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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교양 인문학
· ISBN : 9788998886035
· 쪽수 : 272쪽
· 출판일 : 2013-02-25
책 소개
목차
1부 태백산맥 줄기마다 이야기가 흐르고
경춘선 김유정역이 탄생하기까지
죽장에 삿갓 쓰고 방랑 삼천리
탐미적 로맨티스트, 메밀꽃으로 부활하다
평생을 아웃사이더로 살다 간 ‘5세 신동’
조선사회 변혁을 꿈꾸던 바닷가 이무기
격동의 시기, 치열한 삶의 흔적을 시로 쓰다
명동 댄디보이의 <세월이 가면>
2부 우리 역사를 만든 무인들의 기상
천오백 년 앞을 내다본 동해왕의 혜안
중국 대륙을 향해 포효하던 갓쉰동의 꿈
죽음과 맞바꿔 고려 오백 년 치세를 이룬 장절공
큰 영웅의 붉은 무덤에 파란 풀 돋아나다
명도 후금도 고개 숙인 충무공의 장렬한 최후
시대의 격랑에 희생된 용장 임경업
3부 여인으로서의 한계를 넘어
천재 여류시인 허난설헌, 왜 홀로 묻혔는가
금녀의 학문 성리학을 정복한 여성 군자
한강변 정자 위에 여성 문화살롱을 차리다
만주 벌판을 누비던 조선판 잔 다르크
피카소도 찬미한 원조 한류 스타
두 여성 독립운동가의 죽음을 초월한 인연
4부 말하는 꽃 ‘해어화’의 러브스토리
관동 제일의 누각에 깃든 죽죽선녀의 자태
지켜지지 않은 약속에 기다림은 덧없어라
낙화암에 깃든 사랑 이야기, 춘향전의 모티브가 되다
신분을 넘어 양반까지 숙연하게 만든 계심의 비극
일구월심의 기다림으로 사랑을 이룬 홍장
저자의 글
참고문헌
저자소개
책속에서
강릉 김씨의 소생들은 한결같이 자존심이 강해 남들과 쉽게 어울리지 못했다. 또 불의에 맞서는 성격 탓인지, 제명을 다하지 못한 공통점을 갖고 있다. 허봉은 세 살 터울의 이복형 허성보다 11년이나 먼저 대과에 급제한 수재로 왕에게까지 직언을 서슴지 않는 강직한 성품이었다. 당시 병조판서로 있던 율곡 이이의 직무상 과실을 들어 탄핵했다가 귀양길에 오르는 등 질곡의 삶을 살며 황달과 폐병을 앓던 중 38세에 금강산에서 객사했다. 누이 난설헌은 사후 그녀의 시가 중국에 까지 알려져 천재 여류시인으로 이름을 떨쳤지만, 가정사의 불운 등에 짓눌려 27세로 요절했다. 허균 자신도 유교사회의 정해진 틀을 거부하고, 적서 차별의 법도가 엄격하던 시절임에도 사회적 불만이 가득 찬 서얼들과 어울렸다. 그런가 하면 당시 사회에서 이단적 기행으로 비치는 불교와 천주교까지 신봉했다.
신숭겸의 본래 이름은 삼능산三能山으로 서민 출신이며 몸집이 장대하고 무용이 뛰어났다고 한다. 출생지는 《고려사열전》이 지금의 춘천을 일컫는 광해주, 《신증동국여지승람》은 전라도 곡성으로 각각 기록함으로써 혼선을 빚고 있다. 1805년 세워진 신도비에는 지금의 곡성 지역인 욕내군에서 출생해 광해주로 이주해온 듯하다고 적고 있다. 그가 평산 신씨의 시조가 된 유래도 흥미롭다.
어느 날 왕건이 부하들을 이끌고 황해도 평산 일대로 사냥을 나갔다. 때마침 가을 하늘 위로 기러기 한 떼가 날아가자 왕건은 부하들의 활솜씨를 시험하고자 “기러기를 맞춰볼 자가 없느냐”고 말을 꺼냈다. 이에 능산이 나서 “어떤 놈의 어느 쪽 날개를 맞추리까” 하고 묻는다. 왕건이 앞에서 세 번째 기러기의 오른쪽 날개를 지목하자 주저 없이 활시위를 당겨 명중시킨다. 그 기러기가 한동안 하늘을 빙빙 돌다 이내 땅으로 떨어지자 왕건은 감탄을 금치 못하고 기러기가 맴돌던 영역의 토지 300결을 하사하면서, 이를 기념해 그 땅을 궁위전弓位田, 그 고장을 궁위방弓位坊이라 이름 짓고는 황해도 평산을 능산의 본관으로 삼게 한다.
오히려 여성 중에도 유학자가 있었느냐고 반문할지 모를 일이다. 물론 당시는 ‘여자가 글을 많이 배우면 교만해지고 자신의 본분에 충실하지 못하게 된다’는 논리로 여성들의 학문 활동을 금기시하는 분위기였다. 양반가의 규수라 해도 8세 전후의 어린이용 수신서인 《소학》이나 여성의 수신 및 행동규범을 설명한 《여사서》 등 중국 교양서 몇 권을 접하는 것이 고작이었다. 당시 이러한 봉건적 분위기와 질서 속에서도 각별한 철학적 사유능력과 집요한 연구로 성리학에 대해 일가를 이루고 그 결과물까지 후세에 남긴 여인이 있으니, 바로 ‘여성 군자’라는 예찬까지 들었던 윤지당 임씨다.