 전합니다.
꽃은 꽃말로 이야기를 합니다. 작은 꽃씨 하나 심는 마음으로 책을 내놓습니다. 철쭉처럼 ‘사랑의 기쁨’을 말하고, 비비추처럼 ‘좋은 소식’을 전하는 꽃이 되길 기도합니다.
금호동 작은 임대아파트에 사는 한 할머니는 만날 때마다 내 손을 꼭 잡고 감사 인사를 아끼지 않았다. 그 할머니는 다리가 불편해 걷지도 못하고 배로 기어 다니시는데, 방에서 현관까지 배달된 우유를 가져가는 데만 5분이 걸린다.
“우유를 배달한답시고 괜히 고생을 시켜드리는 게 아닌가 죄송스러워요.”
내가 손을 잡고 인사를 하니 할머니는 손을 내저었다.
“그런 소리 마세요. 아침 문안 인사를 받는 것 같아 얼마나 행복한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